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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우리끼리 간 홍콩! 그 결과는?(上편)

함께 가는 나와 당신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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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했던 호텔 주변 홍콩의 밤거리
 
 
 
난 원래 여행을 좋아했지만 많은 부분 짜인 틀에 기 대고 있었다. 그래서 장애를 얻고 처음 해외여행을 갈 때도 이미 존재하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의 ‘장애 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라는 프로그램에 소 속되어 아주 안전하게, 그리고 알차게 태국에 다녀 왔다. 그리고서는 그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한 하은 이(가명)와 계속 만났다. 하은이의 집이 필자의 학교 와 가깝기도 했고, 그 프로그램에 속해 함께 지내면 서 서로 꽤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 난 처 음엔 우리 둘이 비슷하다는 이 사실을 모르고, 하은 이가 그저 집이 근처라서 날 만나는구나 싶었는데, 돌아보니 아니었다. 아무튼, 그렇게 만남을 지속하던 하은이와 나는, 우리가 여행 관련 대외활동으로 가까 워진 만큼, 다른 여행에 도전하기로 했다. 
 
 
왜 홍콩인가?
난 이전부터 홍콩에 너무나 가고 싶었다. 어린 시절, 아빠 출장에 엄마와 함께 몇 번 가 봤지만, 솔직히 기억도 하나도 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엄마 여행에 내가 끌려온 셈이었으니까 말이다. 홍콩이 내게 진정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땐 학교 중국어 수업시간에 백종원이 등장하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홍 콩 편을 보고 나서이다. 사실 그땐 이미 잠정적으로 홍콩에 꼭 가야겠다고 혼자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내 제일 친한 고등학교 친구가 홍콩에서 대학을 나오고 직장까지 잡았기 때문이다. 난 그때 사실 혼자 서라도 홍콩에 가려고 계획하고 있었지만, 동반자 없 는 휠체어 사용 여행객이란 내 대담성 하나로는 감 당할 수 없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혼자 황망해하 고 있었는데, 하은이의 제안으로 꿈이 갑자기 현실이 된 것이다. 
 
 
무적의 삼총사
다만 하은이는 나와의 여행이 처음이었던 만큼(그때 는 필자의 강원도 여행(이전호 참조) 전이었다.) 다 른 남성 동반자를 구했는데, 난 철이 없게도 그저 다 른 성별의 사람이 하나 더 있으면 더 재미있겠지 하는 마음에서 하은이의 의견에 동의했다. 남성 동반자를 찾고 찾다가 결국 희재(가명)에게 연락했고 희재 가 홍콩으로의 여행에 합류를 수락하면서 우리 팀은 셋이 되었다. 희재는 하은이와 내가 만난 대외활동 을 통해 그 적극성과 성실성을 익히 인정받은 바 있 다. 결과적으론 덜렁대는 우리 둘에 상대적으로 민첩함과 순발력을 갖춘 희재의 합류는 크나큰 성공이었 다. 셋이 같은 호텔방에서 혼숙해야 했지만 (희재는 순진하게도 처음에 '그게 가능해?'라고 물었다.) 그에 아무도 문제가 없었고, 돈 없는 학생들의 경우 자주 이렇게 한다고 들었다.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하고 호기롭게 탑승구 에 갔건만, 저가 항공이라 그랬는지 몰라도, 휠체어 수속이 유선으로만 완료되어 있고 현장에서는 하나 도 되어있지 않았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내가 예매 한 비행기표에 희재 이름이 희재의 여권 이름과 다르 게 쓰여 있어 그걸 수정하기 위해 추가로 비용도 무 시 못 하게 발생했고, 수속 시간도 더 오래 걸렸다. 우 리의 수속 시간은 점점 더 오래 걸려, 나중에는 간신 히 비행기에 타도록 허락받았다. 눈앞에서 우리 바로 뒤에 수속하러 온 사람들이 탑승을 거절당하고 절망 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우리가 정말 아슬아슬했음을 실감했다. 우리의 탑승은 가만히 있는 나와 하은 이를 대신해 희재가 독촉하고 수고해 주었기 때문이 컸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희재는 우리 여행 이 다 계획되어 있고 자기는 막판에 합류하게 되어, 항상 뭔가 여행에 도움이 되려 애썼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희재는 시종일관 우리 여행에 도움이 되 었고, 나는 그런 희재에게 '오늘의 열일상'을 수여했다. 물론 말뿐이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탄 비행기는 새벽 2시에 홍콩에 도착했고, 짐 찾고 숙소에 가니 새벽 4시였다. 맞다 사실 돈을 아 끼려고 그렇게 새벽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돌아오는 비행기표는 7시 출발이었다. 그러니까 수속은 더 빨 랐다. 그날 비행기 시간을 맞추려 결국 우리 셋은 밤 을 새워야만 했다. 비행기 시간을 착각해 그러고도 늦을 뻔했지만 말이다. 그때에도 희재가 서두르지 않 았다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놓칠 뻔했다. 비행기표를 예매한 사람으로서 변명하자면, 난 일행 모두 젊어(당시 우리는 모두 20대) 일정이 매우 가능 하다고 보았고, 또 여행은 무조건 모험이라 생각해서 그런 무리한 일정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 희재가 촬영한, 완탕면 한 그릇
 
▲  홍콩의 유명한 에그타르트 가게
 
첫 자유여행, 시행착오
하지만 겪어보니 알겠다. 여행은 애초에 우리가 즐거 움을 느끼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경험이라고 난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잠을 줄여가며 여행해 야 했을까?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결론적으로 대답 은, 절대 아니다. 틀에 짜인 여행에서 벗어나 처음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이니 좀 착하지 않게 계획을 짜 고 싶다는 반항심도 있었다. 이해한다. 하지만 틀에 짜인 여행도 절대 자는 시간이나 먹는 시간을 줄이 지 않는다. 제대로 해보겠다는 일념으로 여행자보험도 든 우리였지만, 여행자보험 들기에 신경 쓸 시간 에 우리는 여행 시간을 조절해야 했다. 홍콩 여행을 통해 하나 확실히 배운 점이 있다면, 돈 아낀다고 시 간을 이상하게 바꾸지 말자는 것이다. 집 나오면 어차피 고생이니까 그 고생을 적어도 정해진 일정에서는 최소화하자!
 
 
첫째 날, 완탕면과 피크 트램
홍콩에서의 첫날은 필자가 계획한 홍콩 시내 투어 였다. 일정 맨 처음으로, 백종원이 소개해 나름 찾아 간 홍콩 거리의 허름한 완탕면 집에 갔다. 고무줄 씹 는 느낌의 면이 처음에는 비호감이었지만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 한국에 돌아와서도 필자는 비슷한 맛을 내는 완탕면 가게를 또 찾아가기도 했다. 에그타르트 가게도 갔다 에그타르트도 유명했는데, 솔직히 기억 에 많이 남진 않는다. 상대적으로 완탕면이 훨씬 더 맛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저녁에는 피크 트램이라 고 해서 버스와도 같은 '트램'을 타고 홍콩의 산을 올 라가 야경을 관람하는 코스가 있었는데 착한 관광객 답게 우리는 사전에 모두 피크 트램 표를 온라인으로 구매해 야경을 보고 산에서 저녁까지 먹고 내려왔다. 피크 트램 줄이 굉장히 길었는데, 나는 장애인이니까 우리 일행은 다른 통로로 들어가 하나도 기다리지 않고 트램을 탔다. 당시에 난, 동료들에게 미안하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었다. 예를 들어, 홍콩 시내에서 우리는 지하철로 이동했는데 엘리베이터가 있는 출구 가 너무 멀었고, 일행들이 나 때문에 돌아가는 것이 미안했던 나는 거의 매번 무리해서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휠체어를 쓰면 에스컬레이터는 거의 눈앞에 밀 려오는 거대한 파도 급으로 무서운데 말이다. 지금 같으면 절대 다른 사람을 위해 그런 모험을 하지 않는데, 그땐 뭐가 그렇게 미안했는지 모르겠다.
 
 
▲  모두 모인 피크 트램 표
 
 
그런 기분이었기에 당시 나는 파격적으로 일찍 피크 트램을 타는 기회를 얻었을 때, 그저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으로만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조금 만 생각해 보면, 호의로 몸을 가린 조롱에 가깝다. 필자는 학교에서, 건물 2층보다 3층 수업이 더 좋다. 3층 강의실은 거기까지 학생 대부분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만, 2층 강의실은 휠체어를 탄 나만 엘리베 이터를 타니까,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너무 '나는 장애인입니다'라고 광고하는 느낌이다. 이미 휠체어로 충분히 장애인 표시를 하고 있다고, 사람들은 말할지 모르겠지만, 난 아니다. 하지만 제도나 사회·정치적 담론은 이런 개인적 느낌에 신경을 크게 쓰지 않는다. 내가 너무 예민한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래서 돌아보았을 때, 피크 트램을 빨리 타게 되어 참 창피했다. 그때 당시에 필자는 저녁에 홍콩의 한 바에서 좋다고 친구를 만나며 홍콩에 온 본래 목표를 달성하였지만 말이다. 
 
 
▲ 홍콩의 지하철에는 모두 저런 빨간 표시가 있어 식별할 수 있었다.
 
 
 
 
 
 
 
 
 
 
 
작성자글과 사진. 원소연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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