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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 400호 발행 기념사&축사

함께걸음 400호 발행

본문

<함께걸음> 400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발행인 김성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장애인의 권리만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연대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래서 장애인 언론이며 전문정보지 잡지의 이름을 ‘함께걸음’으로 했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편리하게 생활하고 행복하면 비장애인도 편리하고 행복합니다. 1997년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실현’을 위해 장애인의 편의시설 관련법을 제정 운동할 때, 법 이름을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에 관한 법’이라고 했습니다. 이 법이 제정된 이후, 모든 지하철 입구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고 공공시설만이 아니라 일반 모든 시설에도 편의시설이 설치되었습니다. 그래서 비장애인들 특히 노인 그리고 임산부와 유모차를 가지고 이동하는 사람들 모두가 편리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데,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 사회는 편의시설이 다른 나라들보다 참 잘되어 있다고 찬사합니다.
 
<함께걸음>은 그동안 장애인 언론으로서 장애인의 어려운 실상, 가난과 차별 등의 문제를 사회와 정부에 알리고 장애인의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공론화하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특히 <함께걸음>은 비장애인 언론이 외면하고 보도하지 않는 장애인의 현실과 비장애인 입장에서 왜곡된 보도에 대한 장애인 대안 언론지의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함께걸음>은 정부와 언론계로부터 ‘좋은 잡지’와 ‘좋은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함께걸음>은 비장애인들이 의식,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식을 개선하는 데 노력했습니다. 또한 장애인의 권리주장만이 아니라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실현을 위한 법과 제도의 대안을 만들어 제시하고 실현하도록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1990년에 장애인정책은 자선적 복지가 아닌 인권에 근거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장애인복지법’ 대안을 마련하여 개정하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에 장애인의 자주적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일할 권리이기 때문에 ‘장애인고용촉진법’ 대안을 만들어 제정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1994년에 ‘특수교육진흥법’을 개정했습니다. 그동안 특수교육진흥법은 1994년에 개정되기 전까지 장애아동을 의무교육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은 모든 국민은 중학교 3학년까지 무상의무교육을 받도록 되어있습니다. <함께걸음>은 이 헌법에 근거하여 장애아동이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특수교육진흥법을 개정하도록 했습니다. 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장애아동은 특수교육대상자가 아니라 의무교육을 받는 주체’로 명시했고, 비장애아동과 통합교육을 원칙으로 하되 장애아동의 특수한 필요에 따라 특수학급이나 특수학교에서 교육받거나 순회교육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함께걸음>은 장애인 전문지로서 장애인 정책, 법과 제도에 대한 대안연구, 장애인들과 가족들에게 필요한 정보 및 안내, 해외 장애인 정책과 장애인들의 현실 등을 소개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도 계속 담아냈습니다. 또한 학대피해장애인의 불의한 현실을 고발하고 구제하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설립, 정신장애인의 차별 문제를 여론화하여 권리를 보장받는 법을 제정하도록 했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렇게 쉬지 않고 400호를 달려온 <함께걸음>은 이제 인류사회에 새롭게 도래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장애인이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정책대안과 전문지식 및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지나온 산업사회는 기계적 공업사회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은 기계처럼 돌아가는 일터와 사회에 부적응자로 낙인찍히고 무능한 존재로 차별받았습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계처럼 돌아가는 사회체제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지식과 정보를 얻고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을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남이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물음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물리학과 생물학과 디지털의 결합 및 융합으로 인한 과학기술의 발달은 지금까지 사람의 장애, 곧 신체적 장애만이 아니라 발달장애와 정신장애 문제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함께걸음> 독자 여러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리고,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이 <함께걸음>에 적극 참여해서 더욱 발전하도록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함께걸음>을 잘 만들어 온 모든 사람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 전 정의당 대표 이정미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대표 이정미입니다. <함께걸음>의 400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복지 수준은 그 사회의 보편적 인권을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장애인을 향한 문턱이 높은 나라에서는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장애인 앞에 놓인 문턱은 언제나 노인, 어린이, 여성, 모든 소수자들의 권리를 막아서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함께걸음’이라는 이름은 그 무엇보다도 본지가 나아가고자 하는 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걸음>이 장애인의 사회적 인식개선, 차별 철폐와 제도개혁을 위해 걸어온 한 걸음 한 걸음은 당사자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수많은 비장애인을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저희 정의당 또한 여러분과 함께한 걸음 속에서 많은 것들을 채워갔습니다. 탈시설법, 장애인권리보장법, 24시간 돌봄 복지 지원 체계 등 현재 착수하고 있는 제도의 입법과 개선부터, 각 선거의 장애인 권리보장 공약 등의 내실을 다질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걸음>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의당이 함께 나눈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 덕분이었습니다.
 
이미정 편집장님, 김영연 센터장님을 비롯한 많은 기자 여러분, 활동가들이 함께 써내려간 <함께걸음>의 지면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닦고, 권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모든 이들과 함께 정의당 또한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그 모든 권리에 배제되거나 내쳐지는 사람이 없는 세상, 누구나 행복에 접근할 권리를 누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의당도 그 길을 함께 걷겠습니다.
 
다시 한번 <함께걸음>의 400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창간호의 초심을 잃지 않고 400호를 맞이한 지금처럼, 장애인 돌봄 복지, 권리찾기를 위한 활동 속에서 언제나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걸음>, 그 치열한 고민과 실천의 나이테를 기대하며
 
↑ 전 함께걸음 편집부장. 전흥윤
 
<함께걸음> 400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1988년, 하루하루의 삶이 지루하고 막막했던 청년 장애인인 제가 출퇴근 길에 차창 너머로 스쳐 지나갔던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찾으며 시작된 새로운 세상. 그동안 내 탓으로만 생각해 체념했던 장애인으로 온전한 삶을 회복하기 위한 격동의 여정에 함께 했습니다.
 
장애인이 스스로의 주인이 되어 모두를 동지요 친구로 만들어 가는 쉽지 않은 길, <함께걸음>의 4백 번째 걸음에는 수많은 우리의 도전과 좌절 그리고 작지만 소중한 성취가 담겨있습니다.
 
많은 제도권 언론 매체들이 언론 보도의 형식적인 정치적 중립과 균형을 강조할 때 <함께걸음>은 장애인의 입장에서 적극적인 편향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미 기울어진 시소의 무게 중심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많은 장애우들의 어둡고 고통스런 삶에 때로는 치를 떨며 분노하고 또 때로는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노력에도 가야 할 길이 여전히 멀고도 험하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지난 2018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로 드러난 장애인 시설의 만연한 인권침해와 성폭력은 안타깝게도 함께걸음이 찾았던 30년 전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었습니다.
 
당시 소각장에서 어렵게 찾아낸 불타고 그을린 ‘친권포기각서’가 대변하는 장애인의 암울한 현실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답답하고 무거운 마음과 함께 3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바른 기록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무의 나이테가 해가 지나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혹독한 겨울의 추위와 목이 타는 한여름의 가뭄을 견디며 치열하게 살아온 삶의 결과인 것처럼 <함께걸음> 400호 한 페이지 한 페이지는 이 땅 장애인들이 자유와 권리를 찾아가는 치열한 삶의 기록이며 앞으로도 그래야 합니다.
 
<함께걸음>이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치열한 고민과 지치지 않는 실천의 나이테와 함께 더 깊고 단단하게 뿌리내리기를 바라며...
 
오래된 매체의 힘
 
↑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 이진순
 
<함께걸음> 400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함께걸음>은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언론이자 유일한 장애인 월간지이며,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가장 역사가 오랜 장애인 매체입니다. 장애인언론으로서 ‘최초’, ‘유일’, ‘최장’의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특히 존경을 표하고 싶은 대목은 가장 오랫동안 활동을 펼쳐 온 최장 역사의 장애인언론이라는 점입니다.
 
1988년 3월 창간된 이래 <함께걸음>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장애문제에 대한 다양한 쟁점과 법적 제도적 개선방안에 대해 꾸준한 언론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장애인을 자선과 동정의 대상, 시혜적 복지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단호히 거부하고 신성한 인권의 주체로, 당당하고 평등한 사회구성원으로 바라볼 것을 주장하며 부당한 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워왔습니다. <함께걸음>이 창간되기 전까지는 장애 유형과 관계없이 장애 문제를 포괄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는 취지로 적극적 장애 인권을 추진하는 단체나 매체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너무나 필요하고 소중한 매체이지만 재정난, 인력난 때문에, 혹은 운영상의 이견이나 내분 때문에 문을 닫는 언론사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더구나 잡지 시장은 전통 언론 가운데서도 가장 급격하게 쇠퇴한 영역이라, 월간지로 지령 400호를 맞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성취이고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정도를 걸어온 <함께걸음>의 역사 자체가 우리에게 주는 큰 메시지가 있습니다.
“아, 역시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구나. 희망이 있구나!” 
 
이런 기적이 가능했던 것은 제호가 담은 뜻 그대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전문가와 시민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마음을 모아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긴 세월 수많은 고난에 봉착하면서도 큰 뜻을 굽히지 않고 <함께걸음>을 이어오신 많은 분의 투혼과 끈기에, 존경의 마음을 담아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함께걸음>은 지난 2006년 저희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드리는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선정 사유는 ‘장애인에 대한 다양한 쟁점의 취재뿐 아니라 그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법과 제도의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미디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7년이 흘렀지만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배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고 장애우의 현실과 동떨어진 법과 제도의 완고함은 여전합니다.
 
소외된 시민이 없는 건강한 민주주의 공론장을 만드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언론 자유와 언론권력 감시를 위해 활동해 온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차별’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혐오표현, 차별과 왜곡, 허위조작정보를 가려내고 시정하기 위한 모니터링, 학술토론, 고소 고발 등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는데, 앞으로 <함께걸음>과 장애인에 대한 혐오표현이나 허위조작정보를 근절하기 위한 공동활동을 모색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가장 역사가 오랜 장애인 매체와 가장 역사가 오랜 언론운동단체가 만나서,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장애인 혐오와 차별에 대해 같이 대책을 모색한다면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시 한번 <함께걸음> 400호 발간을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꾸준히 우리 사회를 비추는 등불이 되어주시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장애 운동의 디지털 전환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활동가. 제이(김재환)
 
‘장애’라는 개념이 제 삶에 들어온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 건물에 장애인 선교단체가 입주했고 이런저런 교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저는 단체에서 주최한 음악회에 참석했고 음악회에 온 사람들이 서로 인사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처음 간 공간이 낯설었던 저에게 먼저 환하게 인사해준 사람 덕분에 어색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얼마 후 먼저 인사해주던 형이 TV에 나오는 걸 보았고 부모님에게 내가 아는 형이 방송에 나왔다고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그 형은 다운증후군 당사자였고, 이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저는 둘을 동일한 사람이라고 오해한 것이었습니다. 그 사건은 장애에 관한 관심을 촉발한 계기였고, 이후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한 이유 중 하나가 됩니다.
 
<함께걸음> 400호 발행 축사를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한 이유는 한 명의 활동가이기 이전에 시민으로서 장애 인권을 위해 애써오신 것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함입니다. 제가 봐온 함께걸음은 당사자와 현장의 이야기를 눌러 담아 함께 논의해야 하는 주제를 앞장서 제시하는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이 운동의 목표는 이 사회의 기준을 제도 차원에서도 전환하고 인식도 개선하는 것에 있었다고 감히 추측해봅니다.
 
우리 사회의 기준이 전환된 좋은 예시가 있습니다. 바로 ‘자막’인데요.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 국정감사 이슈 분석-장애인방송 개선과제’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폐쇄형 자막 같은 배리어프리 콘텐츠가 시·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으며, OTT 플랫폼 구독의 기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전환이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기준이 되어 더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조금은 편하게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막으로 살펴본 전환의 사례는 기술, 특히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목표를 갖고 디지털 전환을 중요하게 여기며 활동하는 빠띠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빠띠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 구성원들이 변화의 주체가 되는 열린 기술로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모든 활동은 시민 참여와 협력을 기반으로 진행한다는 것이 빠띠의 원칙입니다. 또한 빠띠는 장애부터 평화에 이르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과 국가를 연결하며 협력과 연대를 통해 활동을 확산하고 있습니다. 빠띠의 플랫폼을 거점으로 참여하여 상호 신뢰를 쌓는 과정과 활동 자체가 주는 재미있고 멋진 경험으로 변화와 혁신을 위한 지속가능성이 높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 전략을 바탕으로 장애인 권리에 관해 활동한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합니다. 지난 2월 장애인 이동권이 초유의 관심사로 떠올랐을 때 사람들의 관심은 정쟁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비생산적인 논의에 쏠렸습니다. 이에 빠띠는 더 많은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시민들이 논의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었습니다.
‘디지털 시민광장 캠페인즈’에는 장애인 이동권 시위 방법, 장애인 이동권의 현실, 장애인 당사자를 둔 가족이 본 장애인 이동권 시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올라왔습니다. 혐오와 차별에 기반하지 않으며 의제와 일상을 강조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빠띠는 ‘들썩들썩 떠들썩 : 이동권 보장, 함께 나누어야 할 이야기’라는 공론장도 개최했습니다. 캠페인즈에서 모여진 이야기를 오프라인 공간에서 만나본 시민들의 이야기와 엮어본다면 ‘함께 살아가는 법’에 함께 다가갈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와 바람이 있었습니다.
 
이야기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무력감에서 벗어나 질문을 갖고 서로의 의견을 쌓아 하나의 아이디어로 만들어가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의 적당한 답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방향적인 메시지의 발신이나 일시적인 토의에 그치지 않는 실질적인 공론의 형성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민들의 공론장에서, 시민들의 상호 간의 토의와 그에 따른 공론의 형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어 갈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사례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온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에서도 가장 섬세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시민’입니다. 시민을 디지털 전환의 핵심 당사자이자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주체로 바라볼 때 ‘시민의’ 민주주의가 실현됩니다. 중요한 정책에 활용하는 기술과 데이터를 개방하고, 시민들이 사회의 여러 인프라를 직접 들여다보고 개선할 수 있도록 시민 기술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더 많고 다양한 시민들이 장애 문제와 권리에 대해 직접 논의하는 공간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사회가 인간의 권리를 보장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시민사회가 새로운 방식을 통해 공론 형성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시민의 참여와 주도하에 민주적인 신뢰와 협력의 복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가 펼쳐지면서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사회 운동에 참여할 기회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시민의 이야기에 답이 있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시민이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과 제도가 마련된다면, 누구나 토론할 수 있고 그 토론이 우리 사회가 도출해낼 수 있는 최선의 답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함께걸음>과 빠띠는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빠띠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발굴되지 않던 시민의 이야기를 발굴해왔고, <함께걸음>은 관심받지 못하던 의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공론장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빠띠는 사회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 함께걸음과 같이 고민하고 싶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전환이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방향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처럼 시민운동의 디지털 전환에서 소외되는 시민이 없기를 바라는 빠띠의 마음은 <함께걸음>이 그동안 묵묵히 감당해온 활동에 담긴 진심과 닿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빠띠는 앞으로도 시민사회와 비영리단체 그리고 사회 운동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함께걸음>이 개인의 이야기를 모두의 이야기로 확산할 수 있는 공론장이 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작성자함께걸음미디어센터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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