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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고 나누고 싶은 책, 『통곡하고 싶었지만』

『통곡하고 싶었지만』, 이순희 저, 빨간소금 출판

본문

제목: 통곡하고 싶었지만
저자: 이순희
출판사: 빨간소금
 
나만 그러는게 아니네....
장애인 부모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손길
동감을 넘어 공감으로, 장애 자녀 육아일기
 
소중하지만 버겁기만 한 내 아이. 장애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에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이 아득하고 소리 내 통곡하고 싶지만 반짝이는 어린 생명의 눈망울 앞에 슬퍼할 수도 없는 우리네 어머니들.
 
비록 장애가 있어도 나에게 찾아온 소중한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과 잘 키워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르지만 그 어디에도 의지할 곳은 없다. 무관심한 남편과 무심코 내뱉는 주위 가족의 말에 상처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텨내야 하는 날의 연속이다.
 
장애 자녀를 둔 다른 부모들을 만나 다양한 정보를 얻고 한숨도 돌려보지만 시원하게 속내를 드러내기 쉽지 않다. 서로의 상황이 다르고 때론 다른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가 부러울 때도 많다. 머릿속에는 항상 내 아이를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늘 고민스럽고 힘들기만 하다.
 
50년생 이순희 씨가 쓴 ‘통곡하고 싶었지만’은 뇌병변 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며 23년간 써 내려온 육아일기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리고 장애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며 재활치료를 받을 때 등 매 순간 겪는 갈등과 고민이 오롯이 담겨 있다. 부부간의 갈등과 가족과의 갈등, 비장애 자녀에 대한 미안함, 장애를 바라보는 차가운 사회적 시선 속에서 느끼는 설움과 대처 등 장애 자녀가 태어나서 성인이 되기까지 전 과정에 겪는 어머니의 일상 속 고민과 갈등을 들여다볼 수 있다.
 
장애 자녀를 키우며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이순희 씨가 쓴 육아일기 ‘통곡하고 싶었지만’ 은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의 손길을 건네는 동시에 부모로서 자녀의 성장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항상 뒷전이 되는 나... 나는 부모에게 어떤 존재일까?
비장애 형제에 대한 부모의 마음 엿보기
 
장애 형제·자매가 있는 비장애 형제들은 ‘본인의 존재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엄마 의 사랑이 필요하고 같이 놀고 싶은 어린 나이지만 엄마는 항상 장애 형제·자매 곁에서 머물고, 장애 형제·자매에 대한 걱정만 하는 엄마를 바라보며 서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고 장애 형제·자매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며 응석을 부릴 수도 없고 할 수 있는 것은 엄마를 대신해 장애 형제·자매를 돌보거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했다. 또래보다 성숙한 어린이가 되어야 했다.
 
가끔 뜬금없이 '미안하다. 장애 형제·자매는 엄마가 책임질 테니 너는 네 인생을 살아라’는 말을 들을 때면 화가 나고 허탈하기도 하다. 끝까지 장애 형제·자매를 챙기는 모습에 그리고 서글프고 외로웠던 시간이 떠올라 마음이 복잡하다.
 
도대체 항상 뒷전인 나는 부모에게 어떤 존재인가? 마음 한 곳에 남아 있는 그 질문에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 줄 수 있는 부모는 많지 않다. 시간이 많이 흘러 비장애 형제가 기억하는 순간은 이미 기억이 흐려지고 미안한 감정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50년생 이순희 씨가 쓴 ‘통곡하고 싶었지만’ 은 장애 자녀를 키우며 23년간 써 내려온 육아 일기로 부모들이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매 순간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엿 볼 수 있다. 장애 자녀가 돌보면서도 한편으로 외로워할 비장애 자녀를 바라보며 가졌던 미안한 순간들이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어린 시절 우리 부모는 비장애 형제인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로 인해 부모들의 흐려진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비장애 자녀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웠던 기억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장애 자녀만큼이나 비장애 자녀인 나도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성자글. 함께걸음미디어센터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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