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 어떤 것들이 있을까? - 뇌병변장애인
모두의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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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평생 재활운동(또는 재활치료)을 해야 해요.”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 있나요? 틀린 말입니다. ‘재활’은 기능손상과 생활 사이에 겪게 되는 과정입니다. 재활이 지속된다는 것은 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재활 운동을 한다고 치료실에서 물리치료사에게 운동을 배우는 것과 생활체육을 한다고 클럽에 가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스포츠를 즐기는 것은 차이가 있죠? 운동 기능에 손상을 받아 일상생활에서 제외된 사람이 다시 일상생활로 들어가기 위한 과정이 재활운동입니다. 장애인이 평생 재활운동에 머문다는 것은 틀린 말입니다.
장애유형에 따라 신체활동의 방식이 다르므로 “이것이 옳다”기보다 “이런 운동은 이런 유형의 장애인에게 적절하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여기서는 뇌병변장애인의 신체활동과 생활체육에 대해 말하려 합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의 중요성은 점차 커집니다. 장애인도 다르지 않습니다. 2020년 WHO에서 발표한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에서도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중강도(숨이 찰 정도의 운동) 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 하는 것이 건강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 건강을 위한 신체활동은 운동에 국한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출퇴근길, 직장에서의 업무, 집안일 같은 생활이라도 중강도 신체활동이면 운동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WHO 가이드라인의 숨은 배경은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해 과거 걷기를 강조한 비만관리 뿐만 아니라 중강도 운동을 통한 심폐기능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뇌병변장애인은 큰 근육/큰 동작 기능 여하에 따라 5단계로 중증도를 구분합니다. 이를‘GMFCS’ 레벨이라고 합니다. 같은 뇌병변장애인이라도 장애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운동이다르겠죠? 이 GMFCS 레벨에 따라 적절한 운동 또는 신체활동을 제시하겠습니다. 뇌병변장애인이라면 자신의 GMFCS 레벨이 무엇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고 제시한 운동을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1단계일수록 큰 큰육/큰 동작의 기능이 좋은 상태를 말합니다.
단계1 - 혼자서 실내와 실외에서 걸을 수 있는 뇌병변장애인이면서 달리기나 점프 같은 어려운 동작에서 장애가 보인다면 단계1에 속합니다.
적합한 신체 활동 및 스포츠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잘 나타나지 않는 경직이나 협응 제한이 고난도 운동 기술 학습과 시행에서 나타납니다. 따라서 선수와 같이 경쟁해야 하는 스포츠 참여라면 장애유형과 장애정도에 따른 스포츠 등급을 받아 장애인 선수로 활동하는 것이 스포츠를 통한 성취감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단계1에 속하는 세계적인 장애인육상선수의 경우 100m 달리기 기록은 10초대입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뇌병변장애가 좀 더 광범위하게 나타나 운동기능 장애가 동반되어 단계1에 속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신체활동이나 스포츠 참여는 발달장애인에 적절한 신체활동과 스포츠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의 방법이 반복적이고 경기의 룰이 단순한 달리기나 수영 같은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단계2 - 실내외에서 걸을 수 있지만 걷는 모습에서도 장애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중도장애로 뇌졸중으로 인한 편측 마비의 경우나 운동실조가 있는 뇌병변장애인이 여기에 속하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난간을 잡는 것이 보통입니다. (GMFM 항목 87-난간을 잡지 않고 두발을 번갈아 4계단 내려오기를 못합니다.)
적합한 신체 활동 및 스포츠
단계1과 단계2는 서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하체를 사용한다면 WHO에서 권하는 중강도의 운동을 구성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하체 근육을 사용해 걷거나 가볍게 뛸 수 있으면 심폐 운동으로 더없이 좋습니다. 안전을 위해 트랙에서 뛰는 것이 좋습니다. 바닥 면의 경사 변화에 균형 잡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작은 돌을 밟아도 쉽게 넘어질 수 있습니다. 종합운동장 트랙이나 실내 체육관에서 달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이클(균형 유지가 힘들 경우 트라이크)이나 실내 조정(row-erg), 실내 스키(ski-erg)같은 운동도 좋습니다.
근력운동을 한다면 스미스머신이라고 불리는 웨이트 훈련 장비를 사용하세요. 벤치프레스를 한다고 해도 양팔을 균형 잡아 같이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고 가이드레일이 달린 스미스머신으로 양팔의 균형 없이도 또 한 팔만으로도 할 수 있는 운동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덤벨을 이용한 한 손 운동도 좋겠죠.
단계3 - 일상생활에 휠체어를 사용합니다. 워커나 목발을 사용해 짧은 거리를 걸어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마비나 삼지마비 뇌병변장애인과 운동실조가 심한 경우 이에 속합니다. (GMFM 항목 69-보조 기구를 잡지 않고 양팔을 자유롭게 둔 상태로 앞으로 10걸음 걷기를 못합니다.) 수동휠체어를 스스로 밀 수 있습니다.
적합한 신체 활동 및 스포츠
단계3과 단계4처럼 하체를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한다면 심폐기능을 향상시기기 위한 운동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근육을 움직이면 대사가 증가해 비만을 예방하지만, 심장을 뛰게 해서 심장근육도 강화시킵니다. 걷지 못한다는 것은 몸 근육의 55% 정도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고 대사질환과 심장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심폐기능을 위한 유산소 운동으로 단계2에 적용한 실내조정과 실내스키 이외에, 휠체어의 기동성을 발휘할 수 있다면(하지마비의 경우) 휠체어스포츠로 휠체어 레이싱이나, 휠체어 럭비, 휠체어 농구, 휠체어 배드민턴, 휠체어 테니스가 좋습니다. 양쪽 상지의 균형 맞추기가 힘든 경우는 휠체어 스포츠보다는 프레임러닝이 좋습니다. 또 장애인수영지도자가 있다면 수영도 좋습니다. 이런 스포츠 활동에 일주일에 150분 이상 참여해야 합니다.
근력운동의 방법은 앉아서 덤벨과 저항밴드(고무줄)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휠체어에서 웨이트 장비로 옮겨 앉는 것도 힘들고, 옮겨 앉아도 안전을 확보하기 힘들어 위험합니다. 덤벨을 이용해 밀거나 올리는 근력운동, 저항밴드를 사용해 당기거나 내리는 근력운동을 조합해 어깨 관절과 팔꿈치 관절을 움직이는 근육을 키우고 유지해야 합니다. 휠체어는 팔걸이와 등받이가 있어 운동 동작을 방해합니다. 운동을 할 때는 팔걸이나 등받이가 없는 의자나 벤치를 사용하세요. 불안하다고 느끼지만, 단계3에 속하는 장애인의 경우 곧 익숙해지고 익숙해진다는 것 자체가 ‘재활운동’에 속합니다.
단계4 - 일상생활에서 전동휠체어를 사용하거나 수동휠체어를 타인이 밀어줍니다. 사지마비의 경우가 이 그룹에 속하고, 대부분 몸통 균형 유지가 힘들어 휠체어에 이너쿠션을 넣곤 합니다. (GMFM 항목 24-바닥에 앉은 자세에서 팔을 자유롭게 둔 상태에서 3초간 앉은 자세 유지가 힘듭니다.)
적합한 신체 활동 및 스포츠
중강도를 유지하며 10분 이상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이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심폐기능 유지를 위한 운동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로는 보치아가 대표적인데 보치아가 신체활동이 많은 스포츠가 아니기에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다른 운동도 실천해야 합니다. 보행기를 잡고 설 수 있다면 프레임러닝이 훌륭한 유산소 운동이 될 수 있고, 설 수 없다면 상체를 사용한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고. 실내스키와 상체에르고미터 같은 운동이 적합합니다. 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운동, 즉 스포츠로 이어져야 오랫동안 즐겁게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는데, 단계4와 단계5에 해당하는 뇌병변장애인에게 이런 생활스포츠 환경을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중증장애인 전문 스포츠 센터가 점차 늘어나야 합니다.
근력운동도 쉽지 않습니다. 관절을 굽혔다가 펴며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 어려워 덤벨이건 저항밴드를 사용하는 것 모두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도구를 사용하는 것보다 자세를 바꾸며 체중을 이용해 운동하는 것이 유효합니다. 예를 들어 재활운동에서 많이 했던 누웠다가 엎드리기를 반복하거나, 엎드린 자세에서 팔굽혀펴기, 바닥에서 소파나 휠체어에 오르기 같은 동작은 좋은 근력운동이 됩니다.
단계5 - 머리와 몸통의 균형을 잡기 힘들어 자발적인 움직임이 거의 불가능해 보호자의 도움에 의존합니다. (GMFM 항목21-가슴을 지지해 준 상태에서 고개를 똑바로 들고 3초간 유지하기 힘듭니다.)
적합한 신체 활동 및 스포츠
단계5에 속하는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인지장애를 동반한 경우가 많아 자발적인 운동을 만들기도, 가르치기도 어렵고, 또한 운동하고자 하는 동기를 유발하기도 힘듭니다. WHO에서 권장하는 신체활동을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건강을 위한 운동을 꼽으라면 호흡 운동입니다. 호흡근육을 강화시키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호흡운동은 가로막(횔경막)의 들숨운동과 복근의 날숨 운동으로 구분해서 운동합니다. 이를 도와주는 운동 장비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또 누운 상태에서 사물을 향한 시선을 이용해 목을 돌리는 운동도 좋은 시도이고, 팔 또는 다리를 움직인다면 손목과 발목에 가벼운 웨이트밴드(1kg)를 채워 움직이도록 하는 것도 좋은 시도입니다. WHO 가이드라인의 권고 또한 ‘무엇이라도 해라, 안 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단계1에서 단계5까지 뇌병변장애인의 운동과 스포츠를 살펴보았습니다. 각 단계에 적절한 운동 이외에 모든 단계의 뇌병변장애인이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스트레칭입니다. 경직이 있는 장애인은 관절굳음이 흔히 2차 장애로 따라오고 이는 운동기능을 현격히 떨어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하루 한 번만이라도 손가락부터 어깨까지, 발가락부터 고관절까지 모든 관절을 최대 가동범위로 스트레칭을 해준다면 관절굳음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단계4와 단계5에 속하는 장애인의 경우 보호자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이 운동하거나 스포츠에 참가할 때 손의 기능을 참작하여 적절한 맞춤 장비를 준비해야 합니다. 뇌병변장애인의 마비가 있는 손은 적절한 악력을 유지할 수 없어 운동하는 어깨와 팔꿈치의 힘을 버티기 힘든 경우가 흔합니다. 그 이유로 운동도 스포츠도 포기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덤벨이나 스포츠 라켓을 잡는 것을 도와주는 장갑이 있으며, 아예 팔목에 스트랩을 묶어 웨이트 운동을 하는 방법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손의 장애 정도와 스포츠의 유형에 적합하게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뇌병변장애인의 운동과 스포츠 적응성을 한껏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장애인도 당연히 운동해야 합니다. 일주일에 150분 이상을 숨이 찰 정도로 운동을 해야 합니다. 장애 정도에 맞게, 또 장애유형에 맞는 운동이 있습니다. 손상 치료가 끝나고 일정 기간 재활운동 또는 재활치료를 마친 장애인은 자신에 맞는 운동과 스포츠를 찾아 배우고 실천하며 자신의 건강을 향상시키고 유지해야 합니다. 운동을 못 하는 장애인은, 운동을 할 필요가 없는 장애인은 없습니다.
작성자글. 이민구 좋은운동장 대표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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