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대상이지만 불편한 백신 예약신청 > 현재 칼럼


장애인 대상이지만 불편한 백신 예약신청

박기자가 보고 들은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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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사태(아래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크다. 특히 그동안 업무의 특성과 연령에 따라 백신 우선접종대상자를 선정했다면, 서울시는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장애인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예약을 받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의 각 지역마다 백신 예약에 대한 안내와 방법이 다르고, 장애유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행정적인 문제로 인해 장애인들이 혼란을 겪으며 예약 신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예약 신청 대상자는 ‘모든’ 장애인이 아니라, ‘중증(심한)’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경증(심하지 않은)’장애인 중에서도 등급만 경증으로 받았을 뿐이지 실제로는 접보접근과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경증장애인도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장애인은 판정받은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는 이유로 비장애인들과 같은 방법으로 백신 예약 신청을 할 수밖에 없다.
 
사전예약기간이 단 3일뿐이라는 것과 사전에 충분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가 있다. 한 장애인은 사전예약에 대한 안내를 미리 받지 못한 채 7월 26일 예약 신청 시작 당일에 문자로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 신청기간이 길고 짧음의 여부를 떠나서 미리 신청기간을 안내해 주는 것과 신청기간 당일에 안내를 받는 것의 차이는 꽤 크다.
 
예약 신청을 한번 하는 데에도 전화통화나 컴퓨터 이용 등에서 근로지원이나 활동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이 있다. 이들 중 미리 지원시간을 정해두고 서비스를 받는 장애인 입장에서는 신청기간이 되기 전에 미리 안내해주는 것은 물론, 신청기간도 최소한 1주일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럼 장애인도 미리 신청기간 중 언제 신청을 하고 서비스를 받을지 미리 시간을 조율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예약신청 방법이다. 서울의 A와 B 주민센터에서 했던 백신 예약 신청안내를 보면 그 문제를 알 수 있다.
 
청각장애인 박모 씨는 A 주민센터로부터 백신 예약방법은 전화(콜센터)와 사전예약 홈페이지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안내받았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분명히 안내를 받았는데, 곧 이어 전산상의 문제로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이 어렵다고 추가로 문자를 받았다. 해당 전산상의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안내문자를 보내겠다고 했는데, 26일에 처음 문자를 받은 뒤 28일 현재까지도 아무런 안내가 없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콜센터보다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신청이 용이했던 박모 씨는 결국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콜센터에 접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손말이음센터를 통해 문자나 수어 등의 중계서비스로 신청할 수도 있지만,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등 개인정보의 노출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직접’ 신청하고 싶었던 박모 씨에게는 홈페이지 전상상의 문제가 못내 아쉽게 다가왔다.
 
B 주민센터로부터 안내를 받은 김모 씨도 불편함을 겪은 건 마찬가지다. 예약신청은 ‘반드시’ 본인이 해야 된다고 안내가 됐는데, 지체장애로 인해 혼자서 전화통화나 컴퓨터 사용이 어려운 김모 씨에게는 ‘반드시’라는 단어가 기분좋게 느껴질 리 없다.
 
또 백신을 접종받는 곳이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지, 백신을 접종하는 동안 장애인의 편의와 접근성이 충분히 보장되는지 등에 대한 안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김모 씨가 직접 알아봐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장애인이 원활하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기간을 정하여 예약 신청을 따로 받는 것은 분명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장애 감수성을 고려한 시스템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천차만별로 다양성이 존재하는 장애인들은 장애인마다 예약 신청을 하는 방법부터 백신 접종을 하러 가기까지도 비장애인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 집에서 백신 접종을 하는 곳까지의 거리가 도보로 단 10분이 걸리더라도, 1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는 장애인도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이 처음이기 때문이라는 변명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장애인에게는 어떠한 지원과 대책이 필요한지 그동안 끊임없이 논의되어 왔다. 장애의 정도가 정말 심한 장애인이라면 예약 신청기간을 따로 두는 것 뿐만 아니라 질병관리청에서 장애인의 집으로 방문해서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장애인 대상으로 백신 예약 신청을 받는다’는 주제가 제시된다면 그 안에서 장애인이 어떻게 예약을 신청하고 백신 접종을 받는지 그 과정을 장애유형별로 충분히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작성자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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