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지원인에 대한 처우, 꼭 개선이 필요합니다 > 현재 칼럼


근로지원인에 대한 처우, 꼭 개선이 필요합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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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새로 선보이는 코너 ‘함께 하는 사람들’은 장애인과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자립생활과 사회통합을 영위하는 패러다임에서 장애인이 조금이라도 그러한 패러다임에 맞춰갈 수 있도록 함께 하는 사람.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을 텐데, 그 첫 번째는 장애인근로자를 지원하는 근로지원인이다.
 
속기사와 근로지원인
음성언어는 우리 삶에 있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곤 합니다. 저는 그 음성언어를 데이터화시키는 속기사입니다. 녹취록을 작성하거나 실시간으로 자막을 송출하는 등의 일을 하죠. 또한 저는 근로지원인이기도 합니다. 근로지원인이란 "장애로 인해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중증장애인 근로자의 부수적 업무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명시하고 있는데요. 장애인 근로자의 장애유형과 근무지에 따라 근로지원인의 근무 형태는 다양해집니다.
 
속기사와 근로지원인. 이 대목에서 몇몇 분들은 두 직업의 연관성을 찾으셨을 거 같은데요. 저는 속기사로서, 근로지원인으로서 중복장애인 시청각장애를 가진 분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 청각장애뿐만 아니라 시각장애도 갖고 있는데 어떻게 속기사를 필요로 하는 건지 의아하신가요? 비장애인들의 시력이 모두 똑같지 않은 것처럼 시각장애인 또한 사람마다 보이는 시력과 시야의 정도가 다릅니다. 제가 지원하는 분은 저시력이기에 큰 글자 문자통역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왠지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아마도 <함께걸음>을 꾸준히 읽어온 분들이라면 지난 2021년 7·8월호에 실린 문자통역에 관한 내용을 알고 계실 겁니다. 해당 내용의 사진에 나온 속기사 키보드와 손의 주인공이 저거든요!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해지셨다면, ‘문자통역은 이렇게!’를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시청각장애인이 속기사에게 어떻게 문자통역을 받는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직접 속기를 하는 저도 글을 읽으며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었거든요. 단지 빨리 쓰는 기술만이 속기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요.
 
근로지원인으로의 시작
속기 자격증을 취득한 후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속기 협회로부터의 연락이었는데요. 기자로 일하는 분의 근로지원인을 해 보겠느냐는 제안이었습니다. 근로지원인이라는 것이 생소해 어떤 것이냐 물어보았으나 협회 내에서도 관련 정보가 거의 없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근로지원인 서비스 제도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고민이 꼬리를 물고 늘어졌습니다. 일할지 말지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서 저울질하다가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일에 대한 호기심이 무게를 더해 결국 ‘근로지원인을 해 보자’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2021년 7월경 일을 시작해 근로지원인이 된 지 약 6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짧다고 생각하면 짧고, 길다면 긴 반년 동안 참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았고,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애계에 조금이나마 발을 담그게 되면서 행복하고 활기찬 모습도 보았지만, 그보다는 배제되고 소외당하는 현실을 바꾸고자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 해결의 노력보다는 누군가 먼저 나서기를 바라는 저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반성을 하기도 했죠.
 
 
개선이 필요한 근로지원인 제도
사실 저는 글을 쓰는 취미도 없었고 잘 쓰지도 못합니다. 글을 쓰는 일이라고는 학창 시절 독후감과 취업하기 위해 쓴 자기소개서가 전부라고 말할 정도로요. 그런데도 용기를 내 <함께걸음>에 글을 기고한 이유는 이 글을 통해 장애인 근로자와 근로지원인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장애인이 자립하여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사회의 책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히 이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먹고 사는 일이 삶의 기초이며, 가장 어렵고 전쟁 같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저는 근로지원인은 장애인 근로자와 삶의 전선에서 함께 싸우는 전우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죠. 싸워보지도 못하고 낙오되는 이들이 없도록 근로지원인 서비스에 대한 행정적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제시해보려고 합니다.
현재 장애인고용 관련 예산이 점차 증대됨에 따라 그와 동시에 근로지원인의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여느 제도들이 그렇듯 근로지원인 서비스 또한 완전한 제도라 이름 붙이기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죠. 근로지원인 서비스가 생긴 이래로 문제점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으나 그에 대한 해결은 더디기만 합니다. 그중 제가 가장 많이 체감했던 문제점을 몇 가지 꼽아보겠습니다.
 
첫째, 교육의 부재입니다. 근무를 시작하면서 당황스러웠던 점은 근무 전 근로지원인에 대한 교육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업무를 지원해야 할 근로자의 장애 유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어떠한 방법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모른 채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장애인 근로자가 가진 장애의 특성, 지원해야 할 업무 등의 부수적인 정보를 장애인 근로자 본인이 직접 설명해야 했습니다. 물론 장애인 이용자의 근무처, 업무 내용과 방식 등은 모두 다르기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저는 장애인과 함께 근무한 적이 없을뿐더러 제가 지원해야 하는 기자님의 장애 유형 또한 처음으로 접했습니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근로지원인의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을까요? 이후 필수적으로 수료해야 하는 교육이 있었습니다만, 전반적인 내용은 제가 필요로 하는 부분이 아니었고 기초적인 교육은 근로지원인으로 근무하기 전 미리 진행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둘째, 고용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근로지원인은 계약직으로 체결되고 어떤 장애인 근로자와 매칭되느냐에 따라 계약 기간과 근무 형태도 달라지죠. 이용자인 장애인 근로자가 휴직 및 퇴직 시 근로지원인도 그 즉시 계약이 만료됩니다. 계속 일하기를 원한다면 또 다른 이용자와 매칭을 해야 합니다. 근속을 원한다면 장기간 계약을 원하는 장애인 근로자와 매칭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라 잠시 근무하는, ‘용돈벌이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기 쉬워집니다. 그렇게 되면 장애인 근로자가 근로지원인을 꼭 필요로 할 때 공백이 생길 수 있고, 짧은 기간 동안 원하는 근로지원인과 매칭되기도 어렵거니와 전문성을 기대하기도 힘들겠죠. 실제로 제가 지원하고 있는 기자님의 경우 속기사를 필요로 하지만 장기간 구해지지 않아 속기사가 아닌 근로지원인과 함께 일했다고 하시는데요. 이렇게 되풀이되는 굴레를 개선하기 위해서 근로지원인에 대한 고용의 보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낮은 보수입니다. 2022년 기준 활동지원사의 시급은 14,020원으로 수수료를 떼더라도 최저시급인 근로지원인 임금보다는 높습니다. 또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활동지원과 다르게 일할 때만 이용하게 되는 근로지원 서비스는 장애인 이용자가 일을 쉬면 근로지원인도 쉬어야 하므로 수입이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장애 유형별로 금액의 차등이 없으므로 비교적 지원이 어려운 장애인 근로자의 경우에는 근로지원인을 기피하는 현상까지도 생기게 되죠. 지원이 어려운 장애 유형일수록, 전문성이 더 요구되는 직종일수록 보수의 차등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는 2022년 근로지원인을 1만 명까지 늘리겠다고 합니다. 양적 확대에만 초점을 두기보다는 서비스가 효율적으로 개선되어 장애인 당사자가 가진 재능이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모두가 자립하게 될 날을 기대해봅니다. 
작성자글. 김현지/근로지원인, 속기사 ⊙ 사진 제공. 이은지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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