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리고 여전히 그들을 위한 고등교육은 발견하지 못했다 > 지난 칼럼


아직, 그리고 여전히 그들을 위한 고등교육은 발견하지 못했다

[김형수의 세상보기]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이유

본문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5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발달장애인 자조운동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세미나를 열고, 지적․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자기결정과 자조운동 등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을 진행했다. 그곳에서 사례발표로 진행된 고등교육과 관련한 발표 원고를 정리 했다. 이 원고는 지난 2010년 2월에 전북고창 선운사에서 열린 사단법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TIL전환교육연구소 주관으로 ‘발달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독립생활을 위한 중등 이후의 교육과 취업옹호를 위한 한-미 국제 컨퍼런스’란 다소 긴 이름의 국제학술행사에서 소개된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의 Taft College TIL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연속성상에 있는 발표이다. (우리에게도 공부의 신(神)은 필요하지 않는가?

  [기고] 지적·자폐성 장애인 대학교육에 대한 제언(提言), 함께걸음 2010년 3월호 참조)

 

  TED를 아는가? (www.ted.com) TED는 "세상에 알릴 만한 아이디어"를 위하여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로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기술, 오락, 디자인, 비지니스, 과학, 문화, 예술 등의 세계 석학들의 정말 재밌고 좋은 강의(강의 시간은 18분으로 제한)를 무료로 보고 다운받을 수 있는 사이트인데 그 사이트에서 눈에 띄는 강의가 하나 있다.

  바로 동물 학자로 유명한 템플 그랜딘(Temple Grandin)의 ‘세상은 왜 자폐를 필요로 하는가?’의 특강이다. (www.ted.com/talks/view/lang/kor//id/773 )

  우리나라에도 오래 전부터 『자폐인 이야기』란 자서적적인 책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인이 직접쓴 책들도 이미 번역되어 출판되어 있다. 강의 제목처럼 그는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른바 발달장애인 교수이다. 많은 발표자리에서 그와 그의 강의를 소개하면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하고 새로움을 느끼지만 장애인 관련 전문가와 부모들의 결론은 단 하나이다.

  그녀는 그렇게 충분히 교수를 할만큼 능력과 고기능을 가지고 있을거야 우리 나라와 우리 장애인 학생게는 너무나도 먼 이야기야 라고 자조 하는 결론을 내려 버린다.

  그녀가 대학을 다닌 시절은 1970년 대 이었는데 우리의 그와 같은 결론이 나올려면 그와 같은 아주 예외의 아주 특별한 장애인의 경우에는 이미 충분히 대학을 다니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현실적으로 대학에 이미 400명 가까운 해당 학생들이 다니고 있어도, 수많은 복지관들이 관련 프로그램에 ‘대학’이란 이름을 붙여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과부는 올해  들어서야  관련 TF 팀을 꾸려 논의를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003년도부터 시행된 장애학생교육복지평가 항목에 지적․자페성 장애인 학생의 해당 평가 항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장애인 교육에서 개별화 교육을 그토록 목아프게 주장하면서도 지적․자페성 장애인이란 전체의 카테고리로 장애인 개개인의 능력을 제한하고 예단하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지 않다면 우리나라도 미국의 템플 그랜딘 Temple Grandin과 같은 교수가 벌써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장애를 ‘차이’로 보자면서도 장애를 능력의 차이로 규정하고 대학의 무능력에 대하여 논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대학 교육 논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떤 경우와 사례를 들더라도 전문가들과 부모들은 그 사람들은 서번트라든가, 그들은 장애가 중하지 않다고 변명할터이니. 그렇다면 그 서번트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장애인들은 언제부터 그렇게 분류되어 존중받았는가?

 

  경기도 장애인종합 복지관의 가온누리 대학 사례에 대하여

  올해 3월 3일 두 번째로 입학식을 진행하는 경기가온누리대학은 지난해 '장애인, 세상의 중심에 서다'란 주제로 '장애인 자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3년제 장애인전문교육과정으로 경기도 장애인종합복지관 교육문화센터가 주관하여 출발했다.

  각 학년별 20학점을 이수하게 되며 일상생활훈련, 지역사회적응훈련, 사회기술훈련, 적성개발프로그램 등의 강좌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C·A(성년식, 송년파티, 체험학습, 방학특강), 회의체계운영, 학사일정관리 및 상담프로그램 등도 진행된다.

  내용적으로는 그 동안의 성인 프로그램과 별반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그런데 왜 학생들은 일반 프로그램보다 훨씬 비싼 등록금을 내고 복지관은 많은 부담과 위험을 안고서 대학이란 이름을 붙였을까? 그것은 대학이란 이름이 우리 사회와 개인에게 부여해주는 자부심과 정체성 때문일 것이다.

  비록 그것이 비장애인의 학벌에 크게 미약한 것이라도. 그것에 맞춰 다른 강사와 깊이 교류하거나 논의할 기회가 없었으므로 필자가 진행하고 있는 수업만 공개하고자 한다.

  템플 그랜딘(Temple Grandin, 1947년)은, 보스턴 출신 미국의 동물학자이다. 비학대적인 가축시설의 설계자이며, 콜로라도 주립대학 준교수이다. 초등학교 졸업 후 좋은 지도자를 만난 덕분에 1960년대에는 뉴햄프셔 주 린지에 있는 기숙학교 햄프셔 컨트리 스쿨에 들어가 1970년에 프랭클린 피어스 컬리지에서 심리학 학사, 1975년에는 애리조나 주립대학 에서 동물학 석사, 1989년에 일리노이 대학에서 동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 그녀의 이름을 딴 극 영화가 제작되어 2011년 1월 미국 LA서 열린 제1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필자는 수업을 의뢰를 받으면서 세운 3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는 맡은 학생들의 장애인 카드나 그와 관련한 개인정보를 알지 않는다. 둘째, 필자가 강의하고 있는 다른 4년제 대학 (서울대 등)에서 하고 있는 동일한 주제와 교육 가정으로 가온누리 대학 학생들을 지도 한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서울대학생과 동일하게 대우하겠다고 약속했다) 셋째, 학생들의 과제 수행과 방법 역시 동일하게 하되 그 적용은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고 분석한다는 것이다. 맡은 수업 주제는 의사소통 기술에 관한 것인데 의사 소통에 관한 실제적인 사회 기술을 가르치는 수업이다. 물론 학생들은 2학년들로 이미 1학년 과정을 마쳤고 자해나 문제 행동이 심한 학생들은 없고 스스로 자기 의사 표현이 훌륭한 학생들이었다.

  3월에 스스로 토론하여 만든 규칙은 그 어느 명문대생보다 잘 지켰고 그것을 다른 수업 시간에도 적용해왔으며 반면에 다른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온갖 도움과 편법을 동원해서 과제를 수행해 왔다. 결론적으로 그들이 과거보다는 높은 과제 수행이 가능한 것은 높은 자존감을 통한 강력한 동기부여에 있다는 사실이다.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빈번히 학생들은 자신의 장애를 핑계로 또는 습관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제한하는 태도를 보였다. 스스로 장애로 인한 낮은 기대와 낙인을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명문대생 보다는 창의성이 부족하고 치열하게 논의하는 것은 약하다.

  그러나 그것을 결론적으로 보면 그들 자체의 능력이라기 보다는 그들의 장애와 실패로 이름붙인 장애인 등록 카드때문이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그동안 장애인 교육을 연구하거나 활동하면서 유독 지적 자폐성 장애인에게만은 그 주체성을 인정하는데 너무나 인색해왔다. 실제로 그들의 대학 교육의 욕구나 필요성,지원체계를 직접 인터뷰하거나 설문 조사한 경우가 있는가?

  우리는 300여명이 넘는 그들이 대학에 존재하는 사이 고등교육이니 평생교육이니 하는 전문가들 중심의 개념 논쟁을 해오지는 않았는가? 그런 개념 논쟁이 그들의 인생에 청춘에 어떤 도움을 주었는가?

  비록 지적 자폐성 장애인의 대거 대학 유입은 대학이 살아 남고자 하는 인구경제학적인 시장 확대에 기인하지만 (아래 표 일본의 경우 참조)  이제 더 이상 장애인의 능력을 이유로 그들을 밀어낸다면 우리 대학은 시대에 뒤떨어 질 수밖에 없다.

  학교현장에서는 자폐성향의 학생들은 마치 사이코패스로 오해받아 집단적으로 공격당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대학 교육 현장에서도 당사자들과 연구와 현실을 괴리되어 있지 않은가? 이제는 개념 논쟁이나 학생들의 능력을 평가하기 보다 이제 우리 사회가 지적 자폐성 장애인이 필요하다고, 대학의 생존을 위해 그들이 필요하다고, 그들을 위해 대학이 혁신할 때라고 사회에게 선언부터 할 때이다.

 

작성자김형수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  facebook.com/eduable, guerni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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