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성장, 발전하고 있는 영국의 보조기구 급여 제도 > 대학생 기자단


계속 성장, 발전하고 있는 영국의 보조기구 급여 제도

[배상억의 영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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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청소년기를 맞이한 준현이의 체격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마도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튜브 섭식(Nasogastric feeding)이 준현이의 신체 성장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에 작아진 휠체어 때문인지 준현이가 휠체어를 이용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되어 준현이 학교에 있는 물리 치료사를 통해 휠체어 변경 평가를 신청하였다.

  3년 전 지금의 휠체어를 지급받을 때와 비교하여 각 지방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영국, 특히 우리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버밍엄 지역의 장애인 보조기구의 지급에 많은 변화가 있어 이번 호에서는 영국 장애인 보조 기구 급여 시스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국은 국가보건서비스(NHS) 및 지방정부를 통해 장애인에게 필요한 보조기구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조세로 운영되는 국가보건서비스를 통해서는 주로 치료용 보조기구를, 지방정부의 복지부를 통해서는 가사 및 일상 생활용품을 제공하고 있다.

  의료/재활 관련 보조기구의 지급 여부 평가는 자격을 갖춘 전문 의료인의 평가를 필수로 하며 해당 장애인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경로와 장소(학교, 병원, 직장, 가정 등)에서 평가가 이루어진다.

  급여 종류로는 간단한 재활 치료용품은, 예를 들어 체형 교정기(탄력 스타킹, 벨트, 지지대 등), 특수 쿠션/매트리스, 배변 보조기 및 패드(기저귀) 등은 GP(가정의), 작업 치료사, 물리 치료사, 간호사의 평가와 처방을 통해 지급된다. 하지만 휠체어, 시/청각 보조기, 의수/족, 의사소통 보조기구 등은 주로 상기 의료 전문인들의 의뢰를 통해 해당 보조기구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평가와 처방으로 지급된다.

  일상생활의 편의와 관련된 용품은 개인 신변 처리 및 위생 관련용품들로써 예를 들어 목욕, 화장실의 이용을 편리하게 하는 보조기구(보행 손잡이, 미끄럼 방지판, 높이 조절기), 취사 관련용품(원터치 수도꼭지 등), 취침 관련 용품(전동 조절 침대, 의자, 전등 등), 그리고 이동 보조기구(호이스트, 가정용 리프트 등)를 들 수 있다.

  특별히 일반 의료 기구와는 달리 휠체어는 NHS 휠체어 서비스센터를 통해 지급되는데, 영국 전역에 약 160여 개의 휠체어 서비스 센터가 운영 중이다. NHS를 통해 지급되는 모든 휠체어는 장기 대여 형식을 따르며 사후 서비스 및 수리와 관련된 비용도 NHS에서 부담한다.

  최근에 변화된 서비스 내용 중에 주목할 만한 점은, 장애 아동은 평가를 위해 해당 장애 아동과 관련된 전문가 그룹(물리/작업 치료사, 학교 교사, 부모, 교육 및 재활 관련 전문가)의 협력 작업이 잘 이루어지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휠체어의 선택과 관련해 부모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점이다.

  이번에 새로 준현이의 휠체어를 지급받는 과정 중에 알게 된 변화로, 기존에는 NHS에서 지급하는 휠체어는 표준형 모델만을 제공하여 서비스 수혜자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부 지방 정부는 휠체어 바우처 제도(Wheelchair voucher scheme)를 도입해 서비스 수혜자에게 더욱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바우처 제도는 서비스 수혜자가 고급형 휠체어를 원하면 표준형 모델의 비용만큼 바우처를 발행해 해당 장애인이 원하는 모델을 구매하는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추가 비용은 해당 장애인이 지급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준현이의 경우는 처음부터 많이 달랐다.

  먼저, 1차 평가를 통해 준현이의 개별적인 욕구를 먼저 파악한 다음 기존의 표준형 모델로는 준현이의 개별적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고는 우리 부부에게 휠체어 서비스 팀과 함께 준현이의 욕구에 맞는 휠체어를 찾아보자고 제안하였다.

  사실 우리 부부는 그동안 마음에 두고 있던 모델이 있었지만, 비용 관계로 망설여 왔었는데, 이번 기회가 우리 부부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리고 2차 평가 때 우리 부부가 제안한 모델로 최종 결정되어 지금 현재 새 휠체어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렇듯 부모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다소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아이들의 개별적 욕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버밍엄 휠체어 서비스 센터의 변화된 모습이 앞으로 장애인 복지 정책을 펼쳐가는 각 해당 당국이 지향해야 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작성자배상억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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