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공학의 미래를 당겨보자, 로봇 이야기 > 지난 칼럼


보조공학의 미래를 당겨보자, 로봇 이야기

[남세현의 보조공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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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일본의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에서 환자부축 로봇, 걷기 도우미 로봇, 걷기 훈련 로봇, 균형 로봇, 이렇게 4가지 환자 간호용 로봇을 선보였다는 기사가 있었다. 이미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로봇 기술들이 적용되기 시작하는 것처럼 우리 보조기구 분야에도 조금씩 알게 모르게 로봇 기술들이 적용되면서 언젠가는 제법 익숙한 상황도 오지 않을까 싶다. 아직 시중을 들어주는 수준의 로봇은 아니지만, 선진국에서는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몇 가지 종류의 로봇이 개발되고, 또 상용화까지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

   
 
  가장 기대되는 제품 중 한 가지는 장애인이 로봇을 착용하고 직접 걷거나 혼자서는 움직이지 못하는 몸을 움직여서 신체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종류다. 다리를 비롯한 신체에 보조기처럼 착용을 하고 리모컨을 작동시키면 골격과 관절의 움직임을 도와서 혼자 보행이나 물건을 드는 동작 등을 가능하도록 해준다.

  작년에는 뉴질랜드의 렉스 바이오닉스라고 하는 회사에서 로봇 모양으로 생긴 ‘렉스’라는 다리를 개발해서 소개했는데, 5년 동안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던 해이든 앨런이라는 사람이 직접 로봇 다리를 장착하고 휠체어에서 일어서서 걸어 다니는 모습을 유튜브에 동영상으로 올려서 많은 기대를 하게 하기도 했다.

  다리 바깥쪽에 보조기를 차듯이 장착하고, 다른 표현으로는 로봇을 옷처럼 입는다고 생각을 하면 되는데 휠체어 팔걸이처럼 생긴 팔 받침 앞쪽에 있는 조이스틱을 조작하는 것으로 로봇 다리가 걸음을 걷는다. 로봇 다리 자체가 하반신과 허리까지 장착하고 벨트로 고정해서 지탱해 주기 때문에 서 있는 상태에서 하반신 장애인이 로봇 다리의 보조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걸음을 걷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비슷한 로봇을 개발하는 시도가 다른 나라에서도 상당히 진척을 보인 것들이 있다. 일본의 쓰쿠바대학에서는 로봇 셔츠 HAL(Hybrid Assistive Limb)이라는 제품을 개발했다. 신체 골격과 비슷하게 생긴 로봇을 장애인이 몸에 착용하고 몸을 움직이면 센서가 순간적으로 신체의 전기신호를 감지해서 필요한 부위에 힘을 더해주는 원리인데, 무거운 물건을 아주 가볍게 들 수도 있고, 같은 원리로 신체 기능이 약한 장애인이 걷거나 팔을 움직여서 물건을 들게 할 수도 있다.

  미국의 레이시언(Raytheon) 사(社)에서도 군사용으로 엑소스켈레톤(Exoskeleton, 외골격)이라는 로봇 셔츠를 개발했는데 역시 입은 사람이 가공할 괴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가 하면 혼다에서도 비슷한 개념의 보행보조장치를 개발해서 시험하고 있는데, 이 제품은 무게가 2.8㎏에 아주 단순한 디자인으로 엉덩이의 각도를 감지하는 센서로부터 얻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조합제어장치가 작동해서 각 관절부의 모터들이 CPU의 명령에 따라 사용자의 움직임을 돕는다.

  또 다른 종류로는 이동이나 걷는 동작을 도와주는 종류의 제품들이 있다. 지난달 발표된 도요타의 환자부축로봇이나 걷기훈련로봇이 그런 종류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에 피앤에스 미캐닉스라는 벤처기업에서 하체가 마비된 환자의 재활훈련을 돕는 워크봇(Walkbot)이라는 보행 재활훈련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환자의 하지관절에 모듈화된 관절부를 장착해서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 하중을 최소화하고, 근전도 센서를 이용해서 환자의 생체 신호를 탐지하는 원리로 하체의 인공관절부 다리를 움직여 주는 형태의 로봇이다. 일본에서는 몇 년 전에 리멘이라고 해서 환자를 번쩍 안아서 옮길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되기도 했다.

   
 
  개발된 로봇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기술들이 활용되고 있다. 사람에게 각종 지식과 정보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지능형 로봇들은 영상인식기술, 문자인식기술, 음성합성기술을 결합한 소프트웨어들이 활용되기도 하고, 좀 더 고차원적인 로봇은 동작 인식 기술도 적용되어 있다. 영상 인식은 주인의 얼굴 생김새를 저장해서 등록된 사용자인지를 로봇이 스스로 확인하기도 하고, 문자인식기술과 음성합성기술은 스크린리더나 보이스아이처럼 글자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을 한다.

  스크린리더나 보이스아이처럼 심벌을 별도로 인식하지 않고도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글자를 그대로 인식하여 읽어주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평상시에 현수막, 벽보, 안내표지판, 화장실, 식당 간판처럼 위치나 상황에 맞는 글자들을 소리로 읽어서 정보를 줄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면 시각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동작인식을 하는 로봇은 청각장애인의 수화와 같은 손동작을 인식해서 비장애인들에게 대화내용을 통역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스페인에서는 머릿속으로 생각만 해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전자식 휠체어가 발명된 적이 있다. 휠체어에 앉아 스크린을 통해서 눈앞에 차례대로 펼쳐지는 주변 지역들의 3차원 입체를 보다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에 생각을 집중하게 되면 휠체어가 목적지로 자동으로 이동하게 되는 방식이다. 휠체어에 장착된 컴퓨터 인식장치가 뇌파의 변화를 인식해서 목적지를 확인하고 센서들을 이용해 장애물들을 피해 스스로 움직인다.

  아직 상용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 로봇 신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바로 현실에 적용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겠지만 그래도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만 했던 기술들이 실현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로봇과 함께하는 보조공학의 미래는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작성자남세현 한국장애인개발원 편의증진팀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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