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새봄을 알리는 꽃의 하모니 > 지난 칼럼


매화, 새봄을 알리는 꽃의 하모니

[변미양의 오사카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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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여러분께 소식을 전하는 오사카, 이제는 한국에서도 그리 낯설지 않은 지명일 것 같은데 어떠세요?

가끔 듣기는 하지만 가본 적도 없고 어떤 도시의 매력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고 하시는 반응이 막 들려오는 것 같네요.

하긴 저도 한국에서도 가보지 않은 곳이 많고 일일이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더군다나 외국이니까요.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도 여행이 일반화되고 외국여행도 많이 가게 되면서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 그중에서도 한국과 역사적인 관계가 깊은 오사카를 다녀가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오사카에 오시는 분들이 꼭 다녀가시는 곳 중에 오사카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오신 손님들과 몇 차례 가본 적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는 성이라는 유적이 없잖아요. 그런데 일본에는 전국에 각지를 대표하는 성이 많이 있답니다.

그중에서도 오사카성은요, 일본이 아직 각지에서 무사(사무라이)들이 세력 싸움을 하면서 전쟁을 벌이던 전국시대라는 시기(16세기 중반), 그 길고 오랜 전쟁에서 처음으로 전국 세력을 제압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우리가 역사책에서 배운 임진왜란의 왜적 풍신수길)가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전국으로부터 인력과 자재를 동원하여 세운 성으로 유명합니다. 전국통일을 대표하는 상징이었죠.

   
▲ 오사카성
아쉽게도 원래의 건물은 불에 타 다 소실됐지만, 그 후 몇 차례 재건되어 현재의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사카를 찾아오시는 분들은 이 오사카성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시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이곳 장애인단체 분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에서 오신 장애인 여러분을 몇 차례 안내한 적이 있거든요(성 위까지 베리어 프리 설비가 되어 있어 휠체어로 구경할 수 있습니다).

그때 차로 안내해주신 가키구보 씨께서 “오사카성은 조선에 엄청난 피해를 준, 임진왜란을 일으킨 풍신수길이 세운 절이니까 한국 사람들에게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 않을 것 같은데”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하나의 유적으로 보자면 한번은 구경할 만해요. 일본의 역사도 엿볼 수 있고요.

이 오사카성의 봄을 대표하는 곳으로 ‘매화정원’이 유명한데, 제가 며칠 전 오사카에 온 지 15년 만에 처음으로 매화정원을 구경하고 왔답니다.

일본에서는 봄이라면 벚꽃구경이 떠오르지만, 이 매화정원은 수백 그루도 넘는 매화나무(우리나라에서도 사군자의 하나로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지조 있는 꽃으로 일컬어지죠)가 가지각색의 매화꽃의 하모니를 펼쳐준답니다.

말로 듣기는 했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수천수만 장의 매화꽃잎들 중 그 어느 하나도 똑같은 색, 똑같은 모양이 없어요. 그 꽃은 하나하나의 생명을 피우고 있어요.

   
▲ 매화나무에 핀 꽃
다 다르지만, 그들이 어울려 펼치는 꽃의 향연, 가슴에 막혔던 칙칙한 커튼을 걷어내고 화사한 봄빛을 비춰주는 것 같았어요.

저는 오사카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데도 불구하고 이 감동을 맛보기까지 15년이나 걸렸네요. 물론 그때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죠.

이번에는 미리 마음을 먹고 활동지원인을 부탁해서 휠체어를 타고 천천히 마음 가는 대로 매화정원을 산책했답니다. 여러분께 사진으로나마 매화의 향기와 정취가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오늘은 영화에 대한 소식도 전해 드리고 싶어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벌써 15년이나 한일교류를 맺은 일본의 장애인 운동단체 ‘왓빠’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인데요. 오사카에서 고속전철로 2시간 정도 가면 나고야라는 도시가 있어요.

최근에는 자동차산업으로 경제규모가 일본에서 2위로 부상되고 있는 곳인데요.

그 나고야에서 40년이나, 특히 지적장애인(발달장애인)과 더불어 일하며 생활하는 터전을 만들기 위해 운동해 오신 분들의 모임입니다.

왓빠에서는 중증장애를 가진 분들과 비장애인이 힘을 모아 빵을 만들어 팔고, 리사이클사업, 유기농야채가게 등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일에 대한 보수는 장애인, 비장애인 차별 없이 받고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에요.

이러한 왓빠의 선진적인 활동을 심민경이라는 한국의 젊은 여성 다큐멘터리영화 감독이 1년간 함께 생활하면서 취재한 작품입니다.

지난 3월 24일, 25일 서울에서 상영되었다고 하네요. 이 작품처럼 앞으로도 중증지적장애인(발달장애인)과 더불어 일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 많이 소개되어, 한국사회에서의 지적장애인들의 모습을 다 같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작성자변미양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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