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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첫 자전거

[남세현의 보조공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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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들에 대해 많은 이들은 각별한 기억을 가지게 되기 마련이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들을 기억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얼마나 많은 생애 첫 사건들이 우리를 설레게 하였을까.

일반적으로 ‘생애 첫’의 뒤에는 ‘데이트, 키스, 대출(?)’과 같은 긍정적 혹은 부정적 기억의 사건들이 따라붙는데 간혹 ‘주택, 차(‘애마’라고 불리기도)’와 같은 사물이 붙기도 한다.

그런데 대출받아서 사야 할 수준의 주택도 아니고 자동차도 아닌 ‘자전거’는 여러분에게 어떠한 기억인지?

어린 시절 형의 자전거, 혹은 친구의 자전거를 한두 번씩 타보다가 시험을 잘 봤을 때, 혹은 생일이나 어린이날 선물로‘내 자전거’가 생긴 날의 화창한 햇살과 상쾌한 바람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하지만 이런 어린 날의 소중한 기억이 씁쓸하게 다가오는 사람들도 있다. 자전거를 타고 혼자서 균형을 잡기가 어렵거나 힘차게 발을 굴러 페달을 돌리기 어려운 장애를 가진 사람들. 동네 친구들이 한둘씩 자기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기 시작할 때 부러움 속에 내 자전거의 꿈을 접어야 했던 아쉬운 기억.

지난해 가을 <함께걸음 10월호>에 소개했던 ‘두 손으로 달리는 자전거’가 이런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수도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고가인 외국 제품들이 대부분이거나 국내에서 만드는 경우가 드물어서 구하기가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의 후원으로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가 수행한 ‘생애 첫 자전거 지원 사업’이 이런 아쉬움과 꿈을 현실로 바꿔주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원 신청을 받고 개별적인 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된 50명의 장애인에게 그야말로 ‘생애 첫’ 나만의 자전거가 생기게 된 것이다.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자전거 4가지와 수동휠체어에 부착하는 자전거 1가지, 총 5가지 종류의 모양부터 새롭게 생긴 자전거들이 화창한 봄 햇살 속에 상쾌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소중한 첫 기억을 만들어 주리라 기대한다.

   
▲ 성인용 (※사진제공=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자전거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수동휠체어에 부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와 핸드바이크는 지난해 가을에 소개한 바 있으니 이번 호에서는 아주 간략하게 정리만 다시 해보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수동휠체어의 앞쪽에 손으로 돌리는 페달과 핸들이 달린 앞바퀴 하나로 구성된 자전거 부위를 브래킷이라는 연결 부품으로 연결해주는 제품이다.

휠체어 좌우의 두 바퀴와 자전거 앞바퀴가 연결되어서 세 바퀴의 자전거 모양이 나오게 되고, 사용자 앞의 핸들을 잡고, 핸들의 페달을 돌리면 체인과 기어로 연결된 앞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휠체어가 빠른 속도로 달려갈 수 있다.

또 다른 제품인 핸드바이크도 세 바퀴로 달리는 자전거인데, 일반 자전거와 비교해서 장애인이 앉아서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등받이가 있는 의자가 달려 있고, 발로 페달을 돌리는 대신 손으로 페달을 돌리는 제품이 있다.

   
▲ 아동·청소년용 (※사진제공=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핸드바이크는 의자(안장) 부분이 바퀴의 축보다도 아주 낮게 설계되어서 바닥에 낮게 앉아서 타는 제품이 있고, 일반 자전거처럼 바퀴 축보다 높은 안장에 앉아서 탈 수 있는 두 가지 종류의 제품이 있다.

지난가을에 소개하지 못했던 또 다른 제품은 뇌성마비 장애, 지체 장애를 가진 아동들을 위한 자전거다.

일반적으로 하반신 장애를 가진 아동들은 자전거를 타다가 멈췄을 때 다리로 땅을 짚어서 균형을 잡고 서 있기가 어려운 점, 발로 페달을 돌릴 때 균형을 잡기가 어렵거나 다리 움직임이 불규칙해서 페달에서 발이 떨어져 연속적으로 페달을 돌리기 어렵다는 점, 몸의 균형과 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워 엉덩이만 대고 앉는 일반적인 자전거 안장에 앉을 수 없다는 점이 자전거 타기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서 일반적인 아동용 네 발 자전거, 또는 세발자전거를 뇌성마비 장애 아동의 특성에 맞춰 고쳐서 제작하는 제품도 있다.

이 제품들은 핸들과 브레이크, 발로 돌리는 페달, 그리고 보조바퀴 두 개가 붙어 있는 일반 아동용 자전거를 약간 고쳐서 사용하기도 한다.

   
▲ 영유아용 (※사진제공=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일반적인 아동용 네발 자전거의 안장, 의자 부분을 등받이와 몸통지지 벨트가 있는 의자로 개조해서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아동들이 몸통을 안정적으로 세우고 자전거를 탈 수가 있게 해주고, 핸들과 페달 부분에 벨크로 천으로 벨트를 만들어서 조일 수 있게 한다.

스포츠센터에서 타는 사이클링 기계의 페달에 발을 끼울 수 있도록 발등 쪽으로 벨트가 지나가게 해놓은 것과 비슷하다. 불수의적 운동 탓에 자전거 핸들이나 페달을 놓치는 일이 많은 장애 특성을 고려해서 손이나 발이 자전거에서 자꾸 떨어지지 않도록 아예 벨트로 조여서 고정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뒷바퀴에 보조바퀴를 두 개 달아 놓아서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도록, 넘어지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다.

뇌병변장애나 근육장애가 아주 중증이 아닌, 몸통을 혼자 지지할 수 있고 다리 운동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아동들이라면 자전거도 즐기면서 운동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거의 처음으로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장애인용 자전거 지원이 더 널리 확산되고, 더 다양하고 좋은 제품들을 보급하게 되는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작성자남세현 한국장애인개발원 자립지원팀장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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