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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을 위한 보조기구

[남세현의 보조공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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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 5월이다. 붉은 장미꽃이 화려하게 피어나는 것도 아름답지만,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계기로 주변 어른들께 한 번 더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 5월은 아름다운 철이다.

그동안 살펴주신 어르신들이 늘 건강한 모습으로 곁에 함께 계셔주기를 바라는 마음과는 달리, 나이가 들어가며 건강의 문제로 여러 가지 불편을 겪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 중에도 연로하신 어르신들께 자주 발생하는 사고가 낙상 사고다. 여기에는 많은 분이 나이가 들게 되면 공통으로 경험하게 되는 신체적 변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근력이 약해지고, 시력이나 청력도 저하되어서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데 불편이 생긴다. 근력이 약해지면서 운동기능 저하와 함께 혈액의 운동이나 중추신경의 기능이 느려지는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는데, 그 결과 많은 경우 반응이나 동작 속도가 느려지기도 한다. 결국, 민첩성이나 유연성이 떨어지다 보니 쉽게 몸의 균형을 잃고 넘어지게 된다.

별것 아닌 것 같은 넘어지는 사고도 어르신들에게는 큰 문제가 된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사고별 경험 건수에서 40%가 낙상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고, 넘어지신 분 중에 10%는 부상으로 말미암아 입원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낙상사고는 특히 길이 미끄러워지는 겨울철에 더 많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계절과 관계없이, 특히 실외뿐 아니라 집안에서도 자주 발생하게 된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어르신의 비율이 이미 11%를 넘어 고령 사회 진입을 몇 년 남겨두지 않은 우리나라는 어르신들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만드는 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어르신들의 낙상사고를 줄이는데도 보조기구들이 이바지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서 있거나 이동 중에 몸의 중심을 잃지 않도록 균형을 도와주는 보조기구들이 있는데, 가장 간단하면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지팡이다. 나이가 들면 다리의 근력이 약해지고, 허리가 앞으로 굽게 되면서 몸의 중심을 잃기 쉬워진다. 이때 땅에 닿는 두 발 외에 지팡이로 앞쪽을 짚어서 몸을 지지하게 되면 그만큼 균형을 잡는데 도움받을 수 있다.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더욱 가볍고 실용적인 지팡이들이 많아졌다. 손잡이의 모양이나 손목에 걸 수 있는 손목 고리를 달고 있는 지팡이부터 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알루미늄과 같은 가벼운 소재의 지팡이, 이뿐만 아니라 바닥에 닿는 부분이 세 점, 혹은 네 점으로 되어서 땅에 세워 놓으면 어딘가에 기대지 않아도 서 있는 지팡이처럼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지팡이보다 조금 더 안전하게 낙상을 예방할 수 있는 보조기구로 보행차, 일명 실버카, 또는 롤레이터라고 불리는 제품이 있다. 생긴 모습을 가장 단순화시켜서 설명해보면 아기들이 타고 다니는 유모차를 떠올리면 된다. 물론 어르신들이 유모차에 타는 것은 아니고, 유모차를 뒤에서 밀고 다니는 것이다. 대신 유모차와의 차이점은 손잡이 부분에 브레이크가 있어서 밀고 가다가 정지할 때는 손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실 수가 있다. 또 유모차의 아기가 타는 부분을 장바구니나 가방, 혹은 간이로 앉을 수 있는 의자로 바꿔 놓았다고 연상하면 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허리가 굽고, 다리의 근력이 약해지면 머리가 앞쪽으로 숙여지면서 몸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리게 된다. 결국, 앞쪽에 뭔가를 짚어주지 않으면 계속 몸이 앞쪽으로 기울면서 다리가 보조를 맞추기가 어렵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잠시만 균형을 잃어도 넘어져서 낙상 사고를 당하는 일이 어르신들에게 많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실버카와 같은 보조기구를 이용하면 몸의 앞쪽에서 손잡이를 잡는 것으로 몸을 지지할 수 있고, 또 바퀴가 달려서 원하는 방향으로 서서히 움직일 수 있게 돼 어르신들의 보행을 더욱 쉽게 도와줄 수 있다.

아무래도 한 손으로 지팡이 짚기 어렵거나, 혹은 오래 걸어 다니기 어려운 분들이 사용하면 더 좋은 제품이다. 지팡이보다 부피도 크고, 또 계단 같은 곳에서는 사용이 번거로울 수도 있기 때문에 지팡이만 의존해서는 걸음을 걷는 것이 불편하신 분들이 사용하기에 좋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제품 자체에 작은 가방이 붙어 있는 것도 있어 가벼운 물건을 담아 다니기에도 좋고, 간이 의자처럼 앉을 수 있는 기능의 제품도 있어 걸음을 걷다가 힘들면 평평한 곳에서 브레이크를 채워 놓고 잠시 앉아서 쉬다가 다시 움직일 수도 있다. 지팡이와 실버카, 롤레이터라는 이름의 제품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복지용구 품목으로도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적용대상이 되시는 분들은 구매비용의 상당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요즘처럼 외출하기 좋은 계절에 부모님이나 어르신들이 사용하게 되면 외출할 수 있는 반경 거리와 시간이 좀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이다. 집 안에만 계시는 것보다 산책과 외출을 통해 좋은 계절을 즐겁게 누리는데 적합한 보조기구를 사용하게 된다면 어르신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또 다른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 보행보조차 (※사진제공: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센터)
   
▲ 지팡이 (※사진제공: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센터)
작성자남세현 한국장애인개발원 자립지원팀장  walktou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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