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직장생활을 돕는 보조기기 > 지난 칼럼


시각장애인의 직장생활을 돕는 보조기기

[남세현의 보조공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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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활동을 위해서는 업무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일반적인 직장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지 않고 손의 감각이나 소리를 통해서 정보를 듣고 판단하는 업무들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아주 제한적이다. 그래서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다른 사람보다 잘 발달한 손끝의 감각을 살려서 안마업에 종사하기도 하고, 안마업을 시각장애인을 위한 직종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경우에는 청력의 활용을 극대화해서 피아노 조율과 같은 직종도 많이 추천이 됐었는데,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아 아주 활성화 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래저래 시각장애인은 취업할 수 있는 직종의 제약이 심한 편이었는데, 최근 컴퓨터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시각장애인들이 어렵게만 느끼던 행정 사무 관련 직종에 종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행정업무나 사무 처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그림은 책상 위에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 종이서류들이다. 시각장애 때문에 그런 서류의 내용을 볼 수가 없던 시절에는 문서의 내용을 대신 읽어줄 사람 없이는 행정 사무직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중요한 계약이나 돈거래가 수반된다면 문서의 내용을 대신 읽어주는 보조인의 눈과 입을 전적으로 믿어야만 하는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는 그에 따른 위험부담도 함께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고충이 있다.

최근에는 그런 대독자의 자리를 보조기구가 대신하기도 한다. 특히 컴퓨터의 보급으로 문서나 행정 처리를 전산화시킨 것이 시각장애인의 행정 사무직 진출을 가능하게 만든 배경이 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보조기구들을 살펴보면, 시각장애인의 사무를 돕는 보조기구는 우선 약시 장애로 어느 정도 시각의 기능이 남아 있는 사람들과 전맹으로 시각 기능을 거의 활용하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보조기구로 나눌 수 있다. 약시는 대부분 글자를 확대하거나 배경과 글자의 대비를 보다 선명하게 구분시켜줘서 맨눈으로 보이는 문서나 컴퓨터 화면과 같은 시각정보를 증폭시켜주는 원리의 제품들이 사용된다. 반면 전맹인 사람들을 위해서는 시각으로 접해야 하는 문서의 정보를 청각이나 촉각으로 바꿔주는 방식의 기술이 주로 활용된다.

시각적인 정보를 촉각적인 정보로 바꿔주는 제품으로는 점자정보단말기나 점자프린터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다. 점자정보단말기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노트북, 휴대용 컴퓨터 정도로 생각을 하면 된다. 노트북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간편하게 휴대하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는데, 일반 노트북과 달리 화면 대신 점자판이 설치되어 있다. 6개의 점이 한 글자를 표시하는 점자가 한 줄씩, 6개의 구멍에서 볼록한 점이 올라왔다 내려갔다 하면서 점자를 한 줄씩 표시해주고 다시 모두 내려가서 지워지고, 다음 줄을 표시해주고 하면서 화면으로 출력될 내용들을 점자로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입력도 일반 키보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장애인 중심의 인터페이스인 6점식 점자 입력 자판을 사용하고 있다. 보통 컴퓨터에서 많이 사용되는 워드프로세서나 스프레드시트 같은 사무용 프로그램들, 텍스트파일, 인터넷, 이메일과 같은 대부분의 기능이 사용가능하고, 그 외에 MP3플레이어 기능이나 녹음 재생기능, 또 전자 음성 도서 재생 프로그램인 데이지 플레이어 기능이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휴대하고 다니면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강의를 듣거나 할 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점자 프린터는 일반 용지보다 조금 두꺼운 점자용지를 마치 핀으로 내리친 것처럼 오돌토돌 튀어나오게 해서 점자를 인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인쇄 속도나 한꺼번에 출력할 수 있는 점자의 수, 사용 용지와 같은 약간씩의 기능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이 흔히 묵자라고 얘기하는 일반 텍스트 파일들을 종이 위에 점자로 찍어준다는 점에서 다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일반 프린터에 비해 아직 몇 단계의 작업이 더 필요하기는 한데, 대부분 점역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컴퓨터상에서 글씨로 되어 있는 파일들을 점자 신호로 바꾼 후 점자코드로 된 출력 신호를 점자 프린터로 출력한다. 제품에 따라서 점자와 묵자, 그러니까 비장애인이 눈으로 읽을 수 있는 인쇄된 글자를 동시에 프린트 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또 많은 제품들은 그림과 같은 그래픽 자료도 점자그림으로 표현해준다.

아직까지는 대부분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이고,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는 단점도 있지만 일반 묵자 출력물을 읽을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보조기구다.
 

작성자남세현 한국장애인개발원 자립지원팀장  dung7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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