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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삶의 풍성한 열매

[황용운의 아름다운 세상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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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빈곤퇴치의 날(10.17)을 맞아 필리핀의 빈민사목 사제 셰이 컬린 신부님이 한국을 찾았다.

셰이 컬린 신부는 1969년 9월 7천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이란 나라에 선교사로 파송된다. 그리고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135km 떨어진 올롱가포시에 할당을 받고, 선교활동을 하는데 여러 불합리한 현상을 보게 된다. 미해군7사단의 주둔항이자 해군, 선원, 성산업 관광객들로 인해 수천 명의 여성과 심지어 아홉 살 어린이들까지 불합리한 성적 거래의 희생자가 되는 모습은 셰이 컬린 신부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다.  이때부터 컬린 신부는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현실 앞에,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되도록 많은 어린이와 여성들을 구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이러한 셰이 컬린 신부의 사명이 주춧돌이 되어 빈곤과 가난, 착취에 맞서 싸우고 기금을 지원하며, 인권침해 당한 희생자와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인신매매 어린이 희생자, 부당하게 감옥에 갇혀 학대당한 소년을 보호하고 치료하기 위해 프레다 재단과 프레다 페어트레이드는 시작됐다.

‘프레다 재단’은 범죄로 고소당한 아동·청소년, 육체적·성적 학대 피해자들에 대한 법류 구조 지원 및 조사를 펼치는 법률서비스를 비롯하여 연간 1만 명 이상 경험한다는 필리핀 감옥 안에서의 비인권적 학대 교정 및 비행 청소년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운영하여 피수감 아동 보호에 앞장선다. 또한, 성매매 아동보호를 위해 여자 아이들을 위한 보호소 운영 및 교육은 물론, 가족 치료상담과 감정표현 치료 등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 외, 장학기금 운영, 아동학대 및 약물 남용 예방교육, 인권교육 및 트레이닝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레다 페어트레이드’는 1975년 수공예품 생산을 시작으로 공정무역운동을 시작했다. 감옥에서 출소한 젊은이들에게 살아갈 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해, 바구니 등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자립을 도왔다. 이어 1992년부터는 망고 생산에 뛰어 들었다. 페어트레이드 즉, 공정무역은 과일 수출업자 및 가공업자, 수입상 등의 담합으로 고통 받는 영세 농가들을 지원하는 효과적인 대안이 됐다. 특히, 망고생산 공정무역은 필리핀의 빈곤과 농촌지역의 인구감소에 맞서는 중요한 수단이 됐다.

프레다 트레이드는 생산자들에게 공정한 가격과 소셜프리미엄을 지급할 뿐더러 품종을 다양화하고 유기농 재배를 지원한다. 프레다 페어트레이드의 공정무역운동을 통해 지역의 생산자와 노동자들이 공정한 대가를 받아 더 많은 소득을 얻게 됐고, 생활조건이 개선되면서 아동들의 노동도 줄어들었다. 또한, 프레다 페어트레이드는 사회정의를 실현하고, 인신매매에 저항하기 위해 수익을 프레다 재단에 기부한다. 수익은 학대받는 아동과 여성을 위한 기금, 무역정의 및 인권과 환경 보호를 위한 캠페인, 수감자 등 인권침해 피해자 법률 및 보금자리 지원 등에 사용된다.

종교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밟은 땅에서, 눈앞에 펼쳐진 비참한 현실을 인지하고, 본래의 목적보다 선행되어야 할 현실적 아픔을 보듬는 셰이 컬린 신부의 용기와 헌신은 마음속 큰 울림이 된다.

정의와 평화, 상식을 기반으로 현장의 필요(Needs)를 파악하고, 원하는 바(Wants)를 고려해 먹고살 수 있는 길까지 연결시켜 줄 수 있는 것, 인간으로써 살아가야 하는 삶의 기초적인 인권을 회복하고, 먹고 사는데 허덕일 수밖에 없는 굴레를 공정한 무역을 통해 해결한 후, 수익금으로 또 다른 아픔을 겪고 있을 다른 이를 위해 흘려보내는 것이야 말로, 지속가능한 공정무역의 선순환적 참모습이 아닐까?

이날 간담회에서 열변을 토하신 신부님을 향해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한 참석자가 물었다. “신부님은 왜 필리핀으로 가신거예요?”
신부라는 사명감으로 신 앞에 서원하였기에 신의 부르심에 순종한 것일까, 아니면 가난하고 헐벗은 나라에 헌신해야겠다는 스스로의 결단과 약속이 있었던 것일까. 그러나 셰이 컬린 신부님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본부에서 저한테 필리핀 가라고 해서 갔어요”

그렇다. 누군가 내가 필요할 거라고 가라고 하면, 한번 가보자! 어쩌면 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그 곳일 수 있으니까.  
 

작성자황용운 아름다운 가게 에코디자인사업팀 팀장  dung7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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