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활동지원제도, 제대로 운용돼야 한다 > 지난 칼럼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제대로 운용돼야 한다

[장애인 인권 이야기]

본문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라는 이름으로 2007년 4월 장애인복지법에 최초로 도입됐다. 이후 2009년 7월에는 일부 시군구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되다가 2010년 6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로 명칭을 변경하고, 같은 해 9월부터 2차 시범사업을 시행, 현재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는 중증장애인에게는 그야말로 생사가 달린 문제다. 이 제도로 많은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꿈꿀 수 있게 되었고, 가족에게만 지워졌던 부담이 조금은 가벼워져서 각자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조금씩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어찌 보면 귀하디귀한 직업인 ‘장애인활동보조인’이 되어 한 사람에게는 소중한 동료이자 가장 친한 친구, 또 하나의 가족이 되고 있다. 일선에서 수고하시는 활동보조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필자 역시 활동보조인 교육을 수료하였고 활동보조인으로 일했던바 있다.

그러나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이 제도는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다. 마음이 맞고 성실한 활동보조인을 만나게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즐겁고 기뻐야 할 만남이 고역이 되고 만다. 이는 괴팍한 이용자를 만난 활동보조인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늦은 시간에 휴대폰으로 잘 알고 지내던 지체장애인 A씨로부터 급하게 전화가 걸려왔다.
숨을 몰아쉬며 분노에 찬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이야기인즉슨, 연초이고 해서 친구인 중증장애인이 이용하는 주간보호센터를 방문했고, 새해 덕담 인사 겸 “틈틈이 운동도 하고 그래라. 꾸준히 운동하면 조금씩 좋아져 움직이기가 나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단다. 그런데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친구의 활동보조인이 “장애인이 운동은 하면 무엇하나. 나아지지도 않는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해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A씨가 겪었던 일은 오지랖 넓은 소리를 한 생각 없는 사람의 생각 없는 소리쯤으로 넘어갈 수 있었을 일이다. 그러나 A씨의 분노와 슬픔은 적지 않았다. 생각하고 곱씹을수록 화가 났다.

A씨의 연이은 지적은 귀를 기울여 볼 만했다. “대체 활동보조인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이냐. 정말 장애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야지, 뭘 가르치는 것이냐. 활동보조인 보수교육 때는 사람들이 담배 피우고 수다만 떨고 온다더라. 활동보조인을 계속해서 지도 감독해야 하는 것 아니냐”
생각해 보니 필자가 활동보조인 교육을 받았던 기억도 그리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처음으로 접하는 장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일면 새로운 경험으로써 신선한 면도 있었지만, 그보다 아무런 내용 없는 강의에 한 강사가 세 번, 네 번의 강의를 진행하며 전혀 알맹이도 없는 농담 따먹기로 시간만 낭비하는 바람에 시간을 아까워하며 지겨워했던 기억이 앞선다. 그리고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는 경험이나 실무에 필요한 지식, 경험들을 공유하는 시간은 없었다. 그리고 이후 일을 하면서도 보수교육쯤 되는지 센터로 소집은 되었었지만 대체 왜 불렀는지 귀한 시간이 아까웠을 뿐이고 직원과 활동보조인이 소리 높여 다투는 것만 구경하고 돌아왔다.

요컨대, 활동보조인의 교육과 재교육의 질적 향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교육의 콘텐츠와 질은 제대로 점검되고 있는가, 그리고 끊임없는 쇄신과 발전을 시도하고 있는가, 또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개선안을 담아 재교육이나 보수교육을 하고 있는가, 문제를 일으키는 활동보조인이나 이용자에 대한 감독과 개선은 일어나고 있는가, 권한 있는 기관이 책임을 가지고 관리·감독을 하고 있는가 등을 살펴봐야 한다.

필자가 활동보조인으로 처음 일을 했을 때, 전임자로 일하던 활동보조인은 뇌병변장애인인 이용자 B씨에게 ‘자네는 집 지키는 개’라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다. 오랜 기간 함께했던 친한 사이기도 했겠지만, 이용자인 장애인은 개 짖는 소리까지 내며 추임새를 넣었다고 한다. 듣고 있자니 농담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기막혔고, 거기에 장단을 맞추는 B씨는 그런 소리에 화도 내지 않을 정도로 인생을 체념한 듯했다.

활동보조인들의 인식개선을 통해 이용자와 활동보조인, 생애 최고의 파트너가 되어 함께 세상을 헤쳐나가기를 바란다. 
 

작성자김강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센터 간사)  dung7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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