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故박진영씨를 죽음으로 내몬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과하라! > 지난 칼럼


[성명서]故박진영씨를 죽음으로 내몬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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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또 한 사람이 죽었다. 4급 간질장애인으로, 그리고 기초생활수급자로 근근이 생활해오던 39세 장애인 故박진영씨는 지난 7월 3일, 사회복지 담당자가 바라보는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다섯 살 때부터 간질장애가 확인되었고, 최근까지도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있던 그에게 이 땅의 폭력적 복지행정은 매3년마다 의무적으로 장애등급재판정을 강요하였고, 재판정 결과 故박진영씨의 장애등급은 2010년에는 3급에서 4급으로 하락되었고, 지난 2013년 5월 27일에는 등급외 판정을 받게 되었다.

장애등급이 중증에서 경증으로 완화되고, 등급외 판정을 받아 장애인의 낙인이 떼어지는 것을 기뻐해야 마땅할진대, 오히려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것은 이 땅의 알량한 기초생활수급제도 때문이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던 상황에서, 장애등급 외 판정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의해 근로능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조건부 수급 혹은 수급자격 박탈로 이어지는 극한의 공포에 내몰렸던 것이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제도를 절실히 원했고, 그래서 장애등급을 받고자 사회복지담당자와 의사와 국민연금공단에도 필사적으로 매달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땅의 폭력적이고 기만적인 가짜 복지제도의 구조에 갇힌 그는 억울함과 분노보다 더 큰 절망 속에 자살로 마지막 저항을 하고 말았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그를 죽음의 문턱에 몰아넣은 것은 보건복지부이다. 그에게 장애등급은 살생부였고, 그에게 수급권자 박탈 위협은 이미 사형 선고였던 것이다.

이것은 살인이다! 일선에서 일하는 몇 사람의 문제로 결코 왜곡될 수 없는 명백한 구조적 타살이다. 그의 죽음이야말로 애초에 장애등급제가 복지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권리를 행정의 편의와 예산의 논리로 잘라내기 위한 것임을 명백히 입증하는 증거이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실패를 알리는 증거인 것이다.

박근혜대통령과 보건복지부 장관은 故박진영씨의 죽음 앞에 당장 사죄하여야 한다. 장애등급제라는 제도의 폭력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만들어놓은 사각지대에 대해 사죄하고, 다시는 故박진영씨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 장애등급재판정을 중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는 약속이 등급제의 이름만 바꾸고 알량한 예산으로 꿰맞추는 방식이 아니라, 인간의 권리에 기반하고 환경과 욕구에 따른 개인별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으로 비극적인 죽음의 행진을 막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故박진영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장애와 비장애를 떠나 평등사회로 만들어 주세요’라는 고인의 절절한 유언처럼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악법의 사슬을 끊어내는 투쟁을 할 것이다.

 

2013년 7월 6일.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농성 320일차
故 박진영씨 추모자 일동

작성자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sadd@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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