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멀어지면 기억도 사라진다? NO! <br/>발달장애인과의 교감과 주요성에 따른 기억 차이 > 대학생 기자단


눈에서 멀어지면 기억도 사라진다? NO! <br/>발달장애인과의 교감과 주요성에 따른 기억 차이

[이미정의 발달장애와 함께하는 세상]

본문

지난주 1년여 만에 한 발달장애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미정 선생님. 6월 14일 제 작품전시회가 OOO미술관에서 시작해요. 선생님을 초대할께요”라는 문자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받았다. 그 친구가 어떻게 지내나 항상 궁금했으나 연락처를 몰라 연락도 못하고 있었던지라 오랜만의 연락은 반갑기 그지없었다.  

발달장애인에게 미술전시회 초대받았다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자랑삼아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발달장애 관련 기관 종사자나 관련 부모들의 반응과 그렇지 않은 일반 비장애인들의 반응으로 크게 달랐다.

발달장애인은 물론 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래요. 초대받았으니 가봐야지요. 좋겠네요”, “오랜만에 만나니 할 이야기도 많겠어요. 좋은 시간 보내고 와요”라고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다. 발달장애인의 초대이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른 만큼 전시회에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는 것이다.

반면, 발달장애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나 부모들은 1년여 기간 만나지도 않고 연락도 하지 않은 발달장애인으로부터 연락이 온다는 사실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의외의 반응을 보인다. “초대한 사람이 정말 발달장애가 맞아요?”, “참 희한하네요. 정말이에요?”, “설마 그럴리가요. 발달장애인이 아니라 경계선급이겠죠”, “정말 연락 한 번 안 한 것 맞아요?” 아무리 발달장애인이 맞고, 1년여 기간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 해도 믿기 어렵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발달장애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나 부모들에게 왜 그러는지 물어보면 대부분은 “사람을 그렇게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을 리 없다”는 것이다. 또 발달장애 관련 기관 종사자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설명한다. “아무리 오랫동안 훈련을 시키고 애정을 보여줘도 담당자가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들의 존재를 잊어버린다”면서 “그 친구들은 그 친구들의 눈에서 멀어지면 아무리 친했던 사람도 잊어버린다”고 설명하며 그것이 바로 발달장애인의 특성이라고 덧붙인다.

정말 발달장애인은 그들의 눈에서 멀어지면 아무리 친했던 사람도 잊어버리는 것일까? 어떠한 근거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달장애는 장애유형별로 차이가 있지만 발달장애특성상 인지능력이 낮거나 주위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쉽게 잊어버리고 오랫동안 사람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1년여 기간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았으면 발달장애인이 그 상황이나 사람을 기억하고 있기 어렵다는 말이다.

인지능력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은 무엇을 외우거나 계산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인가를 기억할 수 있도록 외우는 암기나 계산이 어렵다고 해서 반드시 과거의 사물에 대한 것이나 지식 따위를 머릿속에 새겨두어 보존하거나 되살려 생각해 내는 기억력이 낮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없다. 

예를 들어 모든 발달장애인이 부모나 형제와 1년여 기간 떨어져 있다고 해서 본인들의 부모나 형제를 알아보지 못할 것인가? 또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및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고등학교 담임교사가 누구인지 모르는가? 대부분의 발달장애인은 기억하고 있는 정보의 양에 차이가 있지만 본인들이 아는 사람인지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인지 여부는 기억하고 있다. 즉, 인지능력이 낮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는 정보의 양이 적을 수 있지만 인지능력이 낮기 때문에 기억력이 낮다고 동일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장애인도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을 못할 때가 많다. 설령 기억해낸다고 해도 구체적으로 어디서 만났는지,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했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반면 오랜 기간 만나지 못했어도 본인에게 중요한 사람이고 교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끔씩 생각나고 멀리 떨어져 있거나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중요한 소식은 전하곤 한다. 비장애인도 발달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기억에서도 사라진다”는 말은 오히려 인지능력이 기억력이라고 단정하고 장애정도와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이를 모든 발달장애인으로 일반화함으로써 생긴 오류로 우리 스스로 만든 발달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아닌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작성자이미정 한신대 민주사회 정책연구원 장애인정책팀 연  dung727@naver.com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함께걸음 과월호 모아보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8672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노태호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