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제도, 피후견인의 의사결정권 확보를 위해 ‘특정후견’ 으로 가야 한다 > 지난 칼럼


성년후견제도, 피후견인의 의사결정권 확보를 위해 ‘특정후견’ 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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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의 한 개인운영신고시설에서 인권침해로 의심되는 일이 있다는 상담이 연구소에 접수됐다. 거주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시설에는 일하는 사람 없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거주인들이 청소며 빨래 등을 했고, 혼자 움직이기 어려운 분들은 일주일에 한번 겨우 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식사는 형편없었고, 거주인들의 건강도 위험스러운 지경이었으며, 시설의 원장은 목사 행세를 하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시설의 불쌍한 장애인을 도와달라고 이야기하며 여기저기 돌아 다녔다고 한다. 그런 원장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시설에 방문했고 열악한 시설과 지저분한 거주인들을 보며 그들을 위해 써달라고 후원금을 냈다.

하지만 원장은 거주인들에게지급되는 국가의 보조금과 후원자들의 후원금을 자신의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한다. 연구소와 홍천군은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이 시설 거주인들이 홍천의 다른 시설로 옮길 수 있도록 돕고 시설을 폐쇄했다. 시설 폐쇄와 함께 이 시설에서 인권침해 당한 분들의 법률지원과 권리옹호를 위해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하기로 했다.

   
▲ 홍천의 한 개인운영신고시설에서 거주하고 있던 지적장애인들은 열악한 생활환경 속에 방치되어 있었다. ⓒ함께걸음 DB

아울러 시설원장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할 수 있도록 변호사 선임, 수급비 및 재산관리와 자립생활계획수립 지원 등을 위해 특정후견심판을 청구했다. 이후 특정후견인들은 시설에서 인권침해를 당한 분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본인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법률지원과 지역사회에 네트워크를 만들어 이분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특정후견’은 성년후견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 중 우리나라에만 있는 유형으로, 피후견인의 특정한 사무를 특정한 기간 동안만 지원한다. 혼자 해결하기에는 경험, 정보, 판단력이 충분하지 못해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일정한 기간 동안만 지원
해 주는 것이 특정후견이다.

성년후견제도는 치매노인이나 정신적 장애인 등 특정 상황에서 판단과 결정이 어려운 분들이 후견인의 도움을 받아 본인의 업무를 스스로 처리하게 하는 제도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개인의 능력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후견인의 후견범위를 최소한으로 하고 후견 기간을 짧게 해야 한다. 그런 의미로 특정후견은 성년후견제의 이용을 고민하는 분들이 꼭 기억해야 하는 유형이다. 이번 특정후견청구와 심판 과정에서 가장 크게 고민한 것은 문제의 시설에서 거주하던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하려는 지적장애인에게 성년후견제도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또 어떻게 이용에 대한 동의를 받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지적장애인들에게 성년후견제도를 성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동의를 받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동의라는 것은 상대가 이 내용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데,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성년후견제를 과연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게 하겠느냐는 주장이다. 듣고 있으면 무척 그럴싸한 말이다. 하지만 이 주장이 옳다면 성년후견제도는 없어져야 한다. 우리 민법은 성년후견개시의 심판을 할 때 본인의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본인이 성년후견에 대한 내용을 알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바로 성년후견의 시작이 아닐까?

1급 지적장애인이라 해서 모두 성년후견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중요한 결정이나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경우 특정후견을 이용하면 될 일이다. 성년후견제가 만능일거란 생각은 버리자.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만큼 보충적으로 사용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성년후견제도이고 그러기위해선 성년후견이나 한정후견보다 특정후견을 기억하고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작성자최선호(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직업센터 간사)  dung7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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