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장애누리 “언론사들, 장애인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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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0일) ‘ㅎ신문사’ 칼럼에 “청맹과니 정부”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청맹과니’를 ‘겉으로 보기에는 눈이 멀쩡하나 앞을 보지 못하는 눈. 또는 그런 사람’으로 풀고 있다. 즉, 시력에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과거에 맹인, 농자 등과 나란히 사용되던 말인데, 지금은 장애인에 대해 비하의 소지가 있어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4월은 ‘장애인의 달’이다. 하지만 장애인은 그리 즐겁지 못하다. 세상을 등진다는 장애인들의 소식들과 차별과 불평등에 아파하는 장애인들의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제를 제기하는 ‘ㅎ신문사’를 비롯한 많은 언론사들이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시각이 낮기 때문이다.
그 동안 언론기사에서 장애인을 왜곡하거나 낮추어 표현하는 경우가 있었다. 장애인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용어를 기사의 제목으로 사용하거나 내용에 포함하는 경우도 많았다. 장애인 단체들의 노력으로 장애인을 왜곡하는 등의 언론기사는 이제 많이 줄었다. 하지만 장애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용어의 사용은 아직도 줄지 않고 있다.
우리 단체가 지난 해 언론모니터를 통하여 장애인을 비하하는 등 잘못된 용어를 사용한 언론사들을 모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장애인 비하 용어 사용은 줄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의 한계 때문인지, 언론사들이 장애인단체나 국가인권위원회를 우습게 알아서인지 모르지만 언론사들은 초지일관이다.
열흘만 있으면 장애인의 날이다. 다음 주부터는 장애인과 관련한 기사를 뽑아내려고 언론사마다 경쟁을 벌일 것이다. 하지만 언론사들이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4월에 반짝하고 장애인 기사를 쏟아낼 것이 아니라 종사자들에게, 집필진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부터 쌓도록 교육을 하는 것이 우선순위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 단체는 지난 한 해 언론모니터 결과를 가지고 국가인권위원회에 다시 차별 진정을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단체의 차별 진정 때문에, 장애인들의 요구 때문에 마지못해 태도를 바꾸는 언론사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장애인단체로부터 ‘언론사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수치스런 말을 언론사들이 듣지 않으려면 자발적으로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야 하고, 장애인과 관련한 용어를 순화할 수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2014년 4월 11일
장애인정보문화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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