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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야나 아이들

[신순규의 뉴욕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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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지난 11월 중순부터 벌써 최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첫눈도 그때 내렸지요. 올해는 가을이 참 짧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달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미국의 최고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11월 말에 지내면, 한 달쯤 후에는 크리스마스, 많은 아이들이 기대하는 그 날이 찾아옵니다. 과자와 우유를 거실 탁자 위에 내어놓고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고, 부모나 친척으로부터 선물을 받을 생각에 마음이 들떠 있는 아이들도 많지요. 크고 작은 소매상들은 연간 판매량의 20~40%가 달려 있는 크리스마스 기간에 더 많은 고객을 끌기 위해 큰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런 상업주의에 초점이 맞춰져버린 크리스마스의 요란함 때문에 크리스마스의 원래 메시지는 듣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하나님께는 영광, 땅에는 평화, 인류에게는 구세주’라는 메시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대개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섬기는 사람들 뿐인 시대가 되고 말았지요. 하지만 크리스천이든 아니든 세상에 평화를 소원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제가 연관되어 있는 야나 선교회에서 하는 일을 소개할까 합니다.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지만, 선교회에 연관돼 있는 모든 이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일을 할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저는 장애인들이 쉽게 빠져들 수 있는 함정에 아주 오랫동안 빠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장애인이니까 도움을 주는 것보다는 도움을 받는 것이 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함정 말이지요. 그러나 제가 다니던 교회의 부목사님 중 한 분인 황주 목사님이 2008년부터 고등부 아이들과 함께 서울에 있는 동명아동복지센터에 여름 선교를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저는, 눈에 보이는 장애는 없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과 함께 그들을 돕는 일을 지금까지 해 왔습니다.

야나는 영어로 YANA. ‘유아 낫 얼론(You Are Not Alone)’, 즉 ‘너희들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동명아동복지센터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부모들이 맡아 키울 수 없는 아이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갓난아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 까지 현재 77명이 살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처부터, 부모와 같이 살 수 없어 생기는 불이익 때문에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선교회는 그들에게 실질적인 방법으로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매년 여름 고등학생들과 목사님, 전도사님 및 어른들로 구성된 팀이 동명에 갑니다. 동명의 큰 아이들과 함께 어린 아이들을 위해 여름성경학교를 엽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는 동명 아이들과 함께 다른 곳에서, 지방 교회나 탈북자 교회에서 아이들을 위한 영어성경캠프를 열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의 도움만 받던 동명 아이들도 이 팀과 함께 다른 아이들을 위해 일을 하면서 도움 받는 것보다 도움을 주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를 배웁니다.

사실, 동명과 같은 보육원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보육원에 살고 있을 때보다 보육원을 떠난 후에 더 큰 도움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정말 의지할 사람도 없고, 살 집을 구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가혹한 현실을 맞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니까요. 또 장학금을 주는 곳도 있고, 대학 들어갈 때 특혜를 주는 학교도 있지만 생활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학교에 진학해서 공부를 계속하는 학생들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직장을 얻을 때에도 가족사항이나 성장 배경 공개를 요구하는 경우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불공평을 줄이기 위해서, 야나 선교회는 현재 세 가지 일을 하고 있고, 아울러 몇 가지 일을 더 계획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는 매년 동명 아이들 네 명과 사회복지사 두 명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플라잉 해피니스(Flying Happiness・날으는 행복)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주 정도 미국에 머물며 많은 이들의 사랑과 대접을 받고, 누구도 부러워 하지 않을 미국 여행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세상에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야나가 매년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작년부터는 야나 선교회가 소개해주는 미국 직장에서 두 달 동안 인턴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를 졸업한 동명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일을 잘 하고 그와 관계 되는 공부를 마친 학생들에게는 인턴으로 일했던 직장에서 취업비자를 내어 줄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유학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시작했는데요, 중학교 1학년 아이를 초청해서 공부를 시키고 있습니다. 이 아이는 지금 저와 같이 우리집에 거주하며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아이들을 유학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유학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아이들을 일반적인 가정에서 생활하게 하고 더 밝은 앞날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앞으로는 한국에서 보육원을 떠난 후부터 ‘완전독립’을 할 때까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야나를 설립해서 살 수 있는 집을 제공하고, 어떻게 독립해야 하는지에 대한 훈련 등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항상 도움만 받던 제가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합니다. 세상을 향한 평화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꼭 해드리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그럼 <함께걸음> 독자 여러분, 미국 뉴욕에서, 성탄의 인사를 보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작성자신순규 뉴욕 월가 애널리스트  lim0192@cowal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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