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의 이모저모를 차별 없이 누리며 살아가기 위해
충청 소식 / 함께걸음 도민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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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보다 무더운 2025년 5월의 여름, 대한민국은 정치 이야기, 선거 유세, 그리고 그 안에 장애인 인권 이야기로 소란스럽다. 이모저모 여러 이야기가 나오면서 세상을 이롭게 누리기 위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은 지역 장애 커뮤니티를 향한 공약을 발표하는 중이다.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이나 ‘5대 돌봄 국가책임제’와 같이 다양한 공약이 나왔지만, 실질적으로 이행되거나 실행되지 않고 주장에만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애인 복지계나 장애 인권 전문가들은 매번 반복되는 공약을 보며 구체적인 실천 방안 없이 추상적인 내용만 반복할 뿐이라고 말한다. 또한, 현실에서는 장애인 복지, 권리를 위한 움직임이 아닌 장애인 관련 예산 지원을 줄이고 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 모습은 역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 Chat GPT를 활용하여 제작한 선거관련 이미지
특히, 충청권에서는 신체적 장애를 가진 유권자에 대한 참정권을 보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 장애를 지닌 유권자를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고 말한다. 충청권의 만 18세 이상 지적·자폐·정신장애자는 약 4만 2000명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투표에 참여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패널조사 2차 웨이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대선 당시 ‘충청권 정신적 장애인의 대통령·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에서 선거 투표율은 74.2%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신적 장애인의 투표율은 절반을 넘지 않는 49.5%에 불과하다. 충청권 정신적 장애인들의 절반 이상이 국민의 기본 권리인 투표권을 행사할 기회를 얻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분석해 보자면, 정신적 장애인의 투표 거부가 아닌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이 부족하고 관련 복지와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민주주의 시대야말로 국민으로서의 단 한 사람의 참정권이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 지역 사회와 지역민들이 함께 관심을 기울이면서 진정한 공동체를 누려야 한다.

△ '선거동행' 투표연수 활동 사진 (사진출처. 충청남도 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 홈페이지)
이러한 관심과 노력에서 지난 5월 7일 충청남도 선거 관리 위원회가 공주시 계룡면 ‘충청남도 남부 장애인 종합 복지관’에서 장애인 유권자 60명을 대상으로 참여형 선거 연수를 실시했다. ‘선거동행’이란 이름으로 6월 3일에 있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국민으로서의 참정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투표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수다. 해당 연수에서는 후보기표, 투표 순서 등의 투표 방법과 모의 투표를 진행하면서 발달장애인이 자신의 판단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고 투표의 소중함을 알 수 있도록 도왔다.
결국 정신적 장애는 국민으로서 차별 없이 세상을 누리기 위한 과정의 걸림돌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가와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면서 지지대의 역할을 해야 한다. 걸림의 순간이 아닌 함께 앞으로 나아갈 추진력을 얻기 위한 지지대인 것이다.

△ 누리슈 캐릭터 (사진출처. 대전광역시 시사회 서비스원)
한편, 충청남도 대전시에서는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누리슈’ 캐릭터를 공개하면서 앞서 말한 ‘추진력을 얻을 지지대’의 순간을 선보였다. 누리슈라는 이름은 ‘누리세요’라는 충청도 사투리와 ‘누리(세상)’, 고대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빛의 신 ‘슈(Shu)’를 결합하여 지은 것으로 ‘세상의 빛’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누리슈의 모티브가 된 동물은 대전 중구 대사동 보문산에 사는 천연기념물 하늘다람쥐이다.
지역 청년 작가인 한남대학교 회화과 3학년 김지우 씨와 장애인 예술가를 지원하는 기업 블룸워크의 양수연 대표가 함께 제작했다. 김지우 작가는 자폐성 장애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예술 세계를 표현한다. 장애인의 무한한 가능성과 지역 청년 작가의 뛰어난 재능이 만나 탄생한 특별한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모두가 차별 없이 ‘누리는’ 세상을 향해 오늘도 걸음을 내딛고 있는 이들이 있다.
작성자글. 최은파 도민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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