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문화, 아카데미와 영화제로 확장: 배우고, 느끼고, 즐기다
도민기자단 / 충청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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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이음 예술창작 아카데미
예술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공감하게 만든다. 그림을 보면서 작가가 되어 창작의 순간을 상상한다. 또는 영화 속 등장인물의 마음을 따라가며 사건을 상상하는 동안, 나는 마치 다른 세상에 잠시 들어간 기분이 된다. 그리고 그 상상은 그림, 음악, 연극, 영화 같은 다른 예술로 이어지며 내 마음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문학을 공부하는 기자로서, 나는 늘 예술이 가진 힘을 느낀다. 예술은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책 속에서 느낀 작은 상상도, 예술이라는 매개를 통해 현실 속에서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과 동시에 설렘을 준다.
이런 배경 속에서,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참여는 점점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청주에서는 그 설렘이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 ‘2025 이:음 예술창작 아카데미’ 하반기 과정과 ‘제4회 충북장애인인권영화제’가 연이어 열리며, 장애인들이 직접 배우고 창작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는 장을 마련했다. 단순히 참여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의 권리와 가능성을 사회에 보여주는 뜻깊은 순간이다.
청주에서 열린 아카데미는 장애인들의 상상이 현실로 펼쳐지는 장이다. 교육 대상에 따라 세 가지 과정으로 나뉘어 운영되며, 장애·비장애 예술인, 문화예술 기획자, 관련 기관·단체 관계자 등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미술, 국악, 무용,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자가 직접 창작자가 되어 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하반기에는 충청권 장애 예술 현장 탐방 프로그램과 홍익대학교·서원대학교가 함께하는 연극·움직임·극작 교육 과정이 새롭게 신설되어, 지역적으로 교육 기회가 부족했던 장애 예술인들에게 보다 많은 참여의 길을 열어주었다.

△ 제4회 충북장애인인권영화제 포스터
한편, 같은 시기 열린 ‘제4회 충북장애인인권영화제’는 장애인의 탈시설 권리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상영하며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상영작으로는 민아영·장호경 감독의 ‘여기가’, 박종필 감독의 ‘시설장애인의 역습’, 이쉬트반 체츠벤카 감독의 ‘내 인생은 나의 것’, 민아영 감독의 ‘희망의 기록2: ’나‘를 찾는 시간’ 등이 있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단편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장애인의 삶과 목소리를 예술로 전했다. 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었고, 관객들은 작품을 보며 장애인의 현실과 권리에 공감하며 마음속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송오영 소장은 “이번 영화제를 통해 탈시설이 장애인에게 주는 긍정적 영향과, 지역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카데미와 영화제는 방식은 다르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하나는 직접 배우고 창작하며 경험을 쌓는 장을 제공하고, 다른 하나는 작품을 감상하며 사회적 메시지를 공유하고 공감할 기회를 제공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장애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관객과 사회가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돕는다.
앞으로도 충청 지역에서는 이런 프로그램이 점점 더 늘어나길 기대한다. ‘2025 이:음 예술창작 아카데미’는 상·하반기로 정기적으로 참여자를 모집하며, 다음 충북장애인인권영화제 역시 새 작품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장애인의 예술 활동과 문화 참여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이 안에는 각자가 겪는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누군가는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이야기를 통해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힌다. 장애인들이 예술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과정이기도 하다. 동시에 관객과 사회는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리가 놓치고 있던 이야기와 감정을 접하게 된다.
나는 이러한 경험이 단순히 프로그램 참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시선과 편견을 바꾸는 작은 변화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장애인의 문화 참여는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드는 세상의 폭을 넓히고, 다양성을 존중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힘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독서를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예술을 통해 그 상상을 현실로 이어가는 것처럼, 아카데미와 영화제는 장애인과 시민이 함께 느끼고, 배우고, 공감하며, 사회적 연결을 만들어가는 장이다. 나는 그 속에서 우리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며, 작은 변화들을 이어가길 기대한다. 예술과 참여가 만들어내는 이 경험 속에서, 우리는 단순히 관객이나 참여자가 아니라, 함께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드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작성자글. 충청지역 최은파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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