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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은 선택이 아니라 권리입니다

도민기자단 / 제주소식

본문

 
“돌봄이 필요하지만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었습니다.”

장애가정에서 자주 듣는 이 말은, 지금의 우리 사회가 마주한 큰 질문이기도 합니다.
돌봄은 과연 ‘가족의 책임’으로 남아야 하는가, 아니면 사회가 함께 지켜야 할 기본권인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해 만든 정책이 ‘제주가치돌봄사업’입니다. 필자가 제주특별자치도 복지가족국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2023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25년 전면 시행에 이르기까지, 제주가치돌봄은 “돌봄은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돌봄을 ‘문턱 없는 권리’로 만들고자 했던 이유
장애인, 고령자, 1인 가구, 돌봄 단절 위험군이 겪는 어려움은 다르지 않습니다. 몸이 불편해도, 병원에 갈 일이 있어도, 집안일이 어려워도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더 큰 고립감과 불안을 만듭니다.
 
기존의 돌봄 체계는 대상군별로 분절되고 접근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제주가치돌봄은 “도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보편돌봄”, 즉 돌봄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필요한 순간에 바로 연결되는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읍면동 통합돌봄전담창구「1577-9110」 상담콜–온라인 신청까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장애인의 일상을 바꾼 제주가치돌봄의 실제 변화들
정책은 종이 위에서 잘 만들어지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누군가의 삶을 바꾸어야 비로소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여러 장애인 사례를 통해 제주가치돌봄의 가치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병원 갈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고마울 줄 몰랐다”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시각장애 고령자 A씨(88세)는 시력 저하로 외출이 어려워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한 채 건강 불안을 안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가족들도 모두 육지에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장기간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야 했었죠. 제주가치돌봄은 A씨에게 병원 동행지원, 방문목욕 서비스, 주거 안전편의시설 설치등을 즉시 연계해 드렸습니다. 복지사는 정기 진료에 동행해 예약·접수·이동을 모두 지원했고, 가정 내 낙상을 방지하기 위해 미끄럼방지 손잡이, 화장실 안전바, 조명 보강 등을 설치해 드렸습니다.
 
A씨는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사라졌다”며 “병원에 갈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삶의 안전이 달라졌다”고 애기 하고 있습니다. 이 사례는 제주가치돌봄이 이동에 제한이 있는 장애인의 건강권 보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인 것입니다.
 
“재활운동을 통해 다시 사회와 연결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뇌병변장애를 가진 40대 B씨는 휠체어를 이용하며 재활이 필요했지만 적절한 서비스를 받지 못해 회복이 지연되고 있었습니다. 제주가치돌봄은 그에게 운동지도 프로그램을 제공해, 전문 재활 운동을 통해 관절의 굳어짐을 방지하고 일상 동작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습니다. 이 사례 역시 장애인의 신체 기능 회복을 위한 재활 중심 돌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제주가치돌봄은 장애인 돌봄 사각지대를 가장 빠르게 줄이고 있는 모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전문가들은“제주가치돌봄은 발굴–연계–맞춤 지원이 정확히 작동하는 전국 유일의 지방정부형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병원 동행, 운동·재활 지원, 주거환경 개선은 장애인이 실제로 필요하지만 기존 복지 체계가 제공하지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향후 발달장애인·중도장애인·정신장애인 등으로 서비스가 확장될 경우, 제주가치돌봄은 “전국적 표준 모델”이 될 것이고, 내년에 시행될“돌봄통합지원법”의 기본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제주가치돌봄이 남긴 가장 큰 성과는 ‘공동체의 회복’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이용자 12,694명, 서비스 8,093건, 만족도 90점 이상, 수많은 숫자들이 사업의 성과를 말해줍니다. 그러나 제가 가장 크게 느낀 성과는 숫자가 아니라 “제주 공동체의 가치 회복”입니다. 제주는 내 이웃을 돌보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자연스럽게 챙기는 서로의 삶을 기대어 살아가는 「수눌움 공동체 문화」를 갖고 있었습니다. 제주가치돌봄은 그 문화의 현대적 회복이자 더 이상 가족의 부담으로만 돌봄을 남겨두지 않는 사회적 약속입니다.
 
"돌봄은 누군가에게 미안하게 청하는 일이 아닙니다”
장애인이든, 노인이든, 1인 가구든 누구나 아프고, 약해지고,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그 순간을 외롭게 만들지 않기 위해, 제주는 돌봄을 개인의 요청이 아니라 사회의 책임으로 다시 정의했습니다. 제주가치돌봄은 그 첫걸음입니다. 그리고 이 정책은 앞으로도 도민의 안전과 존엄을 지키는 단단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돌봄은 연민이 아니라 존중의 실천입니다. 누군가를 돌보는 일은 그 사람의 삶이 존엄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행위입니다.
제주가치돌봄이 장애인의 일상과 삶을 변화시키고 지역 공동체를 다시 따뜻하게 만드는 데 작지만 확실한 기여를 하고 있음을 저는 확신합니다. 앞으로도 제주는 “돌봄 걱정 없는 제주”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제주”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작성자글. 제주지역 강인절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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