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토박이 장애인이 경험한 1년
도민기자단 / 강원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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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원도 토박이 장애인이다.
29년 동안 강릉과 춘천에서 살아오며 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 정책위원, 강원도 청년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그만큼 강원도에 대한 애정도 크다. 내가 느낀 강원도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과 관광을 넘어,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점이다. 춘천에는 호수가 있고, 원주·정선·인제에는 푸르른 산이 있다. 동해안에 위치한 강릉·동해·속초·고성은 넓은 바다를 통해 쉼과 여유를 선물한다. 이런 자연환경은 강원도만의 분명한 자산이다.
나는 이 풍경을 장애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살아간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강원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장애인의 이동은 쉽지 않았다. 여행은 커녕 일상적인 외출조차 큰 결심이 필요했다. 여가뿐만 아니라 삶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 즉 일할 수 있는 공간과 주거 공간에서의 편의시설 부족은 장애인에게 현실적인 장벽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강원도는 분명 달라지고 있다. 여행과 문화 콘텐츠 속에서 ‘무장애 여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장애인 일자리 확대와 장애 관련 시설 확충을 통해 지역 안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분명 환영할 변화다.
그럼에도 아직 여기서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특별하지 않게’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은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평범함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꾸준한 노력과 성찰이 필요하다.
나는 그 출발점이 올바른 장애인 인식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인식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기술과 문화가 발전하더라도 장애인의 삶에서 그 변화는 더디게 체감될 수밖에 없다. 시설과 제도가 만들어져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공존은 구호에 그치기 쉽다.
강원도는 지금 변화의 길 위에 서 있다. 자연과 관광의 도시를 넘어, 누구나 살 수 있는 지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삶이 그 변화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 장애인이 안전하게 이동하고, 일하고, 쉬며 살아갈 수 있는 지역. 그곳이 진정한 의미의 ‘살기 좋은 강원’일 것이다.
작성자글. 강원지역 김남영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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