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소리] 해방과 동시에 해결했어야 했다. > 대학생 기자단


[징소리] 해방과 동시에 해결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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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몸에 화상을 입어 살이 뭉그러지고, 뼈 없는 아이를 출산하고, 한쪽 팔을 잃고, 안면이 굳어지고, 유방 한쪽을 잃고, 뼈가 썩어져 가고, 간질, 호흡장애로 인한 천식, 손발이 마비되고, 전신이 화상으로 매일 고통받고, 지각기능 마비로 혈액순환이 안 되어 피부가 검어지고, 판별력을 잃어버리고, 근육수축증이 일어나고, 두 눈이 실명되는 등(원폭 1세)
 손가락이 모두 없고, 3세 이후 판별력이 정지되고, 만성두통으로 시달리고, 정신착란 증세를 일으키고, 얼굴과 등에 진물이 흐르고, 피부가 논바닥 갈라지듯이 갈라지고, 지능이 낮고, 변성기를 갖지 못하고, 배꼽 아래가 모두 검은 털로 뒤덮혔고, 피부도 검게 변색되고, 얼굴에 점이 생기고 그것이 점점 커지면서 털이 나고, 심장 박동이 격렬하고, 가슴부위가 움푹 패이고, 만선간염에 입천정에 구멍까지 뚫리는 등(원폭 2세)

 이상은 지금부터 46년 전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살았던 한국인들이 피폭 이후 지금까지 당하고 있는 고통의 일부분이다. 원폭 투하로 5만여명이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2만여명이 피폭자로 남아 있다.
 지난 1987년 한국원폭피해자협회는 일본 정부에 일본인 피폭자에 대한 대우를 감안한 최소한의 치료비조로 23억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1991년 5월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 때 일본정부는 우리 정부에게 보상 차원이 아닌 인도적 차원에서 총 40억엔 중 올해 말까지 17억엔을 지급하고, 나머지 23억엔을 나누어서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이 보상액으로 밝힌 40억엔은 해방 이후 46년 간 겪은 피폭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작은 액수이다.

 한국인 피폭자는 거의 방치되고 있는 상태인데 원폭 피해자들은 일본인 피폭자들이 받고 있는 각종 지원-의료비 전액 무료, 연 2회 건강진단, 의료특별수당, 생계보장수당 등-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65년 한일국교정상화 때 맺은 불평등협약으로 인해 자신들의 권리를 청구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87년 이후 중단되었던 도일치료가 재개되어야 하며 진료사업의 확대와 전문병원의 설립 등 이들이 인간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1945년 8월6일 이후 이들이 겪는 고통은 2세, 3세까지 대물림되며 계속되어지고 있다. 핵에 대한 피해와 두려움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있다. 한반도 전체를 몇 번씩이나 초토화시킬 수 있는 1,000여개의 핵무기가 배치되어 있다. 이뿐 아니라 한·미 양 정부는 핵전쟁을 전제로 해마다 팀스피리트 훈련까지 강행, 군사기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피해가 생존권 침해 까지 번질 만큼 심각하다. 핵무기로 인한 전쟁의 두려움과 긴장, 반평화적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우리 한반도의 현실인 것이다.

 그 후 6, 70년대를 거치면서 정신대, 학도병, 징용 등 일본이 못할 짓을 했던 행위들을 한일국교정상회담이라는 허울좋은 구실을 붙여 더러운 돈으로 환산해줌으로 일본을 해방시켜 주었다. 그 후 피해 당사자들인 이 땅의 민중들은 땅에서 쫓겨나 미싱, 선반작업대, 공사장, 숨막히는 공장건물 안에서 뼈빠지게 일했으나 자신의 삶을 위한 집한칸 마련하지 못한 채 재개발 지구를 전전하고 있고 가진 자들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지역차별정책을 공공연히 쓱 되었으며, 그 결과 지역감정이라는 망국적인 정서를 백성들에게 강요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해방이후 곧바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산적한 결과이다.
 복지정책은 모든 자본주의 국정 책의 골간을 이룬다. 최소한의 삶에 대한 보장이 있어야 체제가 유지된다는 역사적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현재 정부는 많은 사람들을 중산계층이라는 허위의식을 가질 수 있는 조건들을 선전함으로 복지정책을 대신하고 있다. 이에 대항하여 농민, 노동자, 도시빈민, 교사, 정신노동자, 지식인 등이 사회,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에서 변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들은 각기 조직을 통해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있다. 튼튼한 조직을 가진 집단일수록 그들의 논리가 빛을 보고 있다. 같은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로 될 때 튼튼한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지금도 교통사고, 산재사고, 환경오염, 전쟁, 핵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이는 개인의 육체적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응의 기회를 상실하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다.
 장애인문제는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요인이 맞물린 상황이다. 사회 제모순의 첨예한 대립물의 산물이고 해결해야 될 모두의 과제라는 데 일정 정도 인식을 같이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멀리 제주에서 장애인단체들이 연합조직을 준비하고 있고, 부산에서도 연합체를 위한 준비위원회가 결성되었으며, 서울에서는 시각장애인들이 한국맹인총연맹을 결성하였다. 이들 장애인조직들이 전체 장애우 연합체 건설에 영향을 주리라 예견되어진다.

글/김정열
 

작성자김정열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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