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 그리고 진짜 필요한 것은 사회적·물리적 거리 축소
도민기자단 / 강원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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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 이미지 ⓒ함께걸음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과 관련한 기념일이 많은 달이다. 이번 어린이날을 맞이해 강원권 각 지역에선 동심의 세계로 떠나는 축제가 열리고, 강원FC 경기를 통해 가족이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또한 어버이날에는 부모님에 대한 공경의 마음을 담아 카네이션을 만들거나 편지로 사랑을 표현하는 따뜻한 풍경이 펼쳐진다.
모두가 행복을 이야기하는 이 5월, 나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우리 지역을 바라보게 되었다. 강원도에 사는 장애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그 가족들의 삶은 어떨까? 이들을 위한 맞춤형 제도는 잘 작동하고 있으며, 수도권 등 다른 지역과의 격차는 어느 정도일까? 장애인 인식개선 전문강사이자 도민기자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짚어보고자 한다.
수도권과 강원권, ‘물리적 거리’가 만드는 기회의 격차
수도권의 장애 아동 가족들은 집을 나서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발달재활센터, 특수교육기관, 대형 병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지하철이나 저상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는 선택지도 넓다.
반면, 산간 지역이 많고 면적이 넓은 강원도의 현실은 다르다. 춘천, 원주, 강릉 등 특정 거점 도시에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다 보니, 외곽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들은 아이의 언어치료나 물리치료를 위해 왕복 2~3시간을 길 위에서 보내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부모님들의 입에서는 “아이의 더 나은 학습과 치료를 위해 수도권으로 이사를 가야 하나 매일 고민하고 있어요”라는 짙은 한숨이 흘러나온다. 이러한 ‘물리적 거리’는 결국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극대화하고 아이들의 기회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 그러나 남은 아쉬움
물론 강원도 역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가동한 ‘2026 장애학생 인권지원단’은 18개 단을 구성해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맞춤형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다. 또한 강원도장애인체육회가 운영하는 ‘장애인스포츠버스’처럼 장비와 지도자가 직접 지역 곳곳을 찾아가 인프라의 격차를 해소하려는 시도도 돋보인다. 여기에 더해 ‘강원특별자치도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는 지역 내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해 개인별 특성에 맞춘 생애주기별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주간·방과후 활동 서비스 및 부모 교육, 권리구제 등 다양한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가족들의 체감 온도는 아직 차갑다.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들이 마음 놓고 땀 흘리며 스포츠를 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절실해요”, “법정 15개 장애 유형이 있는데, 강원권의 지원이나 프로그램은 너무 한두 개의 특정 유형에만 몰려 있는 것 같아요”라며 세밀하지 못한 정책의 아쉬움을 토로한다.
인프라를 넘어, ‘실패해도 괜찮은 사회의 울타리’로
수도권과 뼈아픈 인프라 비교와 정책적 아쉬움 속에서도, 결국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게 남는 것은 가족과 아이의 깊은 유대관계, 그리고 사랑이다.
더 좋은 정책과 훌륭한 교육 인프라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는 부모님들을 만날 때면, 나는 인식개선 강사로서 조심스레 이렇게 당부하곤 한다. “부모님, 좋은 인프라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는 그저 아이와 온전히 행복한 시간을 보내주세요. 그리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아이가 일상에서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 주세요.”
강원도가 나아가야 할 진정한 방향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해야 한다. 지자체는 장애 당사자에게 단순히 시혜적인 정책과 물질적 지원을 ‘주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당사자들이 사회 속에서 직접 경험하고, 부딪히고, 때로는 뼈아프게 실패하더라도 “괜찮다, 다시 해보자”라고 품어줄 수 있는 ‘사회의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야 한다.
5월 가정의 달, 모두가 온전히 행복하기 위해 진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거창한 건물이 세워지기 전이라도, 당사자의 자립을 응원하는 다양한 인식개선 강연과 교육이 강원도 곳곳에 스며든다면 어떨까. 이웃을 평범한 일상으로 마주하는 도민들의 다정한 시선이 모일 때, 우리가 느끼는 심리적·물리적 거리감은 눈 녹듯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작성자글. 강원지역 김남영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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