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소리] 다시 확인한 뭉쳐야 산다는 교훈 > 대학생 기자단


[징소리] 다시 확인한 뭉쳐야 산다는 교훈

본문

 교육이 가지고 있는 큰 역할 중의 하나는 인간의 잔존능력을 발전시켜 사회에 공헌하게 하는 것이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특수교육은 장애인의 존재 형태에 따라 장애인의 잔존능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발전시켜 그 능력을 사회 속에서 실현하게 하고 장애인도 교육을 통해 각자의 삶에 대한 의미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충남지역에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는 2개뿐이어서 그 지역의 장애아동들은 교육의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고, 이를 보완하고자 인애학교를 설립하려 했다. 그러나 천안군 성거읍 지역주민들의 인애특수학교건립 반대는 장인들뿐만 아니라 많은 비장애인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국가에서 설립하는 공공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주민 반대를 이유로 시행처인 충남도교육위나 충남도청, 천안군청은 안일한 행정태도를 보였고, 이로 인하여 장애아동들은 또 한번 좌절을 맛보게 되었다.

 지난 5, 6년간만 해도 장애인 시설이나, 특수학교에 대한 지역주민 반대로 문제가 되었던 것이 10건이 넘었고, 장애인들은 장애관련단체를 중심으로 많은 노력들을 기울였지만 단 한번도 장애인들의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하고 물러서고 말았다.
 이러한 패배감과 절박한 위기의식이 이번 인애학교 사태에서는 거꾸로 장애인들의 단결을 촉구하는 매개체가 되어 이 사건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장애인시설은 설립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져 장애관련 제 단체의 공동대처를 위한 조직을 꾸려내기에 이르렀다.

 천안인애특수학교 사태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노력에 힘입어 인애학교 건립 싸움은 현재 도청으로부터 입지승인을 받아놓고 있다. 지금의 성과물을 얻어내기까지의 특징적인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로, 그 지역 장애인 부모회 활동이 매우 활발했다는 점이다. 이영자 회장을 중심으로 장애아 교육의 주체인 부모들이 시행처인 충남도교육위와, 군청, 도청과 끊임없이 싸웠고, 이들 장애인 부모들의 의지와 노력이 알려지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동조세력이 많아지게 되었다.

 둘째로, 공동대책위원회의 구성이다. 현재까지 장애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세 번의 공동대책 위원회가 구성되었다. 82년의 법관임용탈락사건 때 법인단체를 중심으로 자연발생적으로 모였던 것을 시작으로 89년 장애인복지법 개정과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그리고 천안 인애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바로 그것이며 이 세 번의 단결된 힘은 우리 모두에게 "뭉쳐야 산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특히 89년 공대위의 경우 양 법안 입법 과정과 정책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 한국장애운동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현재의 한국 특수교육 현실은 질적으로나(교사의 질, 특수학교 운영의 비민주화 등), 양적으로나(법적, 제도적 장치 미흡, 학교 수의 절대 부족 등)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주체세력(특수교사모임, 장애인부모회 등)의 역량부족으로 한국의 특수교육은 당분간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 같다.
 92년이면 14대 국회의원 선거가 잇고, 93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이러한 정치적 변화 속에서 사회 각계 층은 자기집단의 역량 강화와 목소리를 높여 나갈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장애인계에서도 그동안 서운하고 불편했던 모든 것들을 훨훨 떨쳐 버리고 대승적인 입장에서 변화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즉 실질적으로 장애인을 대표할 수 있는 조직건설에 일차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그 조직을 기반으로 시작해 있는 제반 장애문제를 풀어 갈 때 장애인들의 전망은 더욱 밝을 것이다.

글/신용호

 

작성자신용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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