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소리] 장애우와 인간의 존엄성 > 대학생 기자단


[붓소리] 장애우와 인간의 존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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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서울 신월동에 장애우 재활원이 신축되고 있을 때, 장애우 기관이 들어오면 집 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반대한 결과 재활원이 그 곳으로 이전하지 못한 일이 있었다. 그 후 청량리에 장애우들이 회관을 건립하려 하자 그곳의 주민들도 장애우들의 입주를 반대했다. 오늘날 우리나라 전국의 대도시에는 똑같은 일이 공식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이것은 우리 국민들이 장애우들의 존엄성을 얼마나 경시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뉴욕대학의 사회심리학자인 Rokeach 교수가 미국인의 가치관을 조사한 결과, 그들이 최고의 가치를 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었다고 한다. 즉 명예나 돈보다 인간의 존엄성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있다는 것은 경제적 부에만 최고의 가치를 두는 우리의 현실과는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내가 1971년 뉴욕주 북부에 있는 조그마한 타운 델리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을 때, 이웃 도시의 대학에서 카운슬러로 근무하고 있는 어토우 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나에게 자기 집에 와서 9살 난 딸 크리스틴과 6살 난 아들 로버트와 함께 하루를 지내달라는 의외의 부탁을 했다. 나는 그녀에게 당신의 자녀와 함께 지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묻자, 그녀는 "내 아이들이 인생을 살면서 큰 고난에 직면했을 때, 당신처럼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이 혼자 외국에 와서 어려움을 이기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그들에게 큰 용기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어토우 부인의 자녀들에게 인간 교육의 기회를 주었는지 모르지만, 그들과 함께 즐겁게 하루를 지냈고, 그 다음날은 그 아이들의 학교를 방문하여 우리나라의 동화도 들려주었다.

선진국의 학부형들은 자기 자녀들이 장애 아동과 함께 교육을 받는 것에 대하여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고, 학교 당국도 학부형들에게 장애아동과의 통합교육은 훌륭한 인간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와 같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의 가슴에 인간의 존엄성을 귀중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관이 성숙되어야 할 것이다.

유명한 심리학자 에스코 오버만(Esco Obermann)은 그의 저서 미국의 직업재활의 역사(The History of Vocational Rehabilitation in America)에서 "장애우의 역사는 일반인의 역사가 그러하듯이 인간의 존엄성과 기회를 덕기 위한 긴 투쟁의 역사이다" 라고 했다. 그가 설명한 투쟁(Struggle)은 노력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우리 사회도 인간의 존엄성을 획득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작성자임안수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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