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장애우아우성 장애우 성교육 방법론 쏟아져 나와 > 대학생 기자단


2000 장애우아우성 장애우 성교육 방법론 쏟아져 나와

인형, 시청각 자료, 성기관 모형 등 다양한 교구 통한 성교육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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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성하면 이제는 몹시 설쳐대는 모습을 연상하기보다는 성교육이란 개념이 먼저 떠오른다. 구성애 씨가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성’의 줄임말로 쓰면서 유행어가 되었지만 쑥스럽게 생각해 온 성이란 말을 아우성이라는 깜찍한 말로 바꾸어 버렸으니 아주 잘된 조어란 생각이 든다.
아우성이란 말과 함께 성교육 문화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지난해 이제 우리도 잊어버렸던 아우성을 찾자고 장애우들이 모였다. 그것이 장애우 아우성대회였다. 장애우들의 성이야말로 아우성쳐도 부족할 만한 일이다.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한 2000 장애우 아우성대회 현장을 찾았다.

 보건복지부 14개 시설 성교육 프로젝트 지원 등으로 장애우 성교육 본격화

 “지난해에는 단순히 아우성에서 바라보는 관점으로 접근하는데 그쳤지만 2000년 대회는 인형극 등을 활용해 한 해 동안 현장에서 해왔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실제 현장에서 장애우 성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방법론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김영란 아우성센터 관장은 2000 장애우 아우성대회의 의의를 이렇게 요약했다.

아우성센터는 지난해 행사를 마치고 올해부터 매달 현장에서 장애우문제를 다루고 있는 관계자들과 함께 월례모임을 지속적으로 갖고 장애우의 성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침 올해 보건복지부에서 14개 장애우 시설에 대해 성교육 프로젝트 지원하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어 더욱 실제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모두 장애우 성교육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방법론에서는 난감하다는 반응들이 많았다. 문제는 방법론과 그에 따른 도구개발이었다.

현재 성교육 프로그램이나 교구들은 많이 개발되어 있는데 장애우에게 적용하기에는 적절치 못한 부분이 많았다. 비디오 자료나 프로그램, 장애유형 장애 정도에 따른 교구개발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그동안 아우성에서 사용해온 프로그램과 교구에 기초해 장애우에 적절한 도구들을 만들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0개월간 ‘가난한 마음의 집’ 장애우를 대상으로 성교육을 실시했고 매주 두 번 장애우 성관련 워크숍을 열어 인형을 활용한 장애우성교육 지도자 과정을 운영하는 한편 부천내일여성센터에서는 인형을 도입해 정신지체인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00 장애우 아우성대회에서는 그동안 현장에서 축적해온 경험들을 한데 모아 박람회 형식으로 보고하는 자리였다.
실제로 이번 대회를 통해 인형, 인체 모형, 그림, 시청각 자료 등 다양한 교구 개발을 통한 쉽고 간단하고 직접적인 장애우 성교육 방법들이 실제 장애우시설, 교육현장에 활발히 도입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아우성대회에는 부천내일여성센터, 가난한 마음의 집(정신지체시설), 동천학교(정신지체 학생 성교육), 삼성학교(청각장애우 성 인식), 삼육재활센터(지체장애우 성교육) 등의 사례와 김종인 나사렛대 교수의 외국의 성교육 현황 등의 발표가 있었다.

이와 함께 ‘뇌성마비장애우의 태교 및 출산비디오’, ‘가난한 마음의 집, 혜림원 성교육 비디오’, ‘인형을 이용한 성교육 지도자 훈련과정 및 작품전시회’ 등의 전시회가 함께 열렸다.

 2000 장애우아우성대회는 현장 경험론 통한 방법론 제시의 장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부천내일여성센터 성교육 강사 추국화 씨의 인형을 활용한 성교육 시연이었는데 직접 인형극을 통해 남녀의 성차이, 성기관의 역할, 자위, 생리, 이성 교제, 성폭행 등 상황에 따른 성교육 과정을 보여줬다. 추국화 씨는 본래 청소년 성교육 강사였는데 지난해 장애우아우성대회를 계기로 장애우 성교육을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해 장애우아우성 대회에 갔다가 눈물이 날 정도로 감명을 받았어요. 어느 부모님이 정신지체 자녀가 화장실에 가서 계속 물을 틀어놓고 자위행위를 하는데 4~5 시간을 붙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왔다는 말씀을 해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는 안되는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난해 혜림원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단순히 인형극을 보여줬는데 30분 동안 한 분도 지루해하지 않고 웃고 박수치고 반응이 좋았어요. 그래서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추국화 씨는 정신지체인들에 대한 낱말 선택이 어려웠는데 특히 중복장애우들은 말을 잘 이해 못하기 때문에 인형을 통한 움직임만으로도 이해시키기 쉽고 함께 인형놀이를 하면서 만만한 상대인 인형에게 쉽게 말을 털어놓는다고 한다.

지난 1년간 명칭 정도를 확실히 익히는 성과가 있었지만 그보다는 성에 대해 표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정신지체인들이 누구를 사랑하고 있다라는 식의 그 동안 꼭꼭 숨기고만 있던 감정을 진심으로 털어놓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가난한 마음의 집(김진희 총무)은 정신지체인 22명중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인지능력이 있는 정신지체인을 대상으로 2000년 3월부터 11월까지 2주에 한 차례 총 18회에 걸쳐 60분에서 80분 정도의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교육 방법은 얼굴가면, 인형, 로봇, 남성 여성 그림, 요도, 음경, 자궁 모형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남녀의 성역할, 남녀 신체 구조, 기능, 신체 차이와 위생처리, 이성교제 방법, 임신 출산 과정을 통한 생명의 소중함, 실제 이성과의 데이트 기회 제공, 이성 교제 느낌나누기 등 14단계에 걸쳐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 실시 결과 70퍼센트 정도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부끄럽고 두려워하던 성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했고 자아존중감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동천학교 양호교사 김애란 씨는 정신지체인의 성적 욕구 표출이 지나쳐 주변의 저항을 받는 것은 교육을 받지 못한 탓이고 그들 자신의 잘못이 아니며 이들의 성교육에 앞서 주변 비장애우들이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사는 효과적인 지도방법으로 유행어, 광고 이용, 수업내용 요약한 노래 지도, 듣는 것보다 보는 것, 보는 것보다 만지는 자료가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삼성학교 양호교사 김정혜 씨는 서울시 청각장애학교 재학 남·녀 고등학생 160명을 대상으로 한 청각장애 청소년 성문화실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자위 경험은 남학생 77%, 여학생 27%, 음란물에서 본 성 행위 장면을 시도해 본 적이 있다는 대답은 남학생 57%, 여학생 46%가 그렇다고 했다.
이성 친구 교제 경험은 남 52%, 여 36%, 이성 친구와 키스나 포옹 경험은 남 40%, 여  35%, 성관계 경험은 남  31%, 여 18%였다.

성 인식도에 있어서는 ‘여성이 순결을 지키는 당연하다’, ‘성적 호기심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고 ‘성에 대한 말을 들었을 때 부끄럽다.’에서 남학생은 매우 그렇지 않다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면 성관계를 할 수도 있다’라는 질문에서는 여학생들은 그렇지 않다는 반응이 높게 나타났다.

김 교사는 특히 청각장애우 성교육에 있어서는 성교육 자료로 슬라이드, 비디오, 영화 등이 있지만 자막처리가 없으면 일일이 수화로 통역을 해야만 해 교육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고 있고, 정신지체나 신체장애학생에 대한 선행연구 자료들은 있지만 청각장애학생관련 연구는 전무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삼육재활센터 사회복지사 이주희 씨는 삼육재활센터의 경우 장애청소년들을 위한 성교육이 유형별 지적 수준별 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한정된 대상에게만 이루어지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애 청소년들이 성에 대해 많이 아는 것 같지만 필요한 내용보다 왜곡된 지식으로 필요 이상 고민과 갈등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지체장애청소년들에게 체계적인 성교육과 성 욕구에 대한 해소 방법 모색을 통해 성에 대한 건전한 태도와 분별력을 길러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외국의 성교육 사례를 소개한 나사렛 대학 김종인 교수는 장애우의 성재활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한 장애우의 권리로 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권리, 성적 행동을 교육받고 훈련받을 수 있는 권리, 결혼의 권리가 주어져야 하며, 아이 임신 결정에 있어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기회 부여, 성적 만족감을 포함해 이성을 사랑하고 사랑받는 기뿜을 누릴 수 있는 권리 등을 제시했다.

김영란 관장은 2000 장애우 아우성 대회와 관련해 현장 선생님들에게 장애우 성교육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모색했지만 더욱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프로그램과 매뉴얼을 준비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장애우 성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은 갖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 돌아가서는 직접 도구들을 만들어야 하고 시설들마다의 시스템 문제로 어려움 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를 바탕으로 아우성센터는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선 현재 인터넷 사이버상담코너에 장애우 코너를 따로 신설해 장애우의 성문제에 접근할 계획이고 현재 한달에 두 번 첫째, 셋째 목요일에 진행중인 부모대상 교육을 지속해 장애우를 둔 부모들에게 자녀의 성교육에 대한 자신감을 부여할 예정이다.

그리고 장애우 성교육 강사나 교구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지속해 성교육 효과의 극대화를 도모하고 표준화된 성교육 지침을 개발 장애시설이나 학교 등에서 할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일반 중고를 대상으로 매년 하고 열고 있는 하계, 동계 교사 연수회에 장애우 교육 관계자들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작성자이현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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