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소리] 우리들 마음 속의 악마 > 대학생 기자단


[붓소리] 우리들 마음 속의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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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캐롤이 울려퍼지는 화려한 도시의 모습과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선물꾸러미를 안고 분주히 걸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이야기하게 되는 것은 싫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복지관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많은 일을 접하게 된다. 아무 말도 없이 좋은 일에 써 달라고 수백만 원을 아무런 대가나 보답을 바라지 않고 성함이라도 알려달라고 해도 한사코 말씀하시기를 거절하며 돌아가시는 아름다운 사람들…. 그러나 어떤 때는 인간의 마음속에 악마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되는 일들도 접하게 되어 서글픔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가출한 지 6개월 뒤 임신이 된 상태로 돌아온 18세의 정신지체 여자, 길을 잃은 정신지체인을 여관으로 끌고 들어간 기사, 천 원이나 이천 원을 주고 몸을 요구하는 동네 할아버지, 정신지체딸의 친구를 상대한 아버지…. 이런 일들을 접할 때마다 정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나쁜 XX들, 비겁한 놈들! 이런 놈들은 콩밥을 좀 먹여야 해’ 등의 입에 담기 어려운 욕들이 목구멍까지 나왔다가 들어간다. 그리고 그런 사건들은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 강간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하며, 정신지체여자 성인의 경우 어느 정도의 지적수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런 지적수준이라는 것의 판단기준도 아직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아 법률적인 적용도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장애우, 특히 정신지체인의 복지발전은 먹고사는 일, 의료, 교육, 직업재활, 사회 안에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일의 순서로 발전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츰 좀 더 많은 정신지체인들이 수용소가 아닌 우리 동네에서 우리와 함께 살고, 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방어능력이 약한 이들이 마음속에 악마가 우글거리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름답게 살아가기는 힘들 것이다.
이런 정신지체여성의 성폭행사건을 최소한으로 막기 위해서는 우선 두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성에 대한 인지를 시키고, 감염되었을 경우 주사나 약물로 치료를 하는 방법이다.
성에 대한 인지를 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성교육을 어릴 때부터 잘 시키는 것이다. 남녀의 구분을 하고, 자신의 몸을 만질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며, 자신의 신체중 어떤 부분은 부모도 자신의 허락이 없이는 만질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어야 할 것이다. 부모의 경우 자녀에게 연령과 성에 맞게 대우해주며, 학교에서도 이러한 교육과 준비를 시키고, 특히 자신을 주장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할 것이다. 장애아동, 특히 정신지체아동들은 어른이나 부모에게 너무 많이 의존하여 생활하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어른의 말을 거절하지 못하고 순종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 의심없이 어른이 시키는대로 하는 것에 길들여지는 경우이다. 이러한 측면들은 성폭력 예방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항상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여 양육하고, 교육해야 할 것이다.
주사나 약을 처방하는 것은 법적인 측면으로 가혹할 정도의 처벌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혹한 처벌이 있다는 것을 홍보해주어야 할 것이다. 여성단체들이 이러한 일들을 추진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시립장애인부모회나 정신지체애호협회와 같은 곳에서는 이들의 인권을 위해 뚜렷한 일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신지체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대우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악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 자신의 정신지체인에 대한 홀대나 인간이하의 취급…. 그러니 먼저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악마를 먼저 추방해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글/ 장비 (광주 엠마우스 복지관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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