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소리] 장애우는 왜 무시당하나. > 대학생 기자단


[붓소리] 장애우는 왜 무시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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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들 대다수는 자신이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 하나로 사회에서 무시당한다고 생각한다. 하긴 장애 때문에 취업을 거부당하고 학교 입학에서 거부당하고 그밖에도 온갖 차별을 다 받고 살다보니 장애우들이 피해의식을 갖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왜 장애우들이 무시당하는 현실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물론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리고 쉽게 인식 문제라든지 장애우들이 열악하게 살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를 들어 책임의 태반을 외부 탓으로 돌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전에 곰곰이 따져봐야 할 것은 장애우 자신의 문제는 없는지, 구체적으로는 소위 장애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없는지 돌이켜 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가령 의약분업을 놓고 촉발된 의사와 약사들의 대립 과정을 장애계에 대비해 보면 이익집단으로서 장애계가 너무 무기력하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 장애계는 떳떳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가. 우선 장애계가 복잡다단한 양상을 띠고 있어 단결이 힘들다는 지적이 있다. 지체, 시각, 청각, 정신지체 등 장애별로 입장이 다르고 요구하는 복지 수준이 달라 좀처럼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에 놓여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장애 종류는 다르지만 어차피 모든 장애우는 장애우라는 한 카테고리안에 묶여 있다. 따라서 결집하지 못할 다른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장애우들은 단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도대체 뭘까, 내부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면 장애계처럼 단체가 난립해 있는 집단도 드물 것이다. 그리고 장애계처럼 단체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곳도 찾아볼 수 없다. 어떤 조직이든지 위로부터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의견이 수렴되고 구성원 개개인의 참여가 보장돼야 그 조직이 건강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장애계에 있는 몇 단체는 건강한 조직에서 한참 비껴나 있다.

대표적인 단체가 지체장애인협회다. 지장협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장기철 회장 개인이 무려 15년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다. 그동안 다른 단체는 모두 몇 번 씩 회장이 바뀌었는데도 그는 요지부동 회장 직함을 갖고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가 장애우들의 존경을 받는 출중한 지도자라면 얘기는 다르다. 하지만 그는 세상이 다 알고 있듯 도덕성에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설혹 양보해서 그가 회원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고 치자. 그렇지만 도대체 한 개인이 15년을 장기집권 하는 조직을 어디서 찾아볼 수 있는가? 과연 그 조직도 조직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일까? 지장협이 장기철 개인밖에 대안이 없다고 우긴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지장협은 장기철을 대체할 인물이 없는 게 아니다. 악법인 유신헌법과 비슷한 지장협 정관만 없었다면 벌써 다른 장애우가 지장협 지도자가 됐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고인 물은 반드시 썩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국내외 독재자들의 말로가 이를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 그래서 장기철 개인이 물러나지 않는 한 지장협의 미래는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장애계가 이익집단으로서 제 역할을 해내려면 무엇보다 우선 장애계가 투명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단체장들이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고, 단체를 민주적으로 운영해야 국가와 사회를 상대로 떳떳하게 장애우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장애계가 혼탁하고 지장협의 장기철 회장처럼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물이 장기집권을 합법화하며 버티고 있는 한 장애계 나아가 장애우는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무시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제 과거처럼 장애우들이 운다고 정부가 젖을 주는 시대는 지났다. 장애우들의 결집력만이 장애우들의 이익을 확보해 줄 것이다. 그리고 장애우들이 단결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 이 아니다. 깨끗한 지도자를 자신의 손으로 선택하면 된다

 

글/ 함께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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