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곤의 세상보기]올림픽 연금 차별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유감 > 대학생 기자단


[이태곤의 세상보기]올림픽 연금 차별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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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관련된 일인데 복지부가 왜 나서나
돌이켜 보면 이번 아테네 장애우 올림픽처럼 흥행에 성공한 장애우 올림픽이 없었다. 개막식과 주요 경기가 TV 전파를 탔고, 신문에서도 올림픽 관련 기사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에서도 이번 올림픽이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런데 다른 나라는 몰라도 우리 나라에서는 장애우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동안 경기와 상관없는 한 가지 이슈가 뜨겁게 여론을 달구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을 때 받는 격려금과 연금에서 장애우 선수들이 받고 있는 차별이 주요한 이슈로 제기된 것이다. 여론과 언론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선수들이 아테네에서 돌아오는 날 복지부는 서둘러 장애우 올림픽 연금 차별을 없애겠다는 내용의 시정대책을 마련해서 발표했다.
장애우 올림픽에서 선수가 메달을 따면 일반 올림픽 선수와 똑같은 규모의 연금과 격려금을 지급하고 또 메달리스트에게 지급하는 연금 때문에 장애우들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탈락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것이 복지부 발표다.
체육 분야에서 고질적인 장애우 차별을 없애겠다는 복지부 발표는 누가 봐도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복지부 조치는 장애우에게 가해지고 있는 근본적인 차별을 없애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어 보여 강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체육과 관련된 대책을 왜 복지부가 마련해서 발표하고 해단식에 문화관광부 장관 대신 엉뚱하게 복지부장관이 참석해 격려사를 하는지에 대해서 따질 이유가 충분하다. 체육과 관련된 일인데 문광부 대신 왜 복지부가 나서냐는 문제 제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장애우와 관련된 모든 영역과 문제는 모두 복지부 소관인 것처럼, 복지부가 해결 주체니까 알아서 해결하라며 문제 해결을 떠넘기고 있는 정부내 각 부처의 장애우 문제에 대한 책임 회피성 접근 방식에 심각한 우려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각 부처의 책임 회피가 문제
지금 장애우 문제가 꼬이고 제대로 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 것은 정부 부처가 장애우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복지부에 미루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복지부가 장애우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움켜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장애우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려면 정부 부처가 각자의 영역에서 장애우 문제를 고민해서 해결책을 마련하고, 복지부도 무거운 책임과 짐을 벗어 던지면, 과장이 조금 섞인 얘기지만 장애우 문제는 바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즉 정부가 장애우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정부 부처가 각자의 영역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정부 부처는 각자 고유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그 영역에 맞게 장애우 교육은 교육부, 이동과 관련해선 건교부, 일과 노동과 관련해서는 노동부, 정보화와 관련해서는 정통부, 차별과 관련해서는 법무부가 고민해서 해결책을 마련하고 복지부는 말 그대로 장애우들의 일상의 복지 문제와 힘들게 사는 빈민 장애우들의 삶의 질 개선에 신경 써서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면 된다. 굳이 복지부가 모든 장애우 문제를 끌어안고 끙끙거리며 고민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봤을 때 장애우 올림픽 연금 차별 문제도 복지부가 아닌 체육 관련 부서인 문광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기초생활수급자 탈락문제는 문광부가 복지부와 협의해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처리했어야 모양새가 훨씬 더 보기 좋았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연금 차별 문제 해결의 주체는 복지부가 아니라 당연히 문광부였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우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장애계도 복지부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정부 각 부처로 접근 채널을 다양화하는 조치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연금 차별을 환영하면서도 씁쓰레한 느낌을 끝내 떨쳐버릴 수 없고, 그 느낌을 오래 간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 정부의 장애우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의 인식의 전환을 촉구한다.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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