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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우 일상다반사]

장애 때문에 실습생으로 받을 수 없다니…

본문

나의 이야기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지만 나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주위환경 때문에 비장애우들보다 좀 더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간다. 이렇게 조금은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답도 없고 애를 써도 그 답을 알기는 어렵다. 과연 죽을 때는 그 답을 알아낼까?
나는 내가 장애우라는 것을 느끼게 될수록 남들과 똑같은 길을 가려고 무던히도 애썼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들은 나의 장애가 가시처럼 찔러 오고 돌부리처럼 넘어지게 할 때마다 그만큼 더 고통스럽게 할 뿐이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그 고통만큼 삶의 의미를 더 깊이 추궁하게 되었고 행동이 불편할수록 그만큼 더 생각했다. 지금은 그것이 나의 운명이라고 마음을 다진다.
어릴 때 나는 학교 가기가 죽기보다 싫었다. 친구들은 나를 많이 놀렸고 난 울었다. 어머

 
니는 그럴수록 나를 더욱 더 강하게 밝게 키우셨다. 지금은 감사하지만 그때는 원망했다. 내가 왜 내 잘못도 아닌데 놀림감이 되어야 하는가. 이해할 수 없었고 그게 차별인지도 몰랐다. 사람들은 가끔 유년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지만 난 생각만으로 고통스럽다. 아예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이다. 그러나 그럴 수 없기에 그것을 살아가는 원천으로 삼는다.
차별의 경험 중 가장 충격이 컸던 것은 대학교 때의 일이다.
당시 나의 꿈은 나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나는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고 두 번의 실습을 하게 되었다. 첫 번째는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잘 마무리 했지만 두 번째가 문제였다. 가족의 따뜻함 속에 살아온 나는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한 장애우복지시설에 전화를 했다.
그러나 그곳 복지사는 나의 장애 때문에 실습생으로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이유도 아니고 장애 때문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다니…. 사회복지사는 그렇게 말해선 안 된다. 게다가 장애인복지시설의 사회복지사가 아닌가! 며칠 동안 나는 많이 울었고 사회복지사란 직업에 큰 회의를 느꼈다. 그리고 결국 사회복지사란 꿈도 버렸다. 내가 꿈꾸었던 사회복지사는 장애인들의 기쁜 일은 같이 기뻐해 주고 아픈 일은 같이 아파해 주는, 그냥 친구였다.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치유될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다. 
어떤 이의 말 한마디로 한 인간의 삶이 바꿔버렸다. 그 복지사가 밉긴 하지만 원망하지는 않는다.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선택한 것이니까 지금에 만족하려고 한다. 아니 만족한다. 지금 하는 모든 일이 잘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불평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완벽할 순 없지만 부실 공사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살 것이다.
나는 지금 당장 취업이 급하다. 그러나 어떤 분이 5년 후 10년 후 내 모습을 생각하면서 목표를 가지라고 하셨다. 글을 몇 번 고치면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냈다.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확실한 목표가 생겨서 기쁘다. 그 일을 위해 준비하는 동안 또 장애우라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내 삶은 내가 사는 것이다.

글 김예희

 

작성자김예희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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