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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곤의 세상보기]

지나친 경제적인 이익 확보를 위한 운동은 곤란하다

본문

그저 그런 시위의 하나로 여겨지는 장애우들의 시위
현 정권에 대한 장애우들의 민심이반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고용장려금 축소로 중증장애우들을 거리로 내몰고 LPG 연료 사용 제한으로 장애우들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한 현 정권이고 보면 장애우들의 원망을 듣는 것이 당연하다.
급기야 여의도에서 생존권 확보 집회가 열리고, 집회에서 지체장애인협회 장기철 회장은 노무현 정권을 타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년 가까이 장기 독재를 이어가고 있는 그가, 내부 민주화 요구에는 빗장을 닫아 걸은 채 한때 여러 가지 비리에 연류된 의혹을 받았던 그가, 지난한 국민의 민주화 투쟁의 결과로 들어선 현 정권을 타도해야 한다는 말을 어떻게 공개석상에서 할 수 있는지 자격이 심히 의심스럽지만, 아무튼 현 정권은 자격도 없는 사람이 나서서 공격해도 아무런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장애우 복지에 있어서는 답보도 아닌 후퇴의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지금 못 살겠다고 난리치는 계층은 비단 장애우들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집회와 시위가 열리고 있고 노동자 농민 여성, 더 세분화하면 택시기사 식당주인 양계업자 하다못해 집장촌 여성까지 나서서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렇게 이익집단들의 욕구가 뜨거운 용암처럼 분출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집회와 시위는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 여파로 찬바람을 맞으며 거리에 나서고 있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실정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하도 많은 집회와 시위가 열리다보니 장애우들의 절박한 몸부림도 그저 그런 시위와 집회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우 운동, 사회의 진보에 기여해야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은 예전에는 거리로 나서는 것밖에 다른 싸울 수단이 없는 장애우들의 시위와 집회가 열렸을 때 사람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고 언론은 장애우들의 요구를 꼬박꼬박 지면에 담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 호의는 사라지고 찬바람만 쌩쌩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기, 이 혼돈의 시기에, 이제 장애우들은 어떤 무슨 수단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것인가. 고민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는데, 고민의 끝에서 생각해 보는 것은 다름 아닌 내부의 자성이다. 
현재의 장애우 운동이라고 부르는, 일부 장애우들이 거리에 나서서 외치는 것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부분 경제적인 이익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애우 손에 무언가를 쥐어달라는 것이다. 물론 어려운 말 쓸 것 없이 장애우 입장에서 장애우들이 잘 먹고 잘 살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척 당연하다. 그렇지만 나라가 어려운데 모두가 힘든데 특별히 장애우들만 더 달라는 것으로 장애우들의 요구가 사회에 비쳐진다면, 틀림없이 사람들은 고개를 흔들며 넌더리를 낼 것이 분명하다. 즉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존재가 아닌 무언가를 달라고 끊임없이 손을 벌리는 존재로 장애우들이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누가 뭐래도, 수구세력이 안간힘을 쓰며 가로막는다고 해도 진보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고 있다. 진보는 억눌렸던 사람들의 해방을 의미한다. 그래서 장애우 운동도 경제적인 이익을 확보하는 데에 함몰되는 것이 아닌 큰 틀에서 사회의 진보에 기여해야 할 당위성이 있는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만 해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가난한 장애우들의 생계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해 주고 있는 기초생활보장법 제정도 우리가 흔히 진보적인 정권이라고 부르는 지난 정권에서 이루어졌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애우들의 인간다운 삶은 사회의 진보가 얼만큼 빨리 이루어지느냐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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