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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소리]우리는 모두 행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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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행복해야 한다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연과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말자고 필자 스스로 다짐해 보지만 젊음과 미모를 소유한 여성들을 상품화시켜서 대기업들의 이득을 챙기는 듯한 여성들의 외모 자랑대회에 대한 선입견만은 쉽게 떨쳐버리기가 어려운 것 같다.
 헌데 얼마 전 우연히 텔레비전을 통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를 구경하다 말고 시야와 청각에 아프게 박혀오는 한 미녀의 외모와 발언에 접하게 되었는데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 물론 적어도 그 순간은 세계 미녀대회의 의미를 긍정할 수 있었으니 필자 스스로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된 결과를 낳게 되고 말았다.
 미국여성을 대표해서 세계미녀대회에 출전, 감동적인 발언을 한 여성은 놀랍게도 흑인여성이었다. 결국 최종심에서 6명의 미녀 중 한 사람으로 뽑힌 그는 이렇게 예기했다.(필자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결국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성취하는데 한계를 두지 마십시오. 그리고 당신 자신과 하나님을 믿으세요"라고 말이다. 피부색이 검게 태어난 자신의 출생배경과 자신의 흑인됨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자부심과 자긍심으로 빛나는 그의 눈빛과 얼굴, 몸매는 그 순간 한 인간으로서 그렇게 당당해 보이고 아름답게 보일 수가 없었다.
 백인은 물론이고 한국 사람들마저도 드러내놓고 "껌둥이" 혹은 "깜씨"라고 경멸하는 흑인들에 대한 대단한 편견과 멸시의식을 익히 알고 있는지라(이 같은 재미 한인들의 흑인에 대한 차별의식이 작년 L. A. 흑인폭동의 발발을 자초하는데 일조 했음은 이미 보도된 바이다) 그 흑인여성의 자기긍정의 태도는 그의 수려한 외양 못지 않게 아름다웠다.
 백색 피부와 금발의 미녀들이 득세하는 세상에서 백인 위주 사회의 통념과 차별의식을 떨쳐버리고 미국 최고의 미녀로 일어선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땅에서 소외 받는 이들이 역경을 딛고 일어선 예를 연상하며 지레 감격했던 셈이었다.
 백인 지향의 사회에서 냉대와 멸시를 받고 살아가야 하는 대다수 흑인들의 핍절한 삶의 형태들을 떠올리면서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소외당하고 있는 이 땅의 다수의 장애우들을 연상한 것은 무리한 상상의 비약이었을까.
 혹자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최근 퓰리쳐상을 수상한 작가요 미국 유수의 라디오 토크쇼의 사회자인 스터드즈터클(Studs Terkel)이 쓴 저서인『더 그레이트 디바이드』(The Great Divide)를 읽던 중 1960년대의 삶보다 더욱 곤고해지고 장래가 암담해져 가는 흑인들의 삶에 대한 서술을 읽으며 이 땅의 많은 장애우들의 곤곤한 삶의 양태를 뇌리에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미국정부의 재정적자로 인한 복지예산의 삭감과 흑인복지정책의 양화와 경제불황에 따르는 흑인들의 생활고와 낮은 교육수준, 취업의 어려움에 따른 실업자의 증가와 암담한 현실 앞에서 꿈을 잃어버린 흑인청소년과 젊은이들, 수 백년을 악순 환하는 이들 삶의 모습이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크고 작은 장애를 가진 채 살아야 하는 우리 이웃들의 삶을 상시시켜주었던 것이다.
 다만 이 두 나라의 소외계층들 사이에 다른 점이 한가지 있다면 우리나라의 장애우들은 이 같은 물질적 정신적 소외감 외에 육체적인 고통의 짐마저 덤으로 진 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는 자긍심으로 빛나는 눈매와 목소리로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얘기하던 미스아메리카 여성의 당당한 모습을 눈여겨보면서 새삼스레 자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스아메리카로서 세계여성의 경쟁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흑인여성의 존재는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는 점이다. 즉 그 흑인여성은 피부색이 검다는 생태적인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회의 편견과 통념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자부심과 능력을 키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며 자신과 싸워 승리했음이 틀림없을 터였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미모 및 그녀의 흑인됨을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존재로 인정하며 미국의 여성을 대표하는 미스아메리카로 선정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미국 미인선발대회의 관계자 및 지지가 이 흑인여성의 승리를 이끌어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우리나라의 소외계층 특히 장애우들이 인권신장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즉 건강과 외양 그리고 젊은이 갈수록 중요시되는 비장애우 위주의 우리 사회에서, 장애이웃에 대한 편견이 유독 뿌리깊은 한국사회에서, 아름다운 인격과 인권을 부여받은 당당한 인간으로서 모든 장애이웃들이 굳건히 생존의 터에 서기 위해서는 먼저 장애 이웃들이 굳건한 삶의 의지와 사회의 편견의 벽을 무너뜨리기 위한 도전적인 생활의지를 먼저 키우며 다져나가야 한다.
 소위 외양이 건강한 이들이 몸이나 정신이 부실한 이웃들의 곁에 가까이 다가서기를 꺼리는 이유 중의 하나가 유약한 신체는 물론 생활력과 생존력과 자긍심이 떨어지는 장애이웃들에 대한 일말의 부담감 때문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장애이웃들의 자기 각성과 노력은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한 개인의 각오와 결의만으로 장애이웃의 제반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들의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확대시키고 정상적인 사회진출을 지원하고 고무해주는 사회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비장애우의 의식의 발전은 장애이웃 개개인의 삶을 새롭게 열어주는 기회가 될 것이며 사회진출에 있어서도 진정한 성공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이다.
 신체의 장애 유무를 떠나서 모든 개개인과 우리사회가 소외당하고 있는 이웃들의 복지와 인권을 위해서 손을 잡고 땀을 흘릴 때 우리 모두 보다 밝은 인류의 미래를 꿈꾸며 그 꿈을 구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글/안혜성

작성자안혜성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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