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소리] 공적인 조직과 공인의 역할에 매진해 줄 것을 기대하며… > 대학생 기자단


[붓소리] 공적인 조직과 공인의 역할에 매진해 줄 것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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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지난 6월호 ‘장애우는 왜 무시당하나’ 7월호 ‘왜 장애계는 분열의 양상을 극복하지 못하는가’라는 제목 아래 지체장애인협회 장기철 회장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다.

그 글에 대해 독자의 격려도 있었지만 반면 항의도 쇄도했다. 바로 장기철 씨가 회장으로 있는 지체장애인협회 회원들의 항의였다. 지장협 회원들은 함께걸음 기사가 지장협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강력하게 항의해왔다. 

 

먼저 지장협 측은 ‘왜 장애우는 무시당하나’ 라는 제목과 장기철 회장을 연결지어서 장 회장 개인을 공격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제기해 왔다. 장애우들이 무시당하는 것과 장 회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이 지장협 측의 주장이다.

또 장 회장이 15년째 장기 집권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본지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장기철 회장만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 회장을 비판하려면 다른 장애우 단체장도 똑같이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장 회장이 장기집권을 하고 있어서 문제가 있다는 시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장 회장이 회원들의 올바른 의사를 대변하면 회원들이 원할 때까지 회장을 할 수 있다는 게 협회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지금 지장협에는 장 회장 만한 지도자가 없고, 그나마 장 회장이 있어 활동을 보장받고 있다는 게 회원들 정서라는 말도 덧붙였다.

 

유신헌법과 같은 정관과 체육관 선거로 회장을 선출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번 선거의 경우 총회를 통해 회장을 선출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구체적으로 당연직 대의원인 시도 지부장 16명과 선출직 대의원으로 정회원 5백명당 1명씩을 선발해 모두 86명의 대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장 회장을 선출했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누가 봐도 민주적인 선거라고 반박해 왔다.

마지막으로 장 회장의 과거 행적을 들어 장 회장이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인물이라고 함께걸음이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장기철 회장의 도덕성은 회장이 된 이후부터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지장협 측은 장기철 회장이 이번에 서울 DPI 채종걸 회장을 이사로 영입하는 등 민주적인 지장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사실은 간과한 채 함께걸음이 일방적으로 장 회장을 매도했다며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해 왔다.

지장협 측의 이러한 항의는 일면 타당성이 있다. 조직의 장을 비판한 것에 대해 회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조직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해하면서도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씁쓰레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지장협은 본지 기사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자발적이었는지 아니면 지시에 의한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회원들이 물리적인 세를 과시하며 압박하는 무리수를 뒀다. 이유야 어찌됐건 이런 항의 과정은 바람직한 조직이 취할 행동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누차 강조하지만 다수의 장애우 회원들이 가입해 있는 지체장애인협회는 개인의 사조직이 아니다. 장기철 회장도 개인이 아니라 공인임이 분명하다. 이런 공적인 조직과 인물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은 언론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따라서 장기철 회장과 지장협에 대한 본지의 비판은 정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은 가능해도 지장협에 해를 끼쳤다는 주장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다만 장기철 회장과 지장협에 대한 본지의 비판적인 기사로 인해 만약 상처를 받은 회원들이 있다면, 그건 의도한 바가 아니었기 때문에 회원들에게는 심심한 사과를 하고자 한다.   

 

결론을 얘기하면 장기철 회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는 장애계 화두 중 하나다. 장기철 회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부정적인 시각으로 폄하하는 시각도 분명히 존재한다. 한 마디로 얘기해서 관점의 차이인 것이다. 이런 관점의 차이를 놓고 시비를 따지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장기철 회장과 지장협이 이번 일을 계기로 공적인 조직과 공인의 역할에 매진해 줄 것을 기대한다.

글/ 함께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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