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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의 복지칼럼] 함께걸음, 그 파수꾼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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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걸음>창간 10년을 진심으로 축하해 마지 않는다.

  단순히 10년이라는 시기적인 매듭이나 역사적 의의로써만이 아니라 <함께걸음>의 지난 10년은 한국 장애우인권과 복지를 위한 투쟁과 쟁취의 선봉에 선 <파수꾼의 역사>로써 그 각고의 노력과 수고에 찬사를 보내는 것이다.

  더구나 <함께걸음>이 걸어온 10년은 우리 나라의 장애우인식, 장애우복지, 나아가 사회복지의 가장 큰 변혁기의 발자취로 서 그것의 고찰과 그것을 통한 21세기 장애우복지는 물론 우리 사회를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복지사회로의 조망을 해볼 가치가 충분이 있다 하겠다.

  무엇 보다 먼저 <함께걸음>은 열악한 우리 나라 복지현실과 빈곤한 언론․출판 환경 속에서 결코 짧지 않은 10년이라는 세월을 하루같이 출간해 온 점이다.

  사실 1988년 3월 <함께걸음>이 태고의 어둠을 깨고 탄생의 첫 필묵을 들었을 때는 서울올림픽과 함께 서울장애인올림픽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여느 때 보다 장애우와 장애우복지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점증되던 시대였다.

  이런 시대 상황적인 여건 때문인지 1988년 비슷한 시기에 장애우관련 종합잡지로서 월간 <여명>이 우리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몇 차례 날짜를 어기면서 발간치 못하던 <여명>은 결국 1년여를 버티지 못하고 재정적인 이유로 중단하고 말았다. 이 외에도 장애우 및 사회복지 관련잡지로서 <생명샘>, <복지생활> 등 여러 종류의 전문잡지가 나왔으나 1~2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고 만 것이다.

  사실상 장애우 혹은 사회복지관련 전문 저널성 잡지로는 유일하게 <함께걸음>이 10년 동안 발간되고 있는 데에는 발간주체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임직원은 물론 <함께걸음> 제작진의 자기희생과 헌신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함께걸음>의 재정적․경제적 어려움에「십시일반」으로 돕는 따뜻한 이웃이 있었고, 장애우복지에 유다른 애정을 갖고 조언과 격려 그리고 투고를 아끼지 않는 후원자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다행히 최근에는 정부 당국에서도 <함께걸음>의 ‘전문언론과 출판을 통한 장애우 복지 실현’에 힘을 보태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10개 성상을 쌓아올린 배경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원고료 하나도 제대로 책정하여 지급치 못하는 것을 비롯한 재정적인 자립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이며, <함께걸음>의 전문경영 및 관리체계의 구축도 하나의 과제임에 틀림없다.

  미국의 경우 장애 및 사회복지관련 저널이나 잡지가 1백여 종에 이른다. 저마다 특성을 갖고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데, <함께걸음>과 비슷한 종합적인 장애우문제를 다루는 잡지로서 가장 경쟁력을 갖춘 것이 <익셉셔널 페어런트(Exceptional parent>이다.

  1971년부터 26년 동안 매월 발행되고 있는 이 매거진은 발행부수만도 20만 부에 달할 만큼 장애우에 관련된 종합적인 정보가 있다. 한 부에 4불50센트(한화6500원)정도 하는 이 잡지는 장애아동이나 청소년을 가진 부모나 전문가를 주 대상으로 제작․판매하고 있다.

  <함께걸음>과 비교할 때 ‘장애우권익운동’ 성향은 다소 뒤떨어질지 몰라도 여타 다른 전문내용이나 경영은 익셉셔널 페어런트가 훨씬 앞선다. 그것의 증거로서 이 잡지는 첫 표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모든 내용이 장애우 혹은 장애우재활과 교육, 그리고 복지와 관련된 것으로 꾸며져 있다. <함께걸음>은 광고가 대부분 잡지의 내용과는 상관이 없는데 반해 이 잡지는 장애우 모집광고 등 어느 하나 전문적인 내용과 관련되지 않는 것이 없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재활산업이 발전되어 있는 요인도 있겠지만 그 산업을 광고로 기획을 하는 전문 경영적인 지혜와 전략이 있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잡지의 내용과 함께 광고로도 경영의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하나는 <함께걸음> 10년은 정말 외롭게 우리 사회에 있어서 가장 약자로 불리는 장애우를 비롯한 복지에의 욕구가 있는 사람들의 편에 선 논조와 대변 그리고 내용을 담아왔다는 점이다. <함께걸음>에 대해 우리 나라 4백만 장애우는 물론 장애우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복지프로그램에 동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걸음>이 장애우에 의한 장애우를 위한 장애우의 전문언론이며 전문잡지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때로는 복지를 등한시하는 경제우위론자와 논쟁을 하였으며, 정책당국에 대해서는 시시비비를 가리고 바른 법과 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하였는가 하면 개인의 사욕으로 복지를 수단화시킨 일부 몰지각한 「복지시설운영자」는 공개적으로 언론 심판을 받도록 했던 것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특히 「님비현상」등으로 특수학교나 장애우복지시설 등을 설립할 때 야기된 주민 반대에 대해서는 공론화에 적극 앞장서는 동시에 관계 공무원에게는 압력과 투쟁과 설득으로 장애우의 인권과 교육 그리고 삶의 질을 보장키 위한 준족을 남겼던 것이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좁은 의미의 장애우 문제만이 아니라 아동복지, 청소년복지, 부니복지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복지 문제의 전반적인 상황과 넓은 의미로써 우리사회가 복지사회 내지 복지국가로의 진입을 위한 방향제시도 다양하게 분출시켰다는 것도 우리는 업적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장애우편에 치우친 나머지 장애우와 함께 이 땅을 살아가는 비장애우에 대한 견해나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이 없지 않나 싶다.

  더구나 <함께걸음>의 지난 10여년 간의 필진의 면면이 너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관련된 인사 중심이라는 부정적인 주장도 있다. 물론 그것이 전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전문잡지지만 <함께걸음>은 그 명칭에서 웅변해 주듯이 장애우와 비장애우와의 차별이나 편견없이 통합사회로 나가는데 그 역할과 사명이 있는 것이다.

  더욱이 <함께걸음>이 우리 사회에 한 부분을 담당하는 복지전문지로서 뿌리내리고 우리 국민과 함께 걸어가야 할 향후 10년은 바야흐로 고첨단 정보사회이며 시민참여시대이다.

  이런 시대적, 역사적 변화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서는 독자의 참여폭을 확대해야 함은 당연한 논리이다. 이제까지 <함께걸음>이 가장 확실한 목표로 삼아왔던 ‘장애우인권과 복지구현’에서 ‘전국민복지증진과 사회보장 그리고 통합된 복지사회의 실현’으로 더 높은 이상과 큰뜻을 설정하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며, 이를 위한 <함께걸음>의 자기개혁과 구조조정이 있어야함도 제기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함께걸음>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저널리즘」(Journalism)과 「아카데미즘」(Academism)을 조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신속, 공정, 정확하게 분석, 보도하는 언론으로서의 정도(正道)를 걷는「저널리즘」과 복지전문잡지로서의 전문성을 꾸준히 제고하는 「아카데미즘」, 이 양자를 수용, 발전시켜 나가야 국민의 사랑 속에 성장하는 우리 모두의 전문잡지가 될 것이다.

  그것과 함께 인간재활(Human Rehabilitation)과 복지테크놀로지와 함께 재활공학에 관련된 기획이나 기사를 점점 확대시켜 나아갈 필요성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 한 첨단 재활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함께걸음>은 제공할 의무가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경추손상을 입은 전신마비 척수장애우를 보게 된다. 이들이 종래에는 가장 큰 직업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인데 컴퓨터의 보급 이후 이들만큼 컴퓨터를 이용한 직업찾기와 직종개발이 용이한 직업도 없다. 사실상 이동의 불편이 오히려 ‘텔레컴퓨터’로서 또한 ‘재택근무자’로서 자리잡고 있으며, 심지어 재활 벤처산업에 도전하고 개발하는 척수장애우도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도 <함께걸음>은 세계 각국의 싱싱한 복지관련 소식과 재활정보, 나아가 국제교류와 협력의 새 장을 열어야 하며, 남북 통일과 통일 이후의 남북한 사회복지, 특히 북한 장애우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연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함께걸음>이 향후 10년에도 계속해서 추진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비장애우의 무지와 편견 그리고 차별로 인해 장애우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법․제도의 정비와 국민 의식개혁에 앞장서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장애우 자신들도 장애극복과 자기성찰이요구되며, 독립과 자립에의 삶을 목표로 완전한 사회참여와 통합에의 주체가 되어야함도 두말할 나위 없는 것이다.

  <함께걸음>이 한국 장애우복지의 장을 새롭게 선도하는 중심체로서만이 아니라 세계복지를 주도하는 전문 복지저널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글/ 김종인 (나사렛대 인간재활학과 교수)

작성자김종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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