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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장애우들의 주거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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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지만 신선한 소식은 외신을 통해 소개된다. 지난 1월 초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권과 관련해서 관심을 끄는 외신 하나가 국내에 소개됐다.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프랑스의 노숙인 체험 텐트 시위 결과로 프랑스 정부가 2008년까지 노숙인, 저소득 근로자, 모자가정에 우선적으로 주택을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또한 프랑스 정부는 2012년부터는 열악한 주택에 사는 국민이 정부를 대상으로 더 나은 주거 여건 마련을 요구하는 소송을 낼 수 있도록 조치하는 법안도 같이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을 전한 외신은 프랑스 정부가 파리 한복판에서 벌어진 텐트 시위가 눈덩이처럼 번지자 서둘러 대책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결국 프랑스는 국민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권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시위 등으로 대책을 요구하자 국민의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권 보장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다.

프랑스에서 가능한 일이 지금 우리 현실에도 가능하다고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노숙인 문제만 해도 무료식사 한 끼를 제공하는 것이 대책의 거의 전부라고 볼 수 있는 현실에서 법으로 노숙인의 주거권 보장을 강제하는 방안을 요구하면 정부를 비롯한 가진 자들은 모르긴 해도 콧방귀도 뀌지 않을 것이다.

저소득 장애우들의 주거권 보장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다수 저소득 장애우들이 거주하고 있는 영구임대 아파트에 가보면 휠체어가 방안에 들어갈 수 없어 생활에 심각한 곤란을 겪고, 집안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해 외부 건물 화장실을 찾아다니느라 애를 태우는 장애우들을 흔히 목격하게 된다. 이런 열악한 현실에서 장애우들이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며, 편의시설이 갖춰진 주택에 사는 것을 권리로 보장하라는 요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시위 등의 극한 방법을 동원한다고 해도 과연 이게 받아들여질까.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 폭등으로 장애우가 아닌 일반 국민들의 집 가질 권리도 점점 더 멀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정부 정책으로 편의시설이 갖춰진 주택을 주거권 보장 차원에서 장애우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해야 한다는 얘기는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레 포기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 현실만 보면 가난한 장애우들의 주거권 보장은 도무지 가능하지 않은 것 같지만, 이 문제는 결국 주거권이 건강 교육권과 같이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로 인식되고, 어떤 계기를 통해 장애우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적인 차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면, 해결 불가능한 일만은 아닌 것이다.

즉 가난한 장애우들의 주거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관건은 주거권이 국민의 가장 기초적인 권리로 인식되고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이 연대해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프랑스의 경우 주목되는 것은 프랑스 정부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택을 우선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얘기보다 국민이 정부를 대상으로 더 나은 주거 여건 마련을 요구하는 소송을 낼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조치이다. 실현 여부를 떠나서 이런 조치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민주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에서 방어권을 갖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의 경우 결국 법과 제도로 권리를 보장받을 수밖에 없는데, 프랑스 정부는 가난한 국민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기꺼이 피고가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 논리로 프랑스가 우리나라보다 몇 십 배 몇 백배 더 잘사나, 절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프랑스와 우리나라와의 차이는 프랑스는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권을 기본적인 권리로 인식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거고, 우리나라는 온통 관심이 치솟는 부동산 시세에만 있지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권 보장 문제에는 전혀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뿐이다.

그렇지만 외국의 선례가 있는 만큼 아직 구체화 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정부의 어느 부처, 아니면 국회의 어느 의원, 그도 아니면 어느 시민사회단체에서라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특히, 가난한 장애우들을 위해 최소한의 편의시설이 갖춰진 주택을 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마련해 주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섣부른 기대일지 몰라도 그렇게 믿고 싶다.

작성자이태곤 기자  a352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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