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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이야기] 선생님! 우리 아이 졸업하면 뭐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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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이야기]

 

선생님! 우리 아이 졸업하면 뭐하지요?

 

 

 

  2학기가 끝날 무렵이면 시간이 이렇게 빠른가하는 아쉬움 속에 더욱 애타는 교사들이 졸업반 담임들이다. 특수학교에 다녔던 학생들은 졸업 후 집으로 돌아가서 학교 다니기 전과 같은 생활로 되돌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좀더 상황이 좋은 경우는 지역사회에 있는 복지관을 통해 몇 년간의 재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런 기대도 대도시에 살고 있는 소수의 장애우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그래서인지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대하는 교사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기만 하다.
  그동안 아이들은 앞으로 무엇을 하기 위해 학교를 오가며 생활해왔는지 스스로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특수교육을 받았는데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 불과했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첫째, 특수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철학의 중요성이다.
  1년 전의 일이다. 수도권에 소재한 정신지체 학교에서 근무할 때 방학을 이용하여 엠마우스 복지관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특수학교나 장애우를 대상으로 하는 여러 서비스 기관들이 소재한 곳을 보면 도시 외곽지역이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기 힘든 지역에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뿐 아니라 근래에는 그나마 시내에 있던 학교나 기관조차도 거의 도시 외곽지역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가 방문한 그 복지관은 주택가 한가운데 몇 개의 사무실과 보육실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었고 작업장은 공단 안에, 그룹홈은 또다른 주택가 안에 있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관장을 중심으로 한 모든 서비스 관련 담당자들이 장애우의 재활은 사회로 통합시키는 것만이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투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며 아무리 장애가 심하다 하더라도 그 가능성은 조금이라도 찾아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사회적응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여 시도하고 있었고 분명한 목표설정을 했기 때문에 각 프로그램을 따른 팀웍(Team Work)이 활성화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위 기관에서는 물리적인 환경과 내용을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한 쪽으로 모든 초점을 맞추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뚜렷한 방향 설정이 정해지면 그 내용과 방법은 자연스럽게 결정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둘째로, 내용은 무엇을 정해야 하며 적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이다. 여러 기관마다 서비스의 내용이 다르므로 구체적인 언급은 할 수 없지만 일정하게 제한된 공간이나 시설에서 활동이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을 통한 재활학습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적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만을 선정, 과제 분석하여 소그룹 형태의 현장학습을 점검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것만 극복된다면 장애우 고용을 통한 사회적 통합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본다. 이와 같이 학교교육이 고용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써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면 통합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셋째로, 장애우 고용과 관련되어 제시되고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알아야 하고 다른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얼마 전 대전 「자립 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올해 처음 지원센터와 협력하여 사업체 현장지원은 실무 담당자에게 위임하고 그에 따른 행정적, 재정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전문 인력 부족과 정신지체인을 고용시킨 사례가 전혀 없는 공단으로서는 이 방법이 더 고용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되었던 것 같다. 아직은 일부 학교나 지역사회에서만 활성화되고 있는 이 지원고용방식이 좀더 확대되어 지금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작은 희망이나마 안겨주기를 기대한다.
 아이들과의 만남을 거듭하면서 느끼는 것은 풀어야 할 매듭이 너무 많다는 사실과 해야 할 일이 끝이 없다는 것이다.
 처음 교육 현장에 부임하여 초등부를 맡았을 때는 하루하루 넘기기가 힘들었고 중학부를 맡았을 때는 무엇을 위해 가르쳐야 하는지가 고민이었다. 그리고 막상 고등부를 가르치게 되었을 때는 "선생님, 우리 아이 졸업하면 뭐하나요?" 하는 부모님들 하소연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몇몇 교사들이 해결안을 찾기 위해 모이게 되었고 우선 지역사회를 분석, 여러 가지 사업체를 둘러보고 나서 중등부, 고등부 교육과정을 다시 구성하였다.
  고등부 2·3학년이 되면 관내, 기업체 실습을 보내어 교사가 직접 현장 지원을 함으로써 사회 경제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게 했던 사례들은 가슴 벅찬 열매였다. 우리 학교는 아직 고등부가 신설되지 않았고 중등부까지만 있기 때문에 그 절실함이나 관심이 덜하지만 앞으로 많이 조정되고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개론적인 이야기만을 한 것 같아 아쉽지만 앞으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가지고 여러 가지 대안에 대해서 충분히 논의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어느 토론장에서 있었던 한 교사의 말을 되새기며 이 글을 맺고자 한다. 특수교육의 꽃은 직업재활이라 했던가! 현장에서 이러한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직업재활 전문가가 많이 나오기를 바라며 언젠가는 시내 백화점에서, 시장에서, 또는 길거리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친근한 얼굴들을 만나게 될 날이 곧 오리라 믿는다.

 

 

글/ 김선옥 (전북혜화학교 교사)

작성자김선옥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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