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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용 운전보조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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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능력을 계발하고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이동권이 확보되어야 한다.

2005년도에 실시된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45%는 교통수단의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교통수단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74%로, 10명 중 2~3명을 제외하곤 대중교통의 이용이 어려운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교통수단 이용이 불편한 원인으로는 ‘버스, 택시가 불편해서(58.9%)’와 ‘지하철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 부족(20.6%)’이 지적되었는데, 그런 이유에서인지 지체장애인과 뇌병변 장애인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자가용(37.1%~32.8%)’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이동권 확보가 아직까지 제약되어 있는 현실에서는 자가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게 마련인데, 그 중에도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직접 차를 운전하기 어려운 중증의 뇌병변장애인이나 근육장애인들에게는 이마저도 어려운 일이 되기 쉽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전동휠체어를 조작하는 정도의 조이스틱 움직임으로 차량을 운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보조기구들이 상용화 되어, 중증의 척수장애인(경추 손상으로 인한 전신마비)이나 뇌병변장애인, 근육장애인도 자유롭게 자가용 차량을 운전하고 있다.

지난 9월 킨텍스에서 개최된 ‘2008 국제 보조기구 심포지엄’에서 ‘제2세션 -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장애인의 권리 실현’ 순서에서 독일의 중증장애인용 차량 운전 보조장치가 소개되었는데, 간략히 그 내용을 소개해 본다.

제품의 구성과 특성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 가장 크게 ‘주 운전장치’와 ‘부 운전장치’ 두 가지로 분류된다. 자동차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 달리고, 서고, 방향을 전환하는 움직이는 기능에 해당하는 핸들, 액셀레이터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과 같은 장치들을 주 운전장치로 구분한다.

   
▲ 가속제동장치
중증장애인용 운전 보조장치는 이러한 운전장치를 아주 간단하고 작은 힘으로 조작할 수 있는 조이스틱이나 전자식레버, 미니핸들, 또 터치패널 스위치들로 개조했다. 우선 주 운전장치인 핸들과 액셀레이터 브레이크 페달의 조작은,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서 한 손에는 지름 15cm 정도의 미니핸들을 장착하고 다른 쪽 손에는 15cm 정도의 작동 반경 안에서 가벼운 힘으로 앞뒤로 밀어서 움직일 수 있는 가스 브레이크 레버 장치를 사용할 수가 있다. 두 제품 모두 전자식이기 때문에 물리적 힘을 거의 가하지 않고 움직일 수가 있고, 또 손으로 계속 쥐고 있는 것이 힘들면 아예 손을 끼워서 걸칠 수 있는 보조기들도 장착할 수 있다.

역시 두 손을 사용하는 운전자를 위한 또 다른 장치로는 1축 2방향 조이스틱들을 사용할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전동휠체어를 사용할 때 사용하는 조이스틱은 2개의 축이 있기 때문에 전후좌우처럼 4방향 이상의 모든 방향으로 움직임이 한 번에 가능한데, 1축 2방향 조이스틱은 조이스틱의 축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앞 뒤, 혹은 좌우 중 어느 하나의 직선 방향의 움직임만 가능하다.

2방향 조이스틱을 2개 설치해서 하나는 좌측과 우측의 핸들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활용하고, 다른 하나는 가속과 감속의 가스 브레이크 제어 시스템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한 손으로는 미니핸들을 사용해서 방향을 선회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1축 2방향 조이스틱을 사용해서 가속과 감속을 조정하는 방법으로도 제품의 운전이 가능하다. 더욱 중증의 장애로 인해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손이 한 쪽뿐인 경우에는 전동휠체어를 조작하는 것과 같은 2축 4방향 조이스틱을 사용해서 전동휠체어를 운전하는 것처럼 자동차를 운전할 수도 있다.

   
▲ 통합제어장치
물론 이런 주기능만 작동한다고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동을 켜고 끌 수 있어야 하고, 어두워지면 전조등도 켜야 하고, 비가 오면 앞유리를 닦는 윈도우 브러쉬도 작동시켜야 한다. 또 위급한 상황에서는 경적도 울려야 하고, 좌회전이나 우회전, 차선 변경시 방향지시등도 잘 켜줘야 올바른 운전이다.

이렇게 2차적인 자동차의 기능을 작동시키는 장치들을 ‘부 운전장치’로 분류한다. 뿐만 아니라 전진을 할지, 후진을 할지, 주차를 할지 기어변속도 해줘야 하는데, 이러한 기능들은 가볍게 손을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작동되는 터치패널 방식 또는 터치 방식의 스위치들을 활용한다.

   
▲ 조향장치
장애 상태에 따라서 이 장치는 손을 대지 않고 머리나 팔꿈치 같은 곳으로 건드릴 수 있는 외부 스위치로 연결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기어변속을 위한 스위치는 P·R·N·D 이렇게 네 개의 버튼이 있어서 해당 버튼을 누르면 기어가 주차·후진·중립·전진으로 자동변속이 된다.

나머지 부수적인 기능들도 역시 운전을 하면서 쉽게 터치할 수 있는 부위에 스위치를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고, 일부 제품은 여기에 음성인식기능까지도 가능해서 음성으로 해당 기능을 제어할 수도 있다.

현명한 독자들은 이쯤에서 전동휠체어를 타는 중증장애인이 어떻게 운전석에 앉아서 혼자 운전을 하는지 궁금해진다. 역시 장애 상태와 개인의 기호에 따라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차량을 개조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밴형 승합차를 개조해서 넓은 옆쪽 문으로 경사로가 자동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개조를 해놓고, 전동휠체어를 탄 채로 그대로 차 안으로 진입한다.

그런 후에 기존 운전석 의자를 제거해 놓은 운전석 쪽으로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면, 아래쪽에 휠체어를 고정시키는 장치나 벨트를 통해서 휠체어를 고정하고 뒤쪽에 등과 머리, 팔꿈치를 받칠 수 있는 받침판이 자동으로 뒤를 받쳐줘서 운전자를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전동휠체어 탄 상태 그대로 운전을 할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신기한 기술만큼이나 부러운 것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차값을 제외하고 6천~7천만 원에 달하는 이 제품들이 장애인이 출퇴근에 필요하다는 직업적 필요성만 인정되면 국가에 의해서 지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작성자남세현(한국장애인개발원 편의증진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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