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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다큐멘터리,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MBC <희망나눔 무지개> 모니터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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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우방송모니터단은 방송에서 보여주는 장애에 대해 장애당사자의 관점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오고 있다. 이에 mbc의 대표적인 장애인프로그램인 <희망나눔 무지개> 첫 번째 코너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을 1회~60회까지를 모니터링 하였다.

2008년 12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mbc <희망나눔 무지개>의 첫 번째 코너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은 각계각층 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의 삶을 조명하여 그들이 현재 자신의 일을 어떻게 해내며, 그렇게 숙달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를 알려주고 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이 열심히 전문가로써 살아가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장애인은 무능력하다는 이미지를 깨고 능력 있는 장애인으로 보여주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 ⓒ 희망나눔 무지개 홈페이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코너의 최대 장점은 1~2급의 중증의 장애를 갖고 있는 주인공들 모두가 자신의 일을 갖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 코너의 주인공은 연극인, 수영선수, 장애인구두전문가, 목조조각가, 스포츠댄서, 구족화가, 음악영재, 웃음치료사, 이종격투기선수, 청각 도우미견 훈련원, 밴드단원, 인터넷쇼핑몰 대표 등 저마다 다양한 직종과 직업, 학생에서 일반인까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을 소개시켜주고 있다.

웃음강사 박용빈씨는 뇌병변 1급의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끝없는 재활로 마침내 청중 앞에서 강의까지 하며 좌중을 쥐락펴락하고 있으며, 의료기업 대표면서 비장애인들도 어려워한다는 철인경기 선수로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지체장애인 이준하씨, 장애인보조기구차량 정비 전문가인 척수마비 지체장애인 김인호씨 등 장애인 주인공들이 자신이 몸담은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사회적인 활동에 있어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능력 차이에 대한 편견을 줄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표현이 그저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서만 그려지던 것에서 탈피하여 당당한 한명의 사회인으로써의 모습이 자주 보였다. 무에타이 강사인 절단장애인을 조명할 때는 무에타이 강사로서 활동하는 모습과 제자들을 코치하는데 있어서도 실력 또한 최고란 동료의 소감을 보여주었고, 뇌병변 장애를 가진 족필화가 편에서는 ‘발로 그림을 그리는 특별한 화가가 아니라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로 세상 속에 서고 싶습니다.’ 란 주인공의 인터뷰 등을 통해 장애를 가진 사람이 직업인으로서 전문인으로서 평가를 받는 것이지, 장애를 가졌다는 특별함에서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님을 밝혀주고 있다.

하지만 <희망나눔무지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코너의 아쉬운 점이라면 전문 직업인으로서 주인공을 다루는 경향보다는 장애에 대한 포커스를 너무 많이 맞춘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전문인이 되기 위한 어려운 과정을 좀 더 진솔하게 그려내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좋은 정보로 방송분량이 많아야 되는데 주인공 장애의 어려운 점만을 부각하는 내용으로 일관한 경우가 더 많아 보였다.

특히 신체적 장애를 가진 주인공을 보여줄 때 장애를 부각하는 영상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의족을 착용한 절단 장애인이 주인공일 때 대화내용이 의족에 대한 에피소드를 주로 보여주었고, 카메라 시선 또한 의족을 한 다리로 불편하게 이동하는 모습을 수시로 부각시켰다. 청각장애인 도우미견 훈련사를 소개 할 때는 보청기를 빼고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다는 점이나 운전할 때도 청각장애인이라 불편하다는 점 등을 너무 자주 언급하고 있었다. 거동이 상당히 불편한 쇼핑몰대표 편에서는 힘겹게 일어나는 모습이나 씻는 장면, 남편이 도움 주는 모습 등을 자주 보여주었다. 또한 시각장애인밴드 편에서는 공연 연습실서 시각장애단원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 카페에서 단원들이 커피를 고르는 어려움, 가족과 식사할 때 어려움을 겪는 모습, 보행할 때 겪는 어려움 등을 일일이 열거하고 있다.

이렇게 너무도 반복적으로 주인공의 장애에 대한 어려움을 보여 주다 보니 실제 장애인의 업무적인 능력보다는 장애인으로써 겪는 불편이나 가족의 도움,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 받는 관계만 계속 부각되어 <희망나눔 무지개>의 원래 기획의도와는 다르게 장애인들이 비춰지고 있다. 사회에서 흔히 갖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 즉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써 장애인들을 그려내고 있어 이에 장애인프로그램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장애우방송모니터단에서는 <희망나눔 무지개>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다르다’ 라는 편견과 선입견을 없애는 것이지만 오히려 장애인은 비장애인의 삶과는 다른 특별한 인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로 만들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장애만을 과도하게 보여주어 장애인으로서의 어려움만을 집중해 조명하는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주인공이 장애인으로서가 아닌 사회의 일구성원으로서 전문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이나, 가족과 친구, 이웃 등과 동등하게 어울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조명하여, 시청자들에게 장애인이 특별한 삶을 사는 별난 존재가 아니라 우리사회의 평범한 한 사람임을 인식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작성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방송모니터단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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