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사로잡는 가을 풍경을 시선에 담다 > 지난 칼럼


마음을 사로잡는 가을 풍경을 시선에 담다

[보조공학 이야기] 사진촬영용 보조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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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광.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가을을 붙잡아 둘 수는 없지만 기억의 한켠에라도 보관하고 싶은 마음에 사진기를 손에 잡는 사람들이 많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보편화된 디지털 카메라의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지나가는 아름다운 시절을 사진으로라도 추억하는 일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지만, 카메라를 손에 쥐고 작동시키는 일에 불편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

휠체어를 사용자, 그 중에서도 척수장애나 근육장애, 뇌병변 장애 등으로 인해서 손 기능도 불편한 경우 카메라를 손에 들고 원하는 쪽으로 렌즈를 향한 상태에서 셔터를 눌러주는 일이 생각같이 쉬운 것은 아니다. 단순히 한쪽 손 정도만 불편할 경우 다른 한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것도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사진을 찍어보면 누구나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게 안정적으로 고정이 된 상태에서 셔터가 눌려야 사진이 잘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때문에 셔터를 누르지 않는 다른 손으로 사진기의 아래 쪽이나 혹은 다른 팔을 받쳐준 안정적인 자세에서 사진을 찍는데, 손기능이 불편해서 한 손만으로 사진을 찍으려다보면 손의 떨림 때문에 선명한 사진을 찍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로 찍는 사람의 장애 여부와 상관 없이 카메라의 셔터스피드가 느려지면 사진이 흔들림에 약해지기 때문에, 조명이 좀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삼각대에 많이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휠체어를 사용하시는 경우 삼각대의 다리를 모두 펴서 세우고 나면 정작 휠체어가 삼각대에 부딪쳐서 카메라에 접근하고 조작하는 게 어려워지는 딜레마가 발생한다.

사진을 잘 찍으려면 카메라의 뷰파인더나 액정 화면을 통해서 현재 잡혀 있는 피사체의 구도나 색감, 초점 같은 것을 모두 고려하고 촬영해야 하는데,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삼각대를 사용하려면 사진기 가까이에 얼굴을 가져갈 수도 없고, 셔터를 누르기 위해서 손을 대기도 힘든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경우 카메라를 휠체어에 안정적으로 고정시킬 수 있는 마운팅 장치들을 활용할 수가 있다. 마운팅이라고 하면 흔히 스위치나 보완대체 의사소통기구 같은 것들을 휠체어에 고정시키기 위해서 사용되는 받침 팔 같은 걸 의미하는데, 쉽게 생각하면 마이크를 고정해주는 마이크 스탠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몇 몇 관절 부위의 레버들을 조이고 풀어주는 것으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관절이나 구부러지는 재질의 스탠드 각도를 꺾어서 마이크를 입에 가깝게 가져다 대듯 카메라의 위치를 안정적으로 고정시켜주면 휠체어 사용자들이 카메라를 쥐는 동작 없이 사진의 구도를 맞출 수 있다. 휠체어 팔걸이 같은 곳에 단단히 고정된 마운팅 장치가 삼각대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흔들림이나 떨림에 강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셔터를 누르거나 줌과 같이 카메라를 조작하는 동작도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제품들도 있다. 카메라 기종에 따라서 활용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캠코더의 경우에는 외부 리모컨을 연결하는 단자가 있어서 이 단자를 활용해서 셔터와 줌과 같은 몇 가지 동작들을 손을 카메라에 대지 않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작동을 시킬 수 있게 해주는 경우가 있다.

리모컨 스위치를 사용자의 특성에 맞는 스위치로 개조하면 더욱 쉽고 편한 동작들만으로도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가 있다. 외국에서 활용되는 좀 더 발전한 마운팅 장치에는 카메라의 각도나 높낮이를 조절하는 마운팅 부위에 모터가 연결된 작동 리모컨을 장착해서 간단한 동작으로 카메라를 건드리지 않고도 원하는 앵글과 구도를 맞출 수 있게 해주는 보조기구까지도 나오고 있다.

   
전문용어로 패닝과 틸팅이라고 해서 카메라가 축을 고정한 상태에서 좌우, 상하로 회전하거나 카메라 자체의 높이를 조절해서 시선처리를 바꾸며 영상을 촬영하는 기능까지 보조기구의 힘을 빌리면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틸팅과 패닝과 같은 기능까지 지원되는 카메라 고정 마운팅 장치는 아직 국내에 소개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휠체어에 삼각대처럼 고정할 수 있는 마운팅 장치는 국내에서도 구하거나 간단한 개조를 통해 활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셔터와 줌 기능을 무선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종의 디지털 카메라를 활용한다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사진실력을 뽐내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닐 수 있다. 물론 피사체와 구도를 결정하는 것은 찍는 사람의 몫으로 여전히 남겨지겠지만,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결국 무엇을 어떻게 담을까를 고민하는 일임을 생각해본다면, 아름다운 가을에 남겨진 과제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작성자남세현 (한국장애인개발원 편의증진팀)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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