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도 힘들고 수급자가 되기도 어려우면… > 지난 칼럼


취업도 힘들고 수급자가 되기도 어려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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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장애인고용공단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는 자못 충격적이다. 다른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비록 2009년 한 해라는 단서가 달리긴 했지만, 공단을 찾아 구직등록을 한 장애인 중 무려 65.0%가 취업알선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취업을 위해 고용공단을 찾은 장애인 중 무려 2/3 가량이 취업은커녕 취업 알선조차 받지 못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추측컨대 장애인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직장과 사업체가 요구하는 장애인들 사이의 간극이 워낙 커 장애인이 취업 알선을 받지 못했을 수 있다.

이건 장애인고용공단이 하고 싶은 얘기겠지만, 요즘 말로 ‘스펙 쌓기’라고 부르는, 취업을 위해 어느 정도 자격을 갖춘 장애인들이 적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취업률이 저조하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열악한 장애인 현실이 감춰진 게 아니라 사전에 공개되고 전제된 현실이었다는 것이다. 하나 예를 들면 취업을 원하는 성인장애인 중 반 이상이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통계 결과가 이미 오래 전에 발표된 바 있다.

그러면 장애인들의 취업을 책임지고 있는 장애인고용공단은 이런 열악한 장애인 현실을 전제하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지 못한 장애인들의 고용과 취업 알선에 전력을 다해야 했다. 하지만 고용공단은 그러지 않았다. 지금 고용공단이 내밀고 있는 초라한 성적표는 공단이 그동안 설립 목적을 위해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하게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고용공단은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고, 장애계에서 무용론을 제기해도 그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고 봐야 한다.

결국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장애인고용공단이 당면한 장애인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대다수의 열악한 장애인들은 생존권을 해결하기 위해 간절히 취업을 원하지만 사실상 취업을 위해 기댈 곳이 없다는 말이다.

이런 실정에서 정부는 5만원 미만의 임금을 주는 보호작업장과 한 달 20만원을 주는 복지일자리, 그리고 고작 80만원을 지급하는 동사무소 행정도우미를 장애인 일자리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생각해보면 장애인이 5만원과 20만원을 받아 생존권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부의 정신상태가 의심스럽다. 또 장애인이 한 달 80만원을 받기 위해 어렵게 고등교육을 받은 게 아닌데 고학력 장애인들을 대거 동사무소 행정도우미로 취업시키고 있는 정부의 안일한 장애인 취업정책에 저절로 한숨만 나올 뿐이다.

현실을 보면 그래서 취업을 포기한 많은 장애인들이 1인 35만원이라도 받을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간단치 않다. 정부는 장애인이 기초생활 수급 신청을 하면, 재산과 가족관계를 따지면서 까다롭게 굴더니, 이제는 장애인에게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려면 의사에게 가서 근로능력평가까지 받아오라고 다그치고 있는 일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거기다 더해 정부는 결정적으로 재심사를 통해 장애인들의 장애등급을 하락시키고 있다. 정부 논리대로 장애등급 재심사 목적이 가짜 장애인을 걸러내기 위한 것이라면, 가짜 장애인이 적발되면 엄벌에 처하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해결하면 되는데 그러지 않고 사실상 장애인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정부는 알아야 한다. 대다수 장애인들이 왜 장애등급 하락에 예민해 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여기서 그 이유를 적시하면, 열악한 삶을 사는 장애인들 입장에서는 장애등급이 하락하면 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이유 외에도 그나마 장애등급이 하락하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없고, 그러면 생계가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예고한다. 이런 식으로 장애재심사가 무차별적으로 아무런 대안 없이 장애인들의 등급 하락에만 초점을 맞춘 채 진행된다면, 오래 전 도로 턱을 못 넘어 절규하며 목숨을 버린 김순석 씨처럼, 조만간 우리는 생존권 보장을 절규하며 목숨을 버리는 장애인들을 목격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성자이태곤 기자  a352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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