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411호 독자모니터링
본문
<함께걸음> 411호 독자모니터링은 나야 님께서 함께해주셨습니다. 소중한 의견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Q. 반갑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나야라고 합니다. 저는 ‘청년기후긴급행동’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춤과 움직임에도 관심이 많고, 나의 몸으로부터 감각하고 있는 것을 표현하려고 합니다. 이 사회와 불화할 때가 참 많은데, 그것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중요한 것 같아요. 서로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함께 애도하고, 저항하고 돌보며 살고 싶어요.
Q. <함께걸음>을 처음 접한 건 언제였나요? 독자님이 구독하고 있는 이유와 주변에 함께걸음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기후위기와 여러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대안학교 청소년 기후정의 연대’에서 활동을 했었는데, 거기에서 만난 친구를 통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도 관심 있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공유해보려고요~!
Q. <함께걸음> 9·10월호에서는 기후위기가 장애인에게 미치는 영향들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기획기사에 대한 독자 님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A. 이번 9·10월호에서 기후위기가 장애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룬 점이 정말 좋았어요. 다양한 이슈가 함께 다뤄져 있어서 여러 지점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 몇 가지 느낀 점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기후위기는 모두에게 똑같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안전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먼저,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치죠. 글에 나온 대피소 이야기에서도 그런 현실이 드러났고요.
저는 아토피 질환이 있어서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공기가 좋아야 하고, 날씨 변화에도 예민하죠. 특히 더위와 습기에 취약해서 여름에는 에어컨을 최소한으로 틀고 싶어도 결국 가려움 때문에 틀 수밖에 없을 때가 많아요. 각자 몸이 가진 조건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 사회를 하나의 ‘평균값’에 맞추어 기준을 만드는 건 어렵다고 생각해요. 개인의 특수성과 필요에 대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문화가 갖춰지면 좋겠어요.
기후위기 문제에 있어서 정부와 기업이 더 심각성을 가지고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하고, 제도적으로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어야 해요. 물론 시민들도 서로 더 많이 대화하고 함께 고민해 가는 과정이 중요하고요. 실제로 기후위기 시대에서 장애인들이 직접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들과 다양한 목소리를 더 들을 기회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Q. 이번 호에서 흥미롭게 읽은 코너 또는 기사는 무엇인가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인상 깊었던 것은 조재호 님의 ‘나의 길, 나의 정치: 한 장애 청년의 사회진출 고민’ 글이었어요.
"'공무원 강박’ 현상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잠재력을 얼마나 획일적으로 바라보는지를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이다. 마치 사회가 “너희의 자리는 여기뿐”이라고 선을 긋는 듯하다. 각자의 꿈과 적성을 펼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안전’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의 길로 내몰리는 현실이 아프고 또 화가 난다."
저와 제 또래도 한창 진로에 대해 고민할 시기라 더 와닿았습니다. 지금의 사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을 추구하는 경향은 있지만, 애초에 선택할 기회 자체가 거의 없는 현실이 정말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그런 장벽들을 하나씩 허물어가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네요.
Q. <함께걸음>이 보다 장애당사자와 기관 종사자,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보완해 나가면 좋을까요?
A. 홍보가 더 잘되었으면 좋겠어요, 좀 더 쉽게 볼 수 있는 이미지컷 홍보물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Q. 생활 속에서 장애와 관련해 불편하거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 점이 있나요? 직장, 공공장소, 대중교통, 관계 등에서 겪은 크고 작은 어려움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A. 실제로 장애인들과 관계 맺을 기회 자체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만큼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시스템 안에서 많은 부분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고, 배제되어 있다고 느껴요.
제가 사는 동네에도 학생이 많고, 집 뒤에 특수학교도 있는데 한 번도 그 학생들을 마주친 적이 없어요. 같은 도시에 살고 있지만 분리돼 있고, 서로 만날 접점이 거의 없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유럽 여행을 했을 때 버스를 탔는데, 차량 자체가 기울어지면서 휠체어나 유모차가 편하게 승하차할 수 있게 되어 있더라고요. 자연스럽게 기다려주는 시민들의 태도도 인상 깊었고요. 반면 한국에서는 ‘빠름’이 기본값이라서, 다름이나 느림을 배려하는 문화가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한 것 같아요. 한국사회에는 여전히 ‘정상’이라고 여겨지는 좁은 범주가 있고, 그 밖에 있는 사람들은 ‘이상한’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이 남아있어요. 그래서 모두가 그 평범함 안에 들어가려고 애쓰고, 결국 스스로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경쟁, 단일화, 획일성 안에서요.
저도 이런 한국 사회를 살아가면서 자주 지치고, 막막합니다. 그래서 마음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중요한 것 같아요. 각자의 고유성을 가지고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꿈꿉니다!
1·2월호 독자모니터링 참여문의 : 070-8652-8680
작성자글. 나야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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