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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회색영상’, 보여지는 것의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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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이슈

‘회색영상’, 보여지는 것의 폭력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보는 것이 편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좀 더 풀어서 얘기해 “시각적인 정보가 편견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해 본다면 “매우 그렇다”고 답변할 수 있다. 그 예로 소위 명품을 파는 ‘광고’를 들 수 있다. 광고 속의 명품을 소유한 사람들은 우아하고 고급스럽고 멋있는 사람으로 그려져 명품을 소유한 사람을 ‘멋있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이와 마찬가지로 편견에서도 시각은 동일하게 작동한다.

강남에서 발생한 여성살인사건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런데 경찰과 언론에서 이 사건의 핵심을 처음에는 여성혐오 범행에서 조현병(정신분열증)을 가진 사람의 묻지마 범죄로 몰아가고 있다. 난 여기서 이 사건의 원인을 논하는 것도 아니며 또 결코 가해자의 행동에 대해 변호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TV 뉴스의 앵커가 가해자의 범행동기를 조현병이라고 얘기할 때마다 그 사건현장 주변에서 찍힌 CCTV의 회색 영상을 계속 반복해서 보여준다.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람들은 그것을 보면서 공포와 분노를 키워간다. 그리고 조현병을 가진 사람들은 곧 공포 영화 속에 나오는 살인자 또는 악마로 인식 돼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현병을 가진 사람에 대해 공포심과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더욱이 경찰청장이 범행 가능성이 있는 정신질환인의 경우 지자체의 협조 하에 병원에 강제로 입원시켜 치료를 받게 할 것이라고 발표해 조현병에 대한 공포심과 편견은 국가적인 폭력에 의해 더욱 극대화됐다. 이렇게 시각적인 언론 영상은 하나의 편견을 만들고 사람들은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인다.

독일에서는 대중매체에서 기부나 후원광고에 아프리카의 아이들이 나오는 것을 거의 볼 수 없다. 왜냐하면 피부색이 검은 사람들을 모두 가난하고 도와줘야 할 존재로 이미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기준이 있는가? 이번 사건에서 ‘조현병’에 대한 또 하나의 편견을 만들어내는 언론의 모습을 보면서 ‘보여주는 것’이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작성자정책위원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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