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을 범죄자 취급하는 경찰
박 기자의 함께걸음-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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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14일 오후, 경찰청 앞에서 하나의 기자회견이 개최되었습니다. 경찰이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과잉진압 및 불법체포한 것에 대해 규탄하고 경찰청창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입니다.
이 기자회견을 취재하면서 작년 5월 11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자폐성장애를 가진 중증장애인이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이상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수갑을 채워 연행했던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 대해 장애인단체들이 진정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경찰청장에게 심리치료와 실질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발달장애인 대상 현장 대응 매뉴얼 마련을 하도록 권고 결정을 내렸으나, 지금까지도 경찰청은 해당 권고 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수립 계획조차 제출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월, 경찰 두 명이 발달장애인의 집을 방문하여 현행범의 요건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발달장애인을 폭행하고 수갑을 채우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경찰청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정말 경찰은 발달장애에 대해 전혀 모르는 걸까요?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한다고, ‘이상행동’을 보인다고 해서 현행범의 체포 요건이 되는 것도 아닐 뿐더러 아무런 잘못도 없는 발달장애인에게 수갑을 채우는 행위는 발달장애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보다도 국민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이러한데, 어떻게 시민들이 경찰을 믿고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요? 경찰은 발달장애 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유형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할 필요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실효성 있는 장애특성별 초기대응 훈련(First Response Training)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이번 기자회견으로 경찰청장 면담이 이루어지고, 이 면담을 통해 경찰청장이 조속히 후속 조치를 취하여 경찰이 발달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에 대해 올바르게 인지하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길 <함께걸음>도 강력히 촉구합니다.
작성자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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