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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 발간

정신의학과 당사자들의 매드운동 간의 대립, ‘화해의 태도’를 갖고 나아가야

본문

 
<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 표지 이미지 ⓒ도서출판 오월의봄
 
 
“미쳤다는 것은 나와 분리되어 존재하는 ‘질환’도 아니며,
내가 치료하길 원하는 ‘증상’의 집합체도 아닌, 내 정체성의 한 측면이다.”
―《쉐임리스 매거진Shameless Magazine》에 실린 익명의 정신장애 당사자
 
 
‘미쳤다는 것’을 문화와 정체성의 근거로 재발명하는 탐구의 여정을 담은 책 《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모하메드 아부엘레일 라셰드, 번역 송승연·유기훈, 오월의봄)가 한국어로 번역 출간됐다.
 
원제는 <Madness and the demand for recognition, 광기와 인정에 대한 요구>로 정신과 의로서 철학과 인류학을 공부한 저자 라셰드는 광기가 하나의 정체성으로 인정받기 위해 어떤 사회적 요건들이 필요한지 세밀히 논증하고 탐구해나가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정신질환’이라는 ‘낙인’과 ‘꼬리표’에 맞서 광기의 경험을 스스로 자신 있게 여기고 새로운 언어를 되찾고자 하는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했다.
 
책 1부에서 특히 저자는 ‘광기’라는 현상을 두고 정신의학과 당사자들의 ‘매드운동’ 간에 팽팽히 대립되고 있는 현상에 집중했으며 광기를 의료적 틀에 가두지 않으려는 ‘매드운동’의 목표는 ‘단순히 생의료적 담론이나 심리학적 담론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서는 ‘질환·질병의 언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2부와 3부에서는 이런 대안들이 ‘문화’ 혹은 ‘정체성’ 측면에서 제기되는 것을 전제로 ‘인정’의 개념과 사회적 정체성의 개념에 대해 다루었고 특히 ‘광기의 문화를 구성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화적 권리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결국 정체성의 문제와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며 저자는 문화적 권리에 대해서도 서술했다.
 
마지막 4부에서는 ‘정신장애 당사자들과 매드운동이 제기하는 인정요구에 이 사회는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가’와 ‘사회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그 핵심 답안으로 ‘사회가 광기와 대화를 시작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대화’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사회 속에서 스스로의 타당성을 검증받고 자리 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그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를 가져야 비로소 ‘화해의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며 이러한 태도로 매드 서사에 다가가야 함을 강조한다. 정신장애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정신의학의 관점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무시와 오인을 초래하므로, 매드 서사를 이해하려는 (사회구성원들의) 진지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 이 책에서는 매드 서사가 단지 정신장애인 당사자 뿐 아니라 사회의 더 많은 이들에게 수혜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기대하며 지금 당장 광기의 현상을 경험하는 이들, 심각한 사고장애나 인지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 비록 지금은 아니지만 미래에 그런 현상을 경험할 수 있는 이들까지 - 언제든 인간은 이와 같은 정신적 어려움, 고통을 겪을 수 있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사회는 반드시 광기와의 대화를 시작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광기와의 대화'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탐구하고 모색하기 위해 8월 19일 토요일 오후 2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 708호에서 출간 기념 '북토크'가 진행된다. 번역자 유기훈과 송승연이 출연하고 사회는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정신건강복지학과장 이용표 교수가 맡는다. 참가비는 1만원이며 첫 번째 북토크는 출판사 오월의봄, 해방정신보건연구회,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이 공동주최한다. (북토크 신청링크: https://forms.gle/URMRbhS1N6UCauUz6)
작성자김영연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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