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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선박 접근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 제기

여객선 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 37.8%, 버스와 철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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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개최된 '장애인의 선박 접근권 차별구제청구소송 제기 기자회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 선박 접근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 제기
여객선 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 37.8%, 버스와 철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
별도의 안내나 대안적조치 조차 마련해놓지 않은 것은 명백한 차별, 법원의 판단 받을 것
 
지난해 10월, 지체장애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서모 씨와 이모 씨는 마라도행 여객선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장애로 인한 차별을 경험하였다. 중증 뇌병변장애로 인해 전동휠체어의 사용이 불가피한 서모 씨에게 선박 회사는 “여객선 내 구비되어있는 접이식 휠체어로 갈아타지 않으면 탑승이 불가하다”고 안내한 것. 또 다른 휠체어 이용자 이모 씨의 경우, 여러 항의 끝에 같은 노선의 여객선을 탑승했지만 휠체어 좌석, 경사로 등 편의시설이 전무하여 위험한 상태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와 서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하 교통약자법)’ 시행 17년이 지났음에도 휠체어를 타고 선박에 탑승할 수 없는 현실과 관계부처의 책임 방기에 규탄하며 장애인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교통약자법’에 의하면 ‘해운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해상여객운송사업에 사용되는 여객선에는 휠체어 승강설비, 휠체어 보관함, 교통약자용 좌석, 장애인전용화장실 등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의 「제4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2022~2026)」 중 교통수단별 이동편의시설 설치 및 관리 실태 현황에 따르면 여객선의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은 37.8%로, 저상버스 95.8%, 도시철도 96.0%, 항공기 73.7%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소송을 알리기 위해 오늘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 참석한 본 소송의 원고이자 지체장애인 당사자인 이모 씨는 “제주에 산 지 7년째이지만 여전히 배를 타고 이동할 수 없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불편을 겪는 것을 매번 목격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만회사와 제주도청 등 여러 관계부처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편의시설 개선을 추진한다면서도 정작 달라지는 건 없었다”며 법원의 판결을 구하고자 하는 취지를 밝혔다.
 
본 소송 대리인 강송욱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는 “이번 소송을 통해 원고들은 선박 탑승거부행위 및 교통약자법에 따른 이동편의시설 미설치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규정한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확인받을 것”이고 또 "교통약자법 시행이 17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교통수단에 비하여 선박의 편의시설 설치율이 현저히 낮은 데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묻고 그 권한과 책임을 제대로 행사하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협동조합 무의 주성희 활동가는 “인간은 스스로 이동수단을 선택하여 이동할 자유가 있지만 휠체어를 타는 저는 자유롭게 이동수단을 선택할 자유를 박탈당한 채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며 “강과 바다를 건너기 위해 선박이나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서는 미리 절차를 알아보아야 하는데 탑승 가능하다고 안내를 받은 상황에도 막상 휠체어와 몸이 분리되어 동행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출입구나 안내판에도 사과의 표현이나 왜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자유롭게 승선할 수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가까운 나라인 홍콩, 대만, 싱가폴, 일본의 선박에는 항상 경사로와 휠체어 좌석이 마련되어 있고 매표 과정에서 휠체어 탑승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에서 자유롭게 교통수단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할 것과 법원의 현명한 판결을 촉구했다.
 
연구소는 “전국에 총 3,382개의 섬이 있고 그중 사람이 거주하는 유인섬은 464개다.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공간적으로 육지와 떨어진 섬으로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은 선박을 이용하는 방법 이외에 존재하지 않는다. 섬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선박은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이 일상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대중교통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인천 장봉도로 가기 위한 길은 삼목항에서 배를 타고 신도를 거쳐 들어가는 방법만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 노선의 여객선의 경우에도 객실로 들어가는 길은 계단이 유일하며 ‘장애인 전용’이라고 적힌 화장실 조차 입구에 높은 문턱이 있다. 이럴 경우,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일반 차량과 같은 공간에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위험한 현실에 처해있다.
 
삼목항에서 장봉도로 향하는 선박 사진. 객실로 향하는 길이 계단 외에 없는 모습.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삼목항에서 장봉도로 향하는 선박 사진. 화장실 입구에 턱이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한편 본 차별구제청구소송은 원고들이 이용한 선박 교통사업자와 해양수산부장관, 대한민국을 상대로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9조, 제48조에 의거하여 제기된다.
작성자김영연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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