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S세계장애정상회의(GDS) 결의문 채택, 한국 ODA사업 중 15% '장애인포용' 합의
해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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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일부터 3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2025 세계장애정상회의(이하 GDS)’가 개최되었다. 전 세계 149개국, 4,500여 명의 참석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세계적인 장애 관련 의제를 다루었으며 개발과 인도적 지원의 전 과정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선언이 이루어지는 행사였다.
GDS는 장애포괄적인 국제개발협력 증진을 위해 2018년 영국 런던에서부터 시작된 국제회의로 주요 공여국, 기업, 장애인단체 및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3차 회의인 이번 행사는 독일과 요르단 정부 그리고 IDA(International Disability Alliance)가 공동주최했으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한국국제개발협력연대 장애분과(DiDAK) 소속 단체들이 참가했다.
GDS, 47개의 다양한 장애 관련 의제 다루어져
보건부터 도시 인프라까지… 6대 핵심의제로 본 GDS 전반 흐름
이번 행사는 대주제를 다루는 14건의 Main Event, 소주제를 구체적으로 다루는 24건의 Side Event, 소주제를 좌담식으로 진행하는 9건의 Fireside Chats 총 47건의 이벤트가 동시에 진행되었다.
Main Event에서는 장애 아동·청소년, 장애 여성, 그리고 인도적 위기 상황에 처한 장애인의 목소리가 모든 의제 전반에 반영되도록 설계되었으며 △포용적 경제참여와 고용, △청년 장애인의 권리 보장, △건강과 인도주의적 행동, △도시 인프라와 접근성, △포용적 교육 시스템 구축, △공직과 의사결정에서의 당사자 대표성 확대 등의 핵심 의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또 Side Event와 Fireside Chats에서는 각국의 정부와 국제기구, 시민사회단체 등이 주도해 정책적 제안과 지역별 과제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가령,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NGO ‘TAF Africa’는 아프리카에서 펼쳐지고 있는 다양한 권익옹호 활동을 생생하게 공유하고 의사, 교육자, 언론인, 장애여성의 활동을 청취하였다.
이외에도 △비표준적인 발화를 인식하는 AI 기술 개발의 필요성과 과제, 장애포괄적 기후대응을 위한 로드맵 제시,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포용적 기술 환경 구축 방안, △저소득국에서 장애소득 보장제도의 역할과 현실성 검토, △아랍 지역의 고용장벽과 정책적 개선 모색, △장애별 분류된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안,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속 장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등의 세부적인 주제가 다루어지기도 했다.
△ Main Event '공직과 의사결정에서의 당사자 대표성 확대'가 진행 중인 모습
GDS의 성과, 베를린-암만 선언문 채택...‘15% for 15%’
각국 국제개발협력 예산 중 15%를 장애인 (세계 장애비율 15%) 포용 목표 사업에 투입해야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의 완전한 이행과 인권 기반의 장애포용적 개발·인도주의 행동을 전 세계에 촉구하는 ‘베를린-암만 선언문이 공식 채택됐다. 또 국가와 국제기구는 장애 관련정책과 개발행동에서 형식적 참여를 넘은 실질적 이행과 재정적 투자를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구체적인 이행 수치를 명시했다.
△ 2025 GDS의 성과인 '베를린-암만' 선언에 참여한 대한민국
구체적인 핵심 이행전략으로 각국은 전체 개발협력 예산의 최소 15%를 장애포용 사업에 배정·집행할 것과 각국 정부는 장애인단체가 직접 참여하는 국내 외 ‘공동 의사결정 및 점검 기구’를 설치하고 유엔 기구와 다자개발은행, 민간재단 및 기업, 학계 등도 선언에 동참해 재정 및 기술 지원을 아끼지 말 것을 권고했다.
특히,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을 촉진할 것을 권고하며 관련 통계와 증거에 기반한 전략과 프로그램 개선 역시 앞으로 해결할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까지 전 세계 68여 개국 정부와 17개의 지역 및 국제기구, 7개의 개발은행 및 기금 등 총 92곳이 국제기구가 선언을 공식 지지하였으며 우리나라도 이 선언문에 참여했다. 선언문은 제4차 GDS가 열리는 2028년까지 각국의 이행 성과를 공유·평가하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어, 향후 대한민국 외교부 등 정부의 행보가 주목된다.
△ GDS에 참여한 한국국제개발협력연대 장애분과(DiDAK)
시민사회포럼 개최, 시민사회선언문 채택 장애인단체와 구조적 파트너십 구축 요구
본 행사 시작에 앞서 4월 1일에 개최된 ‘시민사회포럼’에서는 ▲장애인의 포용적 재난 대응 및 인도적 지원 ▲장애아동·청소년의 참여권 ▲장애여성과 소녀 권리 보호 및 증진 ▲장애 관련 재원조달과 예산편성 등을 주제로 토론하고 ‘시민사회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는 국제 원조의 대폭 삭감과 인도주의적 활동에 대한 재정 축소에 우려를 제기하며 즉각적인 개선 조치가 없으면 장애인이 더욱 소외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경고했다. 또, 장애 포괄적 재정 지원과 형식적인 협의가 아닌 정부가 장애인단체와 구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을 촉구하였다.
△ 시민사회선언문 내용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내용
장애당사자, 행사의 시혜자가 아닌 주체자가 되다
행사장 곳곳에서 스텝 역할을 해낸 다양한 몸들
이번 행사는 다양한 유형의 장애당사자들이 행사 지원인력으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사전등록여부를 확인하는 자리에는 뇌병변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 앉아있었다. 비록 느리고 어눌한 발음이었지만 그들은 참가자들의 이름을 천천히 확인하여 묻고 외투를 친절히 받아주었다.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두 번, 세 번 확인하였다. 기차역의 광장처럼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찬 행사장을 헤맬 때면 자원봉사 후드티를 입고 있는 한 여성이 상기된 표정과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무엇을 찾아요? 제가 도와줄까요?” 그녀는 기자의 눈을 맞추지 않았고, 목이 약간 구부정했으며 팔을 쉴 새 없이 흔들었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듯한 그녀에게 길을 묻자 손짓으로 따라오라며, 행사장 지도가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그러면서 메인 행사장과 주제별 세션이 진행되는 곳을 알려주었다.
이외에도 행사가 진행되는 2박 3일동안 다양한 몸과 마음을 가진 장애당사자들은 포토부스에서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역할, 음수대에 물을 계속 채워 넣는 역할, 편의지원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일 등을 해나갔다.
△ 자원봉사자들이 행사 참가자들을 안내하는 모습
작성자글과 사진. 김영연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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